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지 만 5년이 지났으니 당시에 막 발굴공사를 시작했던 법천사지는 이젠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문화재청과 강원문화연구소에서 안내한 당시 발굴 대상지역은 45,490㎡였다. 기와 파편이나 길 아래의 넓은 공간만 가지고 그 옛날 절집의 영화를 추측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손상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던 지광국사현묘탑비와 그 위에 흩어진 광배, 부도, 석탑 등의 유물들의 품격과 아름다움은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원주 법천사지(法泉寺址)>
사적 제466호.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
법천사는 고려 중기의 대표적인 법상종(法相宗) 사찰로 명봉산(鳴鳳山) 자락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당간지주를 비롯하여 지광국사현묘탑비와 법당 터 및 석탑의 일부 등이 남아 있으며, 주변에는 이 절터에서 나온 석재들이 흩어져 있다. 절터의 동편 산기슭에는 지광국사의 부도를 모셨던 탑전지(塔殿址)가 남아 있다. 부도는 서울로 옮겨졌으나 탑비는 그대로 남아 있다.
탑전지는 높게 쌓은 축대 위에 건물을 지었으며, 왼쪽의 건물 터 위에는 기둥을 받치던 돌인 주초석, 불상의 뒤를 장식하던 광배, 계단 사이를 장식하던 화려한 조각의 답도석(踏道石), 예배를 드리던 단인 배례석(拜禮石), 석탑재 등 이곳에서 출토된 석재를 모아 놓았다.
이 절에 관하여 남아 있는 최초의 기록은 928년(경순왕 2)으로, 신라 하대에 이 지역의 대표적인 사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에는 무신정권 이전까지 법상종의 대표적인 사찰로 문벌 귀족의 후원을 받아 번성한 사찰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10세기에서 12세기까지 관웅(寬雄), 지광국사, 정현(鼎賢), 덕겸(德謙), 관오(觀奧), 각관(覺觀) 등 유명한 승려가 계셨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유방선(柳方善)이란 학자가 이곳에 머물며 제자를 가르쳤다고 하며, 이 때 한명회, 서거정, 권람 등이 그에게서 배웠다고 한다. 허균의 기록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2012 당시 현지 안내문--
<2012년 원주 법천사지 발굴 현장(산자락쪽)>
산자락이 너무 짧아 과연 이 좁은 곳에 절터로 적합할까 의문을 가졌는데 길 아래쪽에도 건물 부재가 많이 놓여 있었다. 현재 논밭인 길 아래 공간도 법천사지였다는 의미이다. 이쪽은 절터이고 우리가 집중적으로 본 동쪽은 지광국사현묘탑비가 있는 탑전지였다.
<법천사지 터로 추정되는 길 아래쪽>
<법천사지쪽에서 본 탑전지 방향>
<법천사지 앞의 고목>
가운데 구멍에는 사람이 한명 들어가도 공간이 넉넉햇다.
<법천사지쪽(탑전지)>
두 번째, 세 번째 사진에 지광국사현묘탑비가 보인다. 지형을 이용해서 그에 따라 건물을 지었겠지만 다양한 크기와 돌로 쌓은 석축과 계단이 기억에 남는다.
<탑비의 걸작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비(智光國師玄妙塔碑)>
국보 제59호.
소재지 :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
이 탑비는 고려시대의 스님인 지광국사(984~1067)의 사리를 모신 현묘탑(국보 제101호)을 세운 이후 1085년(고려 선종2)에 스님의 삶과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현묘탑 앞에 세운 비이다. 현묘탑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일본인들이 몰래 일본으로 가져갔으나 이후 1915년에 되돌려 받아 현재는 경복궁 경내에 세워져 있다.
비의 앞면에는 스님이 984년에 태어났고 이름은 원해린(元海麟)인 것과 16세(999)에 스님이 되어 승통, 왕사, 국사의 칭호를 받고 84세(1067)에 이곳 법천사에서 돌아가신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비의 뒷면에는 1,370여 명의 제자들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탑비는 거북 모양의 받침돌 위에 비의 몸돌을 세우고 머릿돌을 올린 모습으로 전체 높이는 4.55m이다. 거북의 등에 새겨진 '王'자, 연꽃잎과 구름 속의 용이 조각된 왕관 모양의 머릿돌, 그리고 비 몸돌에 섬세하고 화려하게 새겨진 연꽃, 구름, 용 등을 통하여 당시 조각예술의 훌륭함을 느낄 수 있다.
--현지 안내문--
사진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고 보존상태도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 동안 본 모든 사리탑비 중 가장 아름다웠다. 정교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귀부(비 받침대 거북이)와 비신 옆면의 조각은 정말 아름답다!
<지광국사현묘탑비 중 훼손이 가장 심한 비신 오른쪽 뒷면>
<법천사 탑전지 출토 유물들>
탑전지 건물 터 왼쪽 위에 건물 주초석, 불상 광배, 계단 답도석, 예배를 드리던 배례석, 석탑재 등을 모아 놓았다. 파편임에도 불구하고 조각 하나하나가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당시 조각예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출토된 유물들을 모아놓은 언덕에서 내려다 본 법천사 탑전지의 건물 터, 지광국사현묘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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