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의 식물들 2

하늘공원의 억새밭2

바위공원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야생화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규격에 맞춰 너무 잘 가꾸는 요즘,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일종의 용기이다. 야고는 억새에 기생해서 사는 식물로 햇빛을 보면 죽는다. 철이 지나서 꽃색이 초라하긴 하지만 존재감은 분명하다. 식물도감에서만 보아오다 억새밭에서 야고를 발견한 순간 물 밀듯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2년 반 동안 잠자리에서조차 끼고 잔 식물도감에 대한 내 애정과 최근들어 끝도 없이 추락하는, 하지만 과거에는 쓸만했던 내 기억력이 증명되는 것 같아서... 한 마디로 아직 치매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뀌는 입에 대면 아려서 어릴 적엔 싫어했다. 하지만 야생화답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예쁘다. 잎은 여름 내내 쌈으로 먹고 가을엔 예쁜 꽃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서울특별시 2012.06.07

하늘공원의 억새밭1

업무 차 하늘공원을 갔는데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 흐드러진 억새를 감상하기엔 철이 다소 일렀지만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공원에서 만난 억새는 설익어도 아름다웠다. 하늘공원에는 4년만에 갔는데 몇 가지 달라진 게 있었다. 산만했던 편의시설이 깨끗이 정리되고 꼭 필요한 곳에 전망대와 파라솔만 몇 군데 있었다. 전시행정 위주로 진행된 그간의 서울시 환경사업에 비춰보건데 하늘공원은 나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계단 폭이 약간씩 다른데 정확히 290개이다. 오를 때 힘들면 계단 갯수를 세면 힘들다는 생각이 잊혀진다. 낭아초는 원래 남쪽, 주로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라는 콩과식물인데 특이하게 이곳 산책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아마도 난지도라는 특수성 때문에 생명력이 질긴 이 식물이 척박한 이곳을 점령한 게..

서울특별시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