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식물, 곤충

치악산 입구의 매화, 벚꽃, 자두(오얏)꽃

큰누리 2016. 4. 18. 00:06

2016. 4/6 ~ 4/8.

구룡사(치악산) 입구의 개화는 서울보다 훨씬 느렸다. 서울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비를 맞으며 출발했지만 치악산 입구의 벚꽃은 아직 봉오리만 맺혀있었다. 내가 머무는 3일 동안 갑자기 날이 늦봄처럼 더워지자 마지막 날 쯤에 볕이 바른 곳부터 벚꽃 봉오리가 피기 시작했다.

 

매화는 벚꽃보다 개화가 빠르기 때문에 서울이었다면 이미 졌겠지만 치악산 입구는 절정이었다. 내게 매화는 향기로 기억된다. 봄날에 나른한 몸으로 흐느적거리며 걷다가도 멀리서 퍼지는 매화향기를 맡으면 향기를 따라 매화를 찾아내곤 한다. 어디선가 진동하는 매화향을 맡고 매화군락을 찾은 후 동행한 이들에게 그윽한 매화향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일행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후각이 발달하지 않은 내게 항상 그윽한 향기로 다가오는 매화향을 동행들은 바로 앞에서 킁킁거리며 맡으면서도 왜 고개를 갸우뚱거렸을까?

 

퇴계 이황선생이 죽는 순간까지 챙길 정도로 사랑했다던 매화그 분은 나처럼 매화의 그윽한 향기를 사랑했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인지 천원짜리 지폐에는 퇴계 이황선생 옆에 성균관 명륜당과 그 위에 만개한 매화 그림이 그려져 있다.

 

 

16. 4/7. <치악산 입구의 활짝 핀 매화>

 

 

 

 

 

 

16. 4/7. <치악산 입구의 자두(오얏)꽃>

대한제국의 국화였던 오얏(자두)꽃이다. 창경궁 같은 궁궐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치악산 입구에서는 딱 1그루를 보았다.

 

 

16. 4/7. <치악산 입구의 홍도화>

 

 

16. 4/7. <치악산 입구의 살구꽃>

벚나무와 살구나무는 많이, 특히 꽃이 헛갈리지만 몇 가지 구분법이 있다. ♣꽃자루가 있으면 벚꽃, 없으면 살구꽃이다. 벚꽃이 홑꽃인데 비해 살구꽃은 훨씬 소담스러운 겹꽃인 점도 다르다. 잎으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잎이 길쭉하면 벚꽃, 둥그스름하면 살구꽃이다. 줄기는 살구나무는 약간 회색이 돌면서 울퉁불퉁하게 돌기 같은 것이 줄기 전체에 고루 퍼져있지만 살구는 검은색이며 매끈한 편이다.

 

 

16. 4/7. <치악산 입구의 벚꽃>

내가 치악산 입구에서 용무 차 3일 동안 머무르는 동안 유일하게 만개한 벚꽃이다. 볕 바른 곳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벚꽃은 내가 서울로 출발할 때까지 꽃이 피지 않은 상태였다. 

벚꽃은 화사하지만 아름답게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낮은 위치에서 하늘을 보고 촬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밝은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벚꽃은 실제보다 늘 검게 찍히고 화사함이 사라진다. 이 꽃은 고맙게도 키가 낮고 가지가 밑으로 늘어져 나름 밝은 상태로 촬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