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무량수전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한 나머지 내가 동탑 앞에 있을 즈음에 대충 응진전, 취현암까지 둘러봤음직한 일행들이 내려가고 있었다. 매번 일행에 뒤처지는 나를 보면서 내가 유별나게 동작이 굼띤 것인지 일행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인지 잣대질을 한번 해봤다. 부석사에 있는 3기의 탑중에서 무량수전 동쪽의 3층석탑만 보물이다. 규모가 천왕문 너머의 탑보다 크고 불국사 석가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화엄종찰에는 탑이 없는데 부석사에 탑이 3기나 있는 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변의 폐사지에서 옮겨왔기 때문이다. 마침 사진을 찍은 각도가 탑과 일직선 상에 놓인 석등에 눈길이 갔다. 위치가 그래서였는지 처음엔 탑의 특이한 부속물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석등에서 가장 중요한 화사석이 없어지고 지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