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식물, 곤충

20. 4/2~4/14. 양천구와 강서구의 식물 22종

큰누리 2020. 5. 4. 00:44

이전엔 코로나 19로 집에 틀어박여 있다가 4월 들어서면서 집밖에 제대로 나갔다. 나무나 야생초 모두 연두색부터 초록에 이르기까지 모든 녹색을 드러내는 봄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화사한 꽃들이 앞다투어 피는 모습도 경이롭지만 미묘한 차이로 주변을 물들이며 다가오는 초록색 봄은 매년 보아도 사랑스럽다.

 

참나무가 많은 우리나라의 봄은 연두색에서부터 초록색까지 미묘한 그라데이션으로 나타난다. 약간 황토색이 도는 참나무 햇잎의 노랑연두, 오롯이 연두만 품은 버드나무, 처음부터 확실한 초록색의 상록수와 짙은 녹색의 침엽수들... 거기에 나무처럼 다른 야생초들의 연두색, 초록색 새싹들도 꽃 못지 않게 봄을 풍부하게 해주는 색깔들이다.

 

여리여리하던 새싹은 확실하게 제 모습을 찾아가고, 벚꽃을 선두로 화려한 유실수들이 꽃을 피웠다 4월 중순쯤에 바람에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4월 초부터 중순까지는 크고 작은 나무의 꽃들과 야생화들이 개화하기 시작했다.

 

 

 <20. 4/2. 강서구 발산동 신광명마을 어린이공원의 자주괴불주머니와 수호초>

자주괴불주머니는 입술 모양의 꽃 뒤로 이어진 긴 꽃자루가 서로 어긋나게 이어붙은 생김새가 독특한 야생초이다. 이 꽃을 처음 본 것은 종묘의 풀밭에서였는데 처음 볼 때부터 꽃자루들이 어긋나게 이어진 꽃차례가 한눈에 들어왔다. 특별한 곳에서 자라는 줄 알았는데 작년에 우연히 외발산동의 어린이공원에서 전체적으로 흩어져 자라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수호초를 처음 본 것은 화분이었는데 이후로 공원의 화단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지만 낮은 키의 상록수잎이 지피식물처럼 유용해서 사랑받는 것 같다.

 

 

 

 <20. 4/2. 강서구 발산동과 양천구 화곡로의 앵두꽃>

 

 

 

 <20. 4/2. 강서구 발산동의 꽃잔디, 황매화>

주변에 군부대가 있는 특징 때문에 마주하는 식물들도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거의 매일 군부대 옆 담장을 끼고 걷다보니 그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자세히 보게 된다. 더불어 근처의 민가가 뜸한 자동차 정비소나 공원 부근이 주로 내가 식물들을 관찰(!)하는 곳이다.

 

 

 

 <20. 4/4. 우리집에 심은 호박고구마 싹>

작년에 먹다 시기를 놓친 호박고구마가 싹이 났길래 남은 화분에 심었더니 봄부터 겨울까지 줄기를 뻗으며 자랐다. 줄기는 위로 지지대를 세웠더니 겨울까지 잘 자라서 초록색을 선사했다. 올해도 먹다 던져둔 고구마 2개에 싹이 나서 화분에 심었더니 싹이 올라왔다. 

 

 

 <20. 4/7.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 수명산파크 7단지 주변의 박태기나무(꽃)과 양천구 화곡로의 금낭화>

 

 

 

 <20. 4/13.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 수명산파크의 민들레, 조팝나무, 홍도화> 

 

 

 

 

 <20. 4/13. 양천구 화곡로의 이베리스 아마라(눈꽃)> 

 

 

 <20. 4/14.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 수명산파크의 박태기(꽃)>

 

 

 <20. 4/13~14. 강서구 발산동 신광명마을의 겹황매화(죽단화)와 황매화>

겹황매화는 일본에서 유래해서 이름조차 죽단화이고, 우리나라 본래의 매화는 두 번째의 홑 황매화이다. 식물도 국경이 따로 없으니 이제는 그런 구분조차 불필요한 것 같다. 

무궁화는 우리나라꽃이라 우리나라에만 있을 것 같지만 중국의 특정지역에 가면 우리나라처럼 많이 심은 곳이 있었다(이것도 자기네 나라 꽃이라고 우기려는 전조현상인가?). 특히 영국의 도처에서 무궁화가 피어있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상황임에도 '무궁화는 우리나라꽃'이라는 편견 때문에 놀랐다.

 

 

 

 <20. 4/13~14. 강서구 발산동 신광명마을의 종지나물과 제비꽃>

종지나물제비꽃생김새도 비슷하고 꽃이 피는 시기도, 자라는 장소도 비슷하여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세히 보면 잎이나 꽃, 특히 잎이 제비꽃보다 동글동글하다두 번째 사진은 4월 2일에 근처의 외발산동에서 촬영한 제비꽃을 비교해 보았다.

 

 

 

<20. 4/13~14. 강서구 발산동 신광명마을의 엄나무>

엄나무는 줄기에 거친 가시가 있고 잎이 7갈래로 예쁘게 갈라진다. 어려서는 닭에 넣고 고아서 약처럼 먹어서 그저 약용식물로만 생각했다. 봄에 엄나무와 참가죽나무의 어린 순을 따서 데친 후 나물로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은 초봄에 어린 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는 오가피순과 더불어 가장 내가 좋아하는 나물이다. 특이하게 외발산동 민가에 엄나무가 몇 그루 있었고 산에서 몇 그루 보았다. 

 

 

 <20. 4/14.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 수명산파크의 벚꽃과 철쭉

올해도 작년처럼 마곡 수명산파크 아파트 단지에는 매화꽃과 벚꽃이 화사했지만 매화꽃은 볼 시기를 놓쳤다. 벚꽃은 눈으로는 실컷 담았지만 벚꽃의 특성상 아름다운 개화 모습은 놓쳤다. 화려한 벚꽃은 하늘을 향해 촬영하면 밝은 하늘에 밀려 본래의 화사함 대신 어두운 색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20. 4/14. 강서구 발산동 신광명마을의 꽃마리>

꽃마리는 꽃이 달린 순이 낙지다리처럼 말려있다가 풀리며 꽃이 핀다. '꽃말이'였다가 소리나는대로 '꽃마리'로 불린 한데 변형된 이름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