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일자 : 2016. 2/6.
답사 장소 : 포천 영평천 금수정 주변의 암각글자들
<포천 영평천>
앞쪽 바위에 금수정 암각글씨가 있고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위쪽에는 재건된 금수정이 있다. 겨울 갈수기라 우리는 바위 아래로 난 길을 걸어 금수정 각자를 보았지만 여름이나 비가 많은 시기에는 가파르고 바위가 미끄러워 상당히 위험하다.
<금수정 각자 반대방향의 허국 친필 각자 회란석(廻瀾石)>
중국사신 허국이 쓴 '회란석(廻瀾石)'이란 글자를 새긴 것이라고 하는데 '란석(瀾石)'만 남아있다. 회란석(廻瀾石) 각자 왼쪽에 보이는 바위 뒤에는 한호선생의 친필 각자가 일부 남아있다.
영평천 주변의 바위는 밀가루로 반죽한 것처럼 희고 고운 바위도 있고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갈라지거나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많은데 이곳에 암각글씨가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각자가 가능한 바위들이 많은 것인지 바위에 글을 새기고 싶을 정도로 영평천 풍치가 빼어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한호 친필 각자 동천석문(洞天石門)>
한호 선생의 호는 석봉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필이다. 어릴 적 교과서에 학문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만한 아들을 일깨우기 위해 불을 끄고 떡 썰기, 붓글씨 쓰기 내기(!)를 했던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석봉 선생 어머니의 가르침은 '맹모삼천지교'와 비견될 만한 훌륭한 것이었다. 훌륭한 아들 뒤에는 아들 못지 않게 훌륭하고 현명하고 어머니들이 있다.
회란석(廻瀾石) 왼쪽(뒤)에 있는 아래의 바위에 원래는 '동천석문(洞天石門)'이란 각자가 있었으나 현재 보이는 것은 동천(洞天)만 보인다. 나머지 刻字는 땅속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 안동김씨 고가 터>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8호.
조선시대 포천지역에 거주했던 안동김씨의 고택으로 2004년 조사를 통해 안채와 사랑채 등의 초석이 발굴되었다. 고가 터는 영평팔경 중의 하나인 금수정 북쪽 구릉지에 남동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부터 많은 선비들이 찾았던 곳으로 외부 손님들이 자주 방문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가옥구조에서 사랑채의 규모가 큰 편이다.
안동김씨 고가 터는 조선후기 건축양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한강 이북 지역에서 몇 안 되는 조선후기 양반가옥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 등을 복원하였다.
<안동김씨 고가 터에서 본 안동김씨 세천비, 금수정, 김구용 시비>
<김구용 시비>
오른쪽 뒤로 안동김씨 고가 터가 보인다. 고가 터 오른쪽에 규모가 아담한 안동김씨 묘역이 있다.
<금수정(金水亭)>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 516 소재. 향토유적 제17호.
현판은 첫번째 사진 반대편(강가쪽)에 있어서 촬영이 쉽지 않다. 금수정은 영평천으로 둘러싸인 옛 영평현의 구읍지와 인접한 이곳 절벽 위에 위치하여 옛부터 영평8경의 하나로 손꼽혀 왔다. 이 정자는 부사 김호가 세울 당시 이곳이 풍수적으로 소의 머리 형국이라 해서 '우두정'이라고 했다가, 봉래 양사언이 '금수정'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주위에는 창옥병을 비롯하여 준암, 연화암, 동천석문 등 기승지가 펼쳐져 있어 옛부터 시인 묵객들이 이 정자를 찾아와 시화와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따라서 이곳에는 일세의 시인이며 명필인 양사언을 비롯하여 사암 박순, 한음 이덕형, 석봉 한호, 강산 이서구 등 역대의 명류들과 얽힌 일화와 유적이 남아있다.
지금도 남아있는 동북쪽 암벽에 새겨진 '금수정'이란 양사언의 글씨를 비롯하여 10m 위 바위에 새겨진 '금대', 냇가 한복판 바위에 새긴 '경도' 각자 등은 그 옛 자취의 일부이다. 양사언 선생의 편액이 달려있던 원래의 금수정은 6.25때 멸실되었고, 기단과 정초석만 남아있던 것을 1989년 관계문헌과 현지답사 등을 통해 포천시에서 현 건물로 복원, 증수한 것이다. 특히 정자의 현판은 아래의 암벽에 새겨진 양사언 선생의 '金水亭'이란 글씨를 탑본, 제작하였다.
<금수정 옆의 안동김씨 세천비와 각자 '금대(琴臺)' >
세천비 아래 바닥 바위에 금대'라는 각자가 있었다는데 판독이 어렵다. 현지 안내문에는 '취대'라고 되어있다.
<금수정 아래의 각자(바위글씨) 탐방로(?)>
절벽 위에 있는 금수정 옆에 강변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다. 금수정 아래로 강을 따라 이 시멘트로 만든 길이 있는데 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깊어서 수로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 길을 따라 금수정을 중심으로 왼쪽에 '무릉', '경도', '증금옹'이, 오른쪽에 '금수정' 각자가 있다.
<금수정 아래의 각자(바위글씨) '무릉(武陵)'>
각자가 많이 마모되어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희끗희끗한 이물질은 새똥들인데 바위마다 새들이 엄청나게 많이 실례를 해놓았다. 가뜩이나 마모가 심한 각자들에게 상당히 가속도를 붙이고 있을 것이다.
<강 복판의 바위글씨 '경도(瓊島)'>
'경도' 각자는 이번 바위글씨 답사의 백미였다. 얼마나 글자가 유려하고 상태가 좋던지... 양사언 선생의 글씨라고 한다. 글씨도 아름답지만 이 부근의 매끈하고 뽀얀 바위들도 절경이다. 겨울이라 강복판에 있는 바위글씨까지 건너는 것이 가능은 했지만 당시에도 상당히 위험했다. '경도' 각자 옆에 '준암'이 있다는데 추측만 하고 찾지 못했다.
<강 복판의 바위글씨 '경도(瓊島)' 부근에서 본 주변 풍경>
<강 복판의 바위글씨 '경도(瓊島)'>
<강가에서 본 강 복판의 바위글씨 '경도(瓊島)'와 '증금옹' 각자>
왼쪽의 매끈한 바위 주변에 '증금옹' 각자가 있다. '증금옹'은 '금옹이라는 여성에게 바치는 시'라는 의미이다. 내용은 해서에다 각자라 판독불가... 시(각자) 주변의 하얀 이물질 역시 새똥이다.
<금수정 아래 오른쪽 각자(바위글씨)를 보러 가는 길>
좀 멀리 보이는 수문 부근에 주차를 하고 둘러보는 중이다. 수문 건너에는 중국사신 허국의 친필 '회란석'과 한호 선생의 친필 '동천석문' 각자가 있다.
<금수정 아래 영평천의 보>
<영평천 보에서 올려다 본 금수정>
<금수정 아래의 각자 '금수정(金水亭)'>
첫번째 사진 가장 오른쪽 바위에 '亭水金'이라 새겨져 있다. 현재의 금수정 현판은 이 각자를 탑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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