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한가위에 가족들과 남해안을 주욱 훑는 여행을 계획했다. 운전하는 것이 신경이 쓰여 일반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한가위 연휴인 9월 21일 새벽,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시청역 근처에서 관광버스에 승차했다. 욕 먹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여행 중의 궂은 날씨이다. 예상했던 대로 날이 나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날씨가 오락가락한다면 그 뒤는 순전히 운이다. 운에 한번 맡겨보자. 동피랑 마을에 진입하려면 이 시장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야 한다. 동피랑마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가게이다. 동피랑마을을 모두 돌고나면 이 안내문이 이해된다. 참 어렵게 사는 사람들인데, 그리고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데도 변변한 상업적인 시설이 하나도 없는 우직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