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77

안면도 꽃지해변

안면도 꽃지해변, 자연휴양림 등을 지난 9월 27일, 직장에서 연수 차 다녀왔다. 2007년에 1박 코스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안면도가 괜찮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해안에 물이 가득차고 할미, 할아비 바위는 저멀리 바다에 달랑 떠 있는데 뭐가 볼 게 있다는 건지... 안면도는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지는 낙조가 가장 유명한데 말이다. 우리가 안면도에 간 시기는 한여름이지만 날이 흐려 시계가 불량하고 만조였다. 만조라는 개념도 없던 때라 해수욕장에 목구멍(!)까지 물이 들어차고 뿌연 바다만 보았으니 그저 그런 바다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안면도는 늘 그런 모습인 줄 알았다^^. 이번에는 (시간에 쫓겨) 낙조의 반쯤을 보았고, 간조 때라 제대로 된 안면도 꽃지..

충청도 2013.10.16

괴산의 여우숲2

여우숲에서 더위로 잠 못이루고 뒤척이다 아침에 산책을 나갔을 때 본 안개에 잠긴 숲은 정말 특별했다. 그마저 없었다면 여우숲에 대한 인상은 많이 나빴을 것이다. 생태학교라는 점과 그것을 세운 분의 뜻은 평소에 나도 좋아하던 것들이다. 그런데 여우숲을 다녀온 후 일행들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내가 느낀 것처럼 불편하고 낯설었기 때문이었을까? 도회를 벗어난 생활이 불편한 것도 알고 시골에서의 생활이 다소 불편함에도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좋은 것이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여우숲이란 게 무엇인지 모르고 갔지만 하룻밤을 묵고난 후에도 수긍이 잘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여우숲을 만드느라 개간(?)한 숲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입구에 숙박업소로 보이는 시설들이 다수 완성되었거나 진행 중이었다. 숲의 산책..

충청도 2012.12.26

괴산의 여우숲1

운전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남과 함께 하거나 얹혀가는 여행이 대부분인 나는 이상하게 충청북도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여름, 가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 직장동료들과 드디어 충북 칠성면에 있는 여우숲을 갈 수 있었다. 출발하면서도 도대체 '여우숲'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이도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여우가 사는 숲인가? 우리나라에 여우가 있었나? 궁금함이 꼬리를 물었다. 충주호에서 유람을 하고 괴산에서 저녁을 먹은 후 일행 대부분은 2차로 노래방을 갔지만 나는 전날의 과로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어서 숙소가 있다는 여우숲 선발대(?)로 나섰다.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산길에서 길을 못찾아 헤매기를 몇 번, 여우숲 주인이라는 분과 겨우 통화가 되어 마중나오는 길목에서 만났다. 보이는 것이라곤 털털대..

충청도 2012.12.21

천안 성불사 마애석불, 천흥사지, 봉선홍경사 갈기비, 성환 향나무

1. 천안의 성불사(홍난파 선생의 가곡에 나오는 성불사가 아니다!) 대웅전 뒤의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과 불입상(고려시대). 마애불들은 모서리를 중심으로 왼쪽 면에 주존 입상, 오른 면에 16나한상이 부조되어 있는데 마모되어 그런지 원래 미완성인지 형태를 알아보기 쉽지 않다. 적멸보궁처럼 대웅전 안에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주존불 자리에 유리창을 붙여 법당 안에서 밖의 마애불을 보게 한 점이 독특하다. 마애불들의 희미한 윤곽 때문에 특별한 느낌은 와닿지 않지만 절의 위치가 높아 전망이 좋다. 특히 주차장에서부터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생화 단지가 (시간이 흐르면) 좋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수선했다. 2. 천흥사지의 5층 석탑(보물 제354호)과 당..

충청도 2012.09.08

최초 호두나무 재배지 천안 광덕사와 삼태리 마애석불

가는 날이 장날이더라고 어린이 날이어서인지 답사 길은 도로가 온통 주차장이었다. 우리야 뭐, 밀리면 밀리는대로 수다를 떨다 지치면 바깥 풍경 감상하면 그만이지만 운전하신 두 분은 고생이 많으셨다. 도착 시간이 늦어 일정이 많이 축소 되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달리는 머리에 집어넣을 것도 줄고 다리 고생 안 시켜 좋고... 그래도 서울에 돌아왔을 때 몸은 젖은 솜뭉치 같았다. 아마 더운 날씨 탓이었을 것이다. 광덕사는 호두나무 시배지(처음 심은 곳)로 유명하다. 고려 충렬왕 때 유청신이란 분이 원나라에서 들여온 호도나무 묘목은 광덕사에 심고 씨앗은 자신의 집 뜰에 심었다고 한다. 광덕사 보화루 앞의 호두나무는 400여 년 수령으로 추정하며, 천안이 호두의 본 고장으로 알려진 계..

충청도 2012.09.08

충주호, 단양 옥순봉

제목을 좀 뽀대나게 써보려니 유람선을 타면서 본 절경(?)의 이름들을 모르겠다. 충주호를 다녀왔다고 해야 할지, 장회나루에서 옥순봉 쪽을 돌았다고 해야 할지... 여행하면서 마주치는 대상에 대해 이름 정도는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사진이나 이름 등에 집착하면 마음으로 느낄 여유가 줄어든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경우는 분명한 것이 좋기도 하고 가끔 사진을 꺼내보면서 추억을 돌아보기엔 아는 게 훨씬 좋다. 또, 이름을 안다는 것은 대상에 가까이 다가서는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알려고 노력한다. 남들이 자신이 다녀온 곳에 대해 말하면 막연히 '아, 거기를 다녀온 적 있어.'라고 하는 것보다 여행지에 대해 사전에 조사를 하고 답사기까지 쓰면 기억이 훨씬 강화가 된다. 비..

충청도 2012.08.29

서산 개심사와 아라메길 1구간

개심사는 충남 서산 상왕산에 위치해 있으며 654년(백제 의자왕 14)에 혜감이란 스님이 개원사로 창건했고 1350년(고려 충정왕 2) 처능스님이 중건하면서 개심사로 불리게 되었다. 1475년 중창, 1740년에 중수하였으며 오늘날의 개심사는 1955년에 전면 보수한 것이다. 개심사는 대웅보전과 심검당(尋劍堂), 안양루(安養樓), 명부전 등 규모는 작지만 충남의 4대 사찰로 불리며 유홍준교수가 5대 사찰로 꼽을 정도로 아늑하고 특징이 있는 절이다. 일주문에서 가파른 계단 길을 한참 오르면 범종각과 독특한 예서체의 '상왕산개심사' 현판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로 외나무다리가 놓인 직사각형의 연못이 있다. 상왕산은 코끼리 모양인데 그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만든 연못이라고 한다. -이상 상왕산 개심..

충청도 2012.06.09

서산 해미읍성과 천주교 순교현장

서산의 해미읍성은 사적 116호이다. 고려 말부터 왜구가 해안지방에 침입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을 제압하기 위해 조선 태종17년(1417)부터 세종3년(1421) 사이에 축성되어 효종3년(1652)에 병마절도사영(兵馬節度使營)이 청주로 옮겨가기 전까지 230여 년간 호서좌영으로서 내포지방의 군사권을 행사하던 성이었다. 해발 130m인 북동쪽의 낮은 구릉에 넓은 평지를 포용하여 축조된 성으로서, 성벽의 아랫부분은 큰 석재를 사용하고 위로 오를수록 크기가 작은 석재를 사용하여 쌓았다. 성벽의 높이는 4.9m로서 안쪽은 흙으로 내탁되었으며 성벽 상부 폭은 2.1m 정도이다. 성문은 동·서·남·북 4곳에 있는데 네모지게 잘 다듬은 무사석(武砂石)으로 쌓았으며, 주 출입구인 남문은 아치모양의 홍예문으로 이루..

충청도 2012.06.09

청남대의 대통령像들과 산책로

오른쪽 가장 앞으로 보이는 것이 다홍색 복자기 단풍이다. 줄기는 너덜너덜하지만 단풍색은 아름답다. 바닥의 낙엽들이 나무에 남아있는 단풍 못지 않게 아름답다. 이 골프장을 한바퀴 둘러서 산책로가 있다. 낙우송 오른쪽(대청호) 길을 따라 다섯 명의 대통령 동상들이 늘어서 있다. 대통령 동상들이 실물과 꼭 닮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이 지닌 이미지 표현은 모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분은 산책 폼... 산행을 좋아한 분이어서 (덕분에 집권시절에 의 위세가 컸던 걸로 안다.) 조깅 폼으로 대체하지 않았을까? 배경의 대청호를 품고 청남대가 자리 잡고 있고, 대청호는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댐이다. 감상 중인 아주머니와 찰떡궁합이다^^. 매스컴에서 종종 본 사생활 이미지와 많이 닮았다. 청남대를 국민에게 돌려준 장본인..

충청도 2012.06.07

청남대의 가을

나홀로 테마 여행의 능원묘 답사는 빡빡하게 진행하는 걸로 유명한데 57차 답사는 어쩐 일인지 유람 성격이 강한 청남대 관람을 했다. 그것도 2시간씩이나 투자해서... 리더가 이끄는대로 무조건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입장료 6,000원에 인터넷으로 예약까지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도 청와대 관람(지금도 되나 모르겠지만...)보다 절차가 간단했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거나 둘러보는데 제약이 없어 좋았다.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곳이란 점이 호기심을 많이 자극했다. 옛날로 따지면 왕의 이궁 정도? 끝없이 넓고 다양한 시설이 대통령의 별장다웠다. 일반인의 거주지에선 보기 어려운 헬기장과 호수(대청호), 골프장, 양어장, 참호 등의 시설도 그렇고... 계절이 계절인 만큼 화려함의 극치인 단풍들이 아름다웠다. 단풍의 명소를 ..

충청도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