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답사 3

알맹이를 도둑 맞은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강화도의 사찰 4개를 답사하면서 나는 이전에 백련사를 들른 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아니었다. 아마 같은 고려산에 있는 청련사를 착각한 것 같다. 문화재 답사를 취미로 하는 이 즈음에 청련사를 봤다면 같은 강화도 고려산에 있으면서 '연꽃'과 관련된 두 절을 절대 착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화도 고려산의 절들은 천축조사가 고려산 정상의 연지에서 색깔별로 연꽃을 꺾어 공중으로 날린 뒤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절을 짓고 연꽃 색에 따라 흑, 백, 적, 청, 황련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공통된 전설을 가지고 있다. 위의 절 중에서 현재 흑, 황련사는 이름만 전하고 청, 백련사는 그대로, 적련사는 적석사로 개칭되어 절이 남아있다. 울창한 전나무 숲을 지나 절 입구에 이르면 보호수로 지정된 해우소 앞의 느티나무를..

경기도. 인천 2012.11.28

부부목이 있는 강화도 적석사

10월 초 쯤에 KBS 아침 다큐 에서 52세 된 아들이 결혼도 안 하고 직장도 접다시피 하며 치매에 걸린 팔순노모를 모시고 사는 내용이 방영됐다. 정말 대단한 분이다 싶었는데 그 아들이 행동이나 사고가 장애인 수준인 노모를 모시고 어렵게 나들이를 한 곳이 바로 적석사였다. 그 때 적석사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아름다워 꼭 들러보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동호회에서 바로 강화도 사찰을 훑는 답사가 있었다.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섰는데 '화면발'과 내 눈으로 본 '사실'은 많이 달랐다. 적석사에 조망한 풍경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게 있다. '조망'이란 말을 써야 할 정도로 적석사로 오르는 길은 높고 가파르다. 차도는 닦여있지만 어찌나 가파른지 차안에서 몸이 뒤로 넘어가거나 좌우로 기울고 차가..

경기도. 인천 2012.11.23

정수사와 강화도 가을풍경

몇년 전에 함허동천에서 정수사로 오른 적이 있는데 꽤 가파른 코스를 낑낑거리며 올라갔더니 절이 공사를 하느라 어수선했다. 그 때 기억에 남은 것은 대웅전 뒤의 등산로, 대웅전 앞의 잘 생긴 바위 정도였다. 절을 본 게 아니라 공사장의 돌더미와 불사용 기와더미를 본 것이다. 이번에는 승용차로 주차장까지 간 후 조금 걸어서 들어갔는데 느낌이 전혀 달랐다. 절은 말끔하게 단장을 마쳤고 단아한 대웅보전이 예전의 잘 생긴 바위 뒤로 드러났다. 동행한 고수의 안내로 보물 제161호 대웅보전에 들러 천정 귀퉁이의 꽃병을 찾았다. 부처를 모신 전각 안 천정의 꽃병이라... 예배를 드리는 신도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꽃병을 새긴 대웅보전의 어간문이 접혀있어 망서리고 있는데 고맙게도 불자 한 분이 ..

경기도. 인천 201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