멕시코, 쿠바

멕시코, 쿠바여행27 -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3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큰누리 2018. 7. 6. 01:06

<멕시코 고대문화 이해의 지름길>

볼거리가 워낙 많고 사진촬영을 하느라 이 시점부터 일행을 놓쳤다. 얼마나 전시물이 많은지 이곳을 1시간 30분 동안 본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현지 가이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만 보여줬고, 그나마 2층은 아예 접근도 못했다. 2층에 전시물이 있다는 것은 글을 쓰느라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디카 배터리 때문에 촬영을 놓쳐 다시 멕시코를 가야되나 할 정도로 아쉽고, 알고 싶지만 내가 입수한 자료가 없어서 글 쓰는 것조차 미루었을 정도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에서 글이 막혀 오랫동안 손을 못 대다 최근에 심기일전하여 박물관을 끝으로 마무리하려 할 때 가장 도움을 받은 블로그가 있다. 정윤빈이란 분의 Naver 블로그 Here, Now. blog.naver.com/wjddbsqls1/221292212797 였다. 사진도 잘 찍고, 인류학박물관에 대한 포스팅이 자세하고 정확한 편이어서 고맙게도 내가 놓친 설명(안내)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었다. 특히 전시실을 정확히 올리고, 안내문의 전시실 배치도까지 올려서 눈물나게 고마웠다! 내가 스페인어 때문에 내용을 몰라 골머리를 앓은 것 만큼이나 이 분도 힘들어 했다.

 

 

<멕시코의 신들, 그리고 종교의식의 핵심인 인신공양>

하나 더, 멕시코문명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멕시코 문명에 등장하는 신들과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사전지식이 좀 있어야 한다. 라틴 아메리카의 고대문화들은 대체로 태양과 달을 숭배하고, 기타 뱀(쿠클칸, 케찰코아틀), 독수리, 재규어 등이 대표적인 신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처럼 수없이 많은 신들이 등장하고 맡은 임무도 자연현상과 관련되거나 태양, 달, 비, 번개 등 큰 내용은 대부분 일치한다. 지역적인 특성상 옥수수신이 자세하게 분화되어 있고, 용설란 신이나 케찰코아틀, 쿠클칸 등의 뱀신이 있는 점이 유럽신화나 아시아 신화와 다르다.

멕시코의 신들의 이름원주민의 언어인 나우아틀語 또 한번 우리를 괴롭힌다. 발음이 입에 익지 않고 단어가 길어서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가는 곳, 보는 것마다 난감하게 찰치우틀리쿠, 틀라톡, 코아트리케, 에헤카틀, 히칠로폭틀리, 케찰코아틀, 테즈카틀리포카, 틀로퀘나후아퀴, 토난친 등 신의 이름이 앞을 가로 막는다. 거기에 더해 내용을 유추할 만큼 그림이나 조형물이 사실적이지 않고, 설명도 대부분 스페인어 뿐이다. 그러므로 더욱 기본적인 멕시코 특히, 아즈텍 문명의 신을 이름이라도 알아야 문화에 대한 겉핥기라도 할 수 있다.

 

멕시코 고대문화에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의미의 종교 수장(!)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이고, 인간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 신전을 새로 완공해서 기쁘다고 2만명을 인신공양하고, 경기에 이기거나 져도 경기한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빼고 1년 내내, 그것도 여러 명을 한꺼번에 인신공양했기 때문에 나중에 제물로 쓸 인간이 모자라 전쟁까지 했다. 신정일치(신권정치)의 지배구조였던 만큼 신에 대한 믿음을 인신공양으로 보이고, 제단에 바친 심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는 먹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유적이나 유물을 보아야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능하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입구의 El Juego de Pelota(죽음의 공놀이 골대)와 >

죽음의 경기(틀라치틀리) 경기장 양쪽 벽에 타이어처럼 붙은 골대에 축구공 크기 정도의 고무공을 엉덩이나 팔꿈치, 무릎으로 넣는 경기이다이기거나 진 팀은 경우에 따라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신성한 죽음의 축제였다. 치첸잇사의 유적에서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는 운동장과 골대, 권위자의 관람석 등을 볼 수 있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내부>

앞서 본 테오티우아칸과 기타 문명 전시실이 피라미드 내부를 재현한 내용이 많았다면 후대인 이곳은 상대적으로 거석 유물들이 많았다. 이곳에는 티소크왕의 돌( Piedra de Tizoc), 태양의 돌(Piedra del Sol), 대지의 여신 코아트리케(Coatlicue), 꽃의 신(el Senor de las Flores, Load of Flower) 등 유명한 석조 유물이 몇 건 있는데, 수많은 유물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전시실 중앙에 있는 태양의 돌(Piedra del Sol)이었다.

 

 

<태양의 돌 앞에 있는 석상 Ocelote-Cuauhxicalli>

Ocelote는 고양이과의 야생의 동물이고, Cuauhxicalli는 독수리라고 한다. 무언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태양석 앞의 코아트리케(Coatlicue)와 다른 석상>

가슴이 늘어지고 뱀 치마를 입은 왼쪽 석상은 대지의 여신, 죽음의 여신인 코아트리케(Coatlicue)이다. 그녀를 상징하는 것은 잘린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뱀이다. 오른쪽의 남신은 코아트리케(Coatlicue)의 배우자로 추측되며, 흘겨보는 듯한 눈과 입이 그려진 가리개를 했다.

 

 

<태양의 돌(Piedra del Sol), Stone of the Sun)>

아즈텍인들은 마야인들의 역법을 이어 받아 365일 6시간이 1년인 태양력(Xiuhpohualli, 시우포왈리)을 사용했지만 종교행사에서는 260일이 1년인 태음력(Tanalpohualli. 타날포왈리)을 사용했다두 달력은 맞물려 돌아가다 52년마다 일치하는데 '대주기' 라고 부르며, 아즈텍인은 이것이 다섯번째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아즈텍인은 우주를 넷으로 구분하고 아즈텍 인이 사는 세상을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라고 생각했다. 즉, 우주의 최고신인 태양이 지금까지 네 번의 세상을 만들었다 멸망하게 했고, 아즈텍 인은 그 다음 세상인 다섯 번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세상인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에 살고 있는 그들은 태양이 없어지고 우주가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의 뜨거운 피와 살아 있는 심장을 태양에 바쳐야 한다는 믿음으로 인신공양을 한 것이다. 달력이 일치하는 대주기 5일 전부터 불을 끄고, 집을 청소하고, 낡은 옷과 항아리들을 버리는 것 등도 세상의 종말을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태양의 돌(Piedra del Sol)지름 360cm, 무게 22톤의 둥근 판에 부조를 한 것으로 스페인 침략 시 테노치티틀란(현재의 멕시코시티) 신전을 파괴하면서 그 곳에 있던 것을 다른 곳에 방치했는데, 원주민들이 태양석을 신봉하는 것을 두려워한 대주교가 땅에 묻었다가 1790년 발견되었다달력 중앙에는 태양신 토나티우(Tonatiuh)가 양손에 심장을 들고 있으며, 주변의 원에는 20개의 달을 상징하는 태음력의 조디악이 그려져 있다따라서 태음력의 1년 260일, 20개월, 1달은 각각 13이다.

태양의 돌은 태양신을 둘러싸고 대각선 방향으로 4개의 소멸한 태양을 그림 문자, 기호와 함께 배치하여 자연의 흐름을 나타냈으며 아즈텍 달력으로 이용했다달력을 20개의 순서로 나타내면 도마뱀-뱀-독수리-토끼-물-개-원숭이-풀-갈대-오셀롯-콘도르-최초의 칼-꽃-집-비-동작-악어-바람-죽음-사슴이라고 한다.

 

 

 

<Piedra de Tizoc(티소크왕의 돌)>

태양석 앞에 놓인 지름 2.4m, 높이 80cm커다란 맷돌 모양의 돌아즈텍 왕국의 티소크 왕(재위 1481~1486)의 전쟁 모습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돌 위에서 인간 심장을 태워 공양을 해서 산 제물의 로도 불린다.

 

 

<아즈텍 문명 유물>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12개나 된다는 전시실 중 이곳에 유난히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있고 시기가 혼재되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무슨 시기인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아즈텍 문명, 마야 문명 등 멕시코 역사에서 굵직한 문명기 유물과 유적 모형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문명, 테노치틀란(현재의 멕시코시티)의 템플로 마요르 미니어처>

 멕시코시티 소칼로(광장)에서 본 템플로 마요르 모형도이다. 현재의 멕시코시티로 소칼로에 위치한 템플로 마요르는 아즈텍인에게 가장 중요한 사원이었다.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의 중심인 북쪽 티오판 지구에는 티오카리라는 성역에 있었고, 그 안에 우리가 현재 템플로 마요르라고 통칭하는 유혈의 신전이 있었다남북의 길이는 84m, 동에서 서쪽으로 77m, 높이는 45m로 규모가 컸다사원에는 히칠로폭틀리, 틀라톡을 주신으로 모시고, 중앙의 첨탑에는 에헤카틀, 케찰코아틀 신을 모셨다신전 제단 위에서 인신공양을 했는데 신관은 희생자가 산 채로 심장을 꺼냈다고 한다아즈텍에서는 큰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산 제물을 바쳤기 때문에 언제나 신전 주변에서는 도살장에서 나는 악취가 풍겼다고 한다.

 

Huitzilopochtli(히칠로폭틀리) 테노치티틀란 사원의 최고신이며 전쟁, 불과 태양의 신이다. Tlaloc(틀라록)비와 번개, 농업의 신으로 별도의 계단이 있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모셨다 중앙에 있는 첨탑에는 바람과 대지의 신, 인류를 창조한 Ehecatl(에헤카틀)금성, 죽음과 부활의 Quetzalcoatl(케찰코아틀)을 모셨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의 용도를 알 수 없는 조형물>

왼쪽의 톱날 같은 것이 달린 물건은 신전 지붕 양끝에 거대하게 놓여져 있었는데 용도가 궁금하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밖 야외 전시실>

야외 전시실의 작은 신전은 모조품이 아니라 실제 유적을 옮겨 놓은 듯 하다. 규모가 상당히 큰 신전도 있었다.

 

 

<멕시코시티 템플로 마요르 전시관 목록에서 본 것 같은 해골과 칼날>

템플로 마요르 출토품이면 아즈텍 시기 유물이다. 인골 주변 분위기로 보아 인신공양이 된 해골로 추측한다.

 

 

<테노치티틀란을 중심으로 한 문화 이동 인 듯...>

테노티치틀란은 현재의 멕시코시티이며, 아즈텍 문명의 중심지였다. 현재 2,300m의 고산지대 도시 겸 멕시코의 수도이지만 과거에는 고산지역에 분지처럼 형성된 커다란 호수 위의 2개의 섬에 세운 도시였다고 한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의 책>

이 전시실에는 특이하게 책이나 천으로 된 유물이 몇 개 있었다. 마야나 아즈텍 문명에 문자가 없을 것 같지만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는 기념석이 발견되었다. 마야의 상형문자는 널리 보급되지 않고 특권층만 썼기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이다. 많은 부분이 비밀에 싸였던 멕시코의 문명을 이해하는데 책이나 기념비 만큼 좋은 자료는 없을 것이다. 그전까지 본 도자기나 인물상에 비해 많이 세련되고 인물상의 표정도 부드럽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의 독수리, 태양신, 바람신의 파편>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의 인물상들과 콘돌(독수리) 수를 놓은 천>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의 주거지>

아즈텍 문명은 철저히 계급사회였고, 평민은 10가구 정도가 작은 움막 같은 집에서 빙 둘러 모여 살았다고 한다.

 

 

<옥수수의 신들 화로와 기타 신들>

왼쪽의 4칸에 따로 봉안된 신은 새로 돋은 옥수수신과 어린 옥수수신, Nappatecuhtli, 다산, 번개, 비의 신인 Tlaloc(틀라록)을 화로로 만든 것이다. 실제 화로로 썼다기보다 신전이나 무덤 등의 부장품으로 이용되었을 것이다.

 

 

 

<위 화로 중 왼쪽에서 첫 번째 치코메코아틀(Chicomecoatl, 새싹 옥수수의 여신) 화로>

양손에 옥수수를 두 개씩 들고 있다.

 

 

<위 화로 중 왼쪽에서 두 번째 Xilonen(실로넨, 어린 옥수수의 신) 화로>

한 손에는 쌍옥수수를, 한 손애는 두 마리의 뱀이 얽힌 칼을 들고 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 아즈텍, 메시카 문명실>

 

 

<대지의 여신 Coatlicue (코아트리케), 여러 면에서 본 모습>

대지와 죽음의 여신으로 머리가 잘려 피를 흘리는 뱀 치마를 입고 있다. 달의 여신 Coyolxauhqui(코욜조흐퀴)Centzon Huitzahua, 테노치틀란 최고의 신인 Huitzilopochtli(히칠로폭틀리)의 어머니이다거구에 섬세한 장식을 하여 여러 면에서 시선을 끄는 신상이다. 산 제물을 싫어했지만 아즈텍인들은 산 제물을 바쳤다.

 

 

 

 

<꽃의 신(el Senor de las Flores, Load of Flower)>

연구원이 꽃의 신을 보수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인근의 Xochipilli에서 발견했다. 꽃의 신과 어울리지 않는 인상, 쪼그리고 앉은 자세 등 특이한 점이 많아 한 눈에 들어온다. 꽃의 신으로 온 몸에 멕시코에서 자라는 큼직한 꽃이 조각되어 있는데 의외로 아름답다.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의 아즈텍, 메시카 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