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코로나19 확진 1일

큰누리 2022. 3. 30. 12:03

어제(3/29. 화) 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았다. 3/15(화)~3/20(일)까지 딸이 코로나 확진이 되어 자가격리를 했는데 그 때문인 듯 하다. 하지만 직장에서도 환자들이 속출하니 정확한 이동 경로는 모르겠다.

 

딸이 확진된 이후 퇴근을 하면 딸이 나 없는 동안 만졌을 모든 경로를 소독하는데 매일 30여분씩 걸렸다. 현관문, 냉장고나 싱크대의 손잡이들, 전자렌지, 화장실(손잡이, 변기, 샤워기, 수도꼭지 등), 식탁 모서리까지 매일 소독을 했다. 퇴근하자마자 마스크를 벗기 전에 내 겉옷을 소독하는 것도 일상화된지 오래이다. 정말 지쳐서 '이러려면 차라리 걸리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을 한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럼에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소독을 했는데 결국 확진되었다.

 

딸을 가장 유력한 매개체로 보는데 그 이유는 딸이 키우는 고양이 때문이다.

확진 직후 딸은 방문을 잠그고 통제를 했지만 내가 없는 사이에 고양이 털을 관리했을 테고, 내가 퇴근하면 고양이는 또 내방에서 지냈다. 게다가 5일만에 딸이 격리가 풀리자마자 그 다음날부터 딸은 방을 오픈했고, 고양이는 모든 방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딸이 격리 중일 때 딸방에서 쫓겨난(!) 고양이는 항상 내옆에 붙어있었던 셈이다.

 

지나고 생각하니 이미 3/22(화)쯤부터 조짐이 보이긴 했다.

거의 없던 두통에다 목 따끔거림, 무기력증이 있었는데 원래 건강이 안 좋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어 개인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2번이나 받았다. 자가진단 키트도 수시로 했지만 항상 음성이었다. 뭐랄까, 코로나19 같은데 검사하면 음성이고, 유사한 코로나19 증상은 계속되었다.

점차 심해지는 재채기에 콧물까지 흐르고, 기침도 가끔 하고, 두통과 목 따끔거림 증상은 계속 나빠지고... 가장 힘든 증상은 목 왼쪽의 따끔거림이었다. Ro항체(쇼그렌의심증후군)로 인한 입마름 때문에 가뜩이나 일상이 힘든데 목까지 따가운 것이 가장 힘들었다. 결국 어제(3/29, 화) 아무래도 미심쩍어 이비인후과라도 들리려고 갔더니 병원에서 RAT(신속항원검사)를 요구했다. 6,500원을 내고 검사를 한 후 15분 쯤 뒤에 받은 통보는 확진!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점심식사때에도 이미 걸렸다 해제된 직장 동료들에게 불안해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어떻게 조처해야 하는지 물었는데... 가장 먼저 직장에 확진 사실을 통보했다. 그래야 업무로 인한 민폐를 그나마 덜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수도 없이 코로나19 관련 대응책을 듣고 또 들었지만 대책이 수시로 바뀌어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다.

 

병원 담당자에게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으니 보건소로 보고를 했으니 알아서 보건소에서 연락할 거라며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대신 기침 가래약 2종, 물 가래약, 비염약, 알레지약을 1주일분을 처방해 주었다. 특이하게(!) 약국에서는 약값을 받지 않았는데 확진자에게는 모두 그런 듯했다.

 

집에 오는 길에 필수품 급한 걸 몇 개 산 후 도착하자마자 바로 처방해준 약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나서부터 목의 따끔거림이 좀더 심해지고 재채기와 해소 기침도 조금씩 하고, 콧물은 수시로 줄줄 쏟아졌다. 두통은 비슷한 상태인데 대신 왼쪽 눈과 귀가 아픈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목의 통증 때문인 듯 했다. 잠자기 전에 처방약을 1번 더 먹고 미리 사둔 타이레놀 500ml를 먹고 잠이 안와 TV를 보다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라고 해서 구기자와 계피를 섞은 차를 잔뜩 끓여놓고, 정리해 둔 가습기도 틀고...

 

보건소에서는 내일쯤 연락이 올 거라고 해서 그전에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으로 열심히 찾고, 최근 6개월 동안 코로나19 PCR 검사를 했던 간호사 조카에게 수시로 자문을 구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확인서>

 

 

<코로나19 확진 후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과 약들>

타이레놀은 내가 예전에 별도로 구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