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화성의 융건릉으로 출발했다. 능침을 오르려면 관리자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많은 시간에 대놓고 능을 오르기 곤란해서 서두른 것이다. 융릉은 비명횡사한 아버지 사도세자(추존 장조)를 향한 정조의 효심이 능 곳곳에 베어있는, 특징이 많은 곳이다. 금관을 쓴 문인석, 모란과 연화문을 넣은 병풍석, 꽃봉오리 모양의 引石과 문자, 화려한 장명등, 추존왕릉에는 세울 수 없는 무인석 등이 다른 능에서 볼 수 없는 융릉의 특징들이다. 정조 본인의 건릉은 아버지의 융릉에 비해 검소하다. 생각보다 날은 춥지 않은데 5년 동안 내 사랑스러운 동반자 디카가 갑자기 '렌즈 에러'를 일으키는 심통을 부렸다. 그래서 융건릉에서는 단 한장도 사진을 못 건졌다, 정말 오르기 힘든 능침인데... 대신 독특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