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6 ~ 4/8. 구룡사(치악산) 입구의 개화는 서울보다 훨씬 느렸다. 서울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비를 맞으며 출발했지만 치악산 입구의 벚꽃은 아직 봉오리만 맺혀있었다. 내가 머무는 3일 동안 갑자기 날이 늦봄처럼 더워지자 마지막 날 쯤에 볕이 바른 곳부터 벚꽃 봉오리가 피기 시작했다. 매화는 벚꽃보다 개화가 빠르기 때문에 서울이었다면 이미 졌겠지만 치악산 입구는 절정이었다. 내게 매화는 향기로 기억된다. 봄날에 나른한 몸으로 흐느적거리며 걷다가도 멀리서 퍼지는 매화향기를 맡으면 향기를 따라 매화를 찾아내곤 한다. 어디선가 진동하는 매화향을 맡고 매화군락을 찾은 후 동행한 이들에게 그윽한 매화향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일행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후각이 발달하지 않은 내게 항상 그윽한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