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은 명나라 13대 황제인 신종 만력제와 두 황후의 무덤이면서 유일하게 발굴, 공개하는 황릉이다. 신분이 높은, 죽은 이를 기리는 신도비에 특이하게 단 1줄도 내용이 없는 걸로 유명하기도 하다. 황제 재위 기간이 48년이나 되는데 우째 그런 일이... 그래도 우리에게는 임진왜란 때 원병을 보낸 고마운 장본인이다. 어쩌면 그 때문에 중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우방에 원병을 보내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인력과 물자를 쏟아부은 '등신 같은 황제'였는지도 모른다. 내용은 좀 다르지만 미국과 베트남전쟁의 결과가 생각났다. 명나라의 멸망은 조선 원병 파병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종이 재위 기간 중 18년인가 걸려 지었다는 그의 무덤은 동양판 피라미드였다. 생전의 궁궐 못지 않은 엄청난 규모와 탄탄함, 망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