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182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조성된 재생공원이 아닌가 한다. 30여년 전 대학시절, 매일 통학 길에 양화대교를 지나며 본 대교 중간에 걸려 있던 몰골이 험한 이곳이 이렇게 변했다. 나중에 직행버스로 교통편을 바꾸니 전경이 버스에 올라 경례를 부치고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라며 승객들을 주욱 훑을 때면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괜히 긴장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대중교통은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내리면 공원과 연결되는 독특한 나무 육교가 있다. 주변 풍경과 한강을 보며 나무육교를 통과해서, 5분 정도를 걸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된다. 공원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나무들 사이에 산책로를 잘 꾸며놓았다. 자작나무, 낙우송과 메타세쿼이아 사이, 화단 사이, 그리고 아래 화단을 보면..

서울특별시 2012.06.02

서서울호수공원

서울 양천구 신월3동 비행기 지나는 길에 있으며 원래는 정수장이 있던 곳인데 인근의 산을 묶어 선유도공원처럼 기존의 시멘트 시설물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린 일종의 재생공원이다. 선유도공원이 1호 재생공원이라면 서서울호수공원은 최근에 조성된 가장 규모가 큰 본격적인 재생공원이다. 둘다 정수장 관련 시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호수나 수중식물을 잘 가꿔놓았다. 비행기가 지나갈 때(심한 경우 3분에 1대 정도)마다 진동을 받은 호수의 분수가 소리의 크기에 맞춰 솟구쳐오르는 것이 재생시설과 더불어 가장 볼거리이다. 야산을 2개나 묶어 만든 넓은 공원이라 넓어서 인근지역 주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휴식처이지만 지하철 등의 대중적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재생정원이나 비행기 소음에 맞춰 작동하는 분..

서울특별시 2012.06.02

관악산의 봄1

skkim님의 워커힐 벚꽃 사진 보고 오늘 그 쪽으로 꽃 구경이나 갈까 하던 중인데 천년사랑님으로부터 오전에 숨 막힐 듯한 전화가 왔다. 관악산 벚꽃이 너무 아름다우니 빨리 와서 찍으라고... 꽃 욕심은 났지만 요즘 몸이 워낙 말이 아니라서 쉬고 싶기도 하고 마지막 봄꽃을 보고 싶기도 하고... 망서리다 습관처럼 카메라와 약간의 간식을 챙겨 집에서 버스 한번만 타면 되는 관악산으로 향했다. 눈송이처럼 화려하게 흩날리는 벚꽃을 보자니 멍한 의식 속에서도 그 아름다운 모습이 왠지 눈물 나게 서러웠다. 2010. 4/25. 천년사랑님은 이곳의 벚꽃을 보고 나를 불렀을 성 싶다.

서울특별시 2012.06.02

창경궁의 봄2

창경궁은 조선 9대 성종이 1483년(1484년 완공) 창덕궁 동쪽에 세운 궁궐이다. 창덕궁과 경계 없이 하나의 궁궐로 사용하여 둘을 합쳐 東闕이라 칭하였다. 창경궁 터의 역사는 고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세종이 즉위한 1418년 고려의 남경 이궁 터에 상왕 태종을 위해 수강궁을 세운 것이다. 성종은 창덕궁이 좁아 세 명의 대비를 위한 공간으로 수강궁을 확장 보완하면서 공사 도중 창경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창경궁은 창건 초기에는 쓰임새가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임진왜란 이후 창덕궁이 정궁 역할을 하면서 離宮으로서 활용 빈도가 높아졌다. 동양의 궁궐은 보통 정전을 남향으로 하여 남북 중심축을 따라 건물을 엄격하게 배치하는데, 창경궁의 중심 부분은 특이하게 동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고려 때 동향이었던 것을..

서울특별시 2012.06.02

창경궁의 봄1

지지난주에 인왕산, 관악산을 내쳐 오른 후유증으로 지난주는 꼼짝없이 퉁퉁 부은 몸으로 납작 엎드려 있었다. 이번 주는 좀이 쑤셔 일단 밖으로 나섰지만 아픈 다리가 두려워 꽃을 보고 봄이나 느껴보자고 평지인 창경궁으로 향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거무튀튀하던 나무들이 연두색잎으로 단장을 하고 거리의 벚나무들이 꽃망울을 모두 터트렸다. 불규칙하고 추운 날씨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더니 그 새 봄은 우리에게 완전히 다가왔다. 아래 사진들은 2010년 4월 11일에 창경궁과 춘당지, 그 위에 있는 대온실과 자생식물학습장 주변에서 촬영했다.

서울특별시 2012.06.02

서울성곽돌기-인왕산 4구간 코스2

창의문-윤동주시인의 언덕-인왕산-국사당-딜쿠샤-권율장군 집터-홍난파가옥-월암근린공원-경교장-돈의문터이다. 나는 코스 중 인왕산에서 월암근린공원 정도 걸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인왕산 4구간 성곽은 최근에 재개발을 하며 올린 고층 아파트들 때문에 역사와 분위기가 멀어졌다. 꼬부라지고 등산로 같더라도 사람 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는 골목이 사람 사는 모습으로 더 다가왔다. 옥경이식품은 서울성곽 답사자에겐 일종의 지표이다. 내가 그토록 노래를 불렀던 딜쿠샤를 드디어 만났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그곳쯤일 거라 짐작한 부근에서 좀 오래된 서양식 건물을 찾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인근 사람들은 의외로 코앞의 딜쿠샤를 잘 몰랐다. 고등학교 시절, 야외 스케치를 하러 자주 들렀던 인천 자유공원 밑의 청관(옛날 중국..

서울특별시 2012.06.01

서울성곽돌기-인왕산 4구간 코스1

지난 주 답사에서 미흡했던 인왕산, 특히 서대문 구간과 정동 구간을 제대로 둘러보고 싶어 오후에 혼자 집을 나섰다. 출발지는 지난주와 같은 창의문. 이번엔 성문 밖으로 돌기로 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성 밖 배드민턴장 쪽으로 나가면 인왕산 구간 중에서 성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그 지역 20여m를 지나면 다시 성안으로 들어서는 계단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계속 올라가면 성벽이 잘 보존된 구간이 꽤 길게 이어진다. 높은 성곽 때문에 성안은 전혀 보이지 않고 두런거리며 성곽 길을 걷는 사람들의 말소리만 들린다. 바깥 길은 꽤 가파르고 바위들이 자연스런 계단 같다. 기차바위와 연결되는 치마바위처럼 생긴 통바위를 오른쪽으로 끼고 오르면 국수나무와 오리나무 종류가 가장 눈에 많이 눈에 띈다. 사방오리나무, ..

서울특별시 2012.06.01

서울성곽돌기 완주-사직동에서 덕수궁

미처 마실 물을 챙기지 못한 탓에 성곽을 따라 오르는 내내 목이 말랐다. 참기 힘들다 싶을 즈음 구멍바위를 지나 멀지 않은 곳에 약수터가 있었다. 물 한 바가지를 떠서 단숨에 들이켰다. 근처의 바위 위에서 막 피기 시작한 노란 생강나무 꽃이 고왔다. 조금 더 내려오니 북악스카이웨이의 연장이라는 도로가 보이고 길을 따라 더 내려가니 절집 같은 게 보였다. 활터(이름이 황학정이란 것은 나중에 알았다.)였다. 더 내려가니 박대통령 스타일의 기와집이 보여 궁금해서 들어가 보니 단군성전이었다. 정면에 아담한 홍살문이 있고 전각 안으로 커다란 단군영정이 보였다. 이곳으로 가야 대신高가 나오는데 반대로 방향을 잡아 많이 헤맸다. 성곽은 놓친 지 오래고 근대 유적이나 찾을까 싶었는데 막막했다. 사직단을 끼고 종로도서관..

서울특별시 2012.06.01

서울성곽돌기 완주-인왕산 구간

조조로 공항 CGV에서 를 봤다. 특별한 정보 없이 봤는데 끝나기 직전의 반전이 대단했다. 음습하고 안개 낀 배경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열연이기억에 남는다. 디카프리오의 그 훌륭한 연기에 말려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 주변에서 ‘누가 진실이야?’ ‘도대체 무슨 뜻이야’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마지막 반전 부분이 다르긴 하지만 오래 전에 본 영화 가 오버랩 되었다. 동행한 큰딸은 어렵다고 툴툴댔고 작은딸은 ‘이해했니?“라고 물으니 ”예!"라고 대답했다. 새벽에 잠들었다 눈을 쥐어뜯으며 일어나 조조할인 영화 보고, 이른 점심시간에 집에 도착하니 뭔가 아쉬웠다. 창문으로 황사가 갠 하늘을 보다가 갑자기 인왕산을 떠올렸다. 그래, 미완의 서울성곽돌기 구간인 인..

서울특별시 201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