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사람들의 필수코스인 주산지를 가기 전에 마음이 몹시 설레었다. 유명세가 대단한데다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때였으니 더 했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비가 와도 뭐, 나름 운치가 있으니 그것도 좋겠다 싶었다.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로 꽉꽉 막힌 도로를 뚫고 예상 시간을 훨씬 지난 시각에 겨우 도착을 했는데 빗줄기가 더욱 거세어져서 사진을 찍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 쥐어짜니 물이 줄줄 흐르는 모자를 벗어 렌즈를 가려가며 입구에서 겨우 몇 장을 찍으며 주산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카메라가 주인의 명령을 거역하고 자기 마음대로 마구 작동하기 시작했다. 건들지도 않은 줌렌즈가 나왔다 들어갔다하더니만 결국 셔터 자체가 먹히지 않았다. 오 마이 갓! 얼마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