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아, 청송 주산지 유감!

큰누리 2012. 6. 9. 01:28

사진 찍는 사람들의 필수코스인 주산지를 가기 전에 마음이 몹시 설레었다. 유명세가 대단한데다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때였으니 더 했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비가 와도 뭐, 나름 운치가 있으니 그것도 좋겠다 싶었다.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로 꽉꽉 막힌 도로를 뚫고 예상 시간을 훨씬 지난 시각에 겨우 도착을 했는데 빗줄기가 더욱 거세어져서 사진을 찍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 쥐어짜니 물이 줄줄 흐르는 모자를 벗어 렌즈를 가려가며 입구에서 겨우 몇 장을 찍으며 주산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카메라가 주인의 명령을 거역하고 자기 마음대로 마구 작동하기 시작했다. 건들지도 않은 줌렌즈가 나왔다 들어갔다하더니만 결국 셔터 자체가 먹히지 않았다. 오 마이 갓! 얼마나 기다렸던 곳인데... 그래서 아래 사진 몇 장을 겨우 건졌다. 

 

6년 동안 아쉬우니 어쩌니 하면서도 가족보다 더 가까운 존재였는데... 디카야, 색깔이 뉘리끼리하다고 구박해서 미안하다. 휴대폰보다 광각기능이 후지다고 투덜거려 정말 미안하다. 비 오는데 늙은 네 몸을 혹사시켜 미안하다! 네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볼 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네 밥(배터리)이 부실한 것 같아 일본에다 2개를 더 주문도 해놓았는데... 그 동안 내 눈이 되어주느라 고생 많았다. 피곤 했을 텐데 잠시 쉬고 있어라.

 

 

<주산지 입구> 

 

 

 

 

 

 

 

아래의 주산지 사진을 끝으로 사랑스러운(!) 내 디카는 2시간 동안 가사상태에 들어갔다. 그 후로 깨어나긴 했는데 찍히는 것만 된다, ㅠㅠ... 줌 기능 및 기타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상실한 식물디카가 되고 말았다. 엉~엉~~~~

 

 

<주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