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2018년 10월 말의 화천 비수구미계곡 단풍

큰누리 2018. 11. 7. 00:25

 

 

<트레킹 일자> : 2018. 10. 27. 토.

<코스>

해산령 해오름휴게소에서 트레킹 출발 - 2시간 30분, 거리 8km 남짓 하산 트레킹 - 비수구미 민박에서 묵은산채나물 비빔밥으로 점심식사 - 쾌속정으로 4분만에 강 건너 선착장 도착 - 버스로 20분 정도 이동하여 평화의 댐 제방을 넘어 평화의 댐 도착 - 평화의 댐, 평화의 종, 비목공원 관람

 

7년만에 비수구미계곡을 다시 찾았다. 당시엔 10월초여서 단풍이 거의 들지 않은데다 계곡까지 말라붙어 2시간 30분에 걸친 트레킹이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계곡이 끝이 없나, 한국에 이렇게 긴 계곡이 있었나? 비슷한 장면이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지루했지만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산책로 양쪽에 만개한 꽃향유, 어쩌다 만난 용담꽃, 까실쑥부쟁이, 수리취였다. 특히 생육상태가 좋고 때마침 절정을 이룬, 칫솔 모양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꽃향유는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였다! 

올 10월 초에 동생이 아도행(daum의 카페 '아름다운 도보여행')을 통해 예약을 했다는 연락을 받고서도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뜨악했다. 날씨마저 출발 전날 저녁 가을비가 내린 통에 기운까지 갑자기 뚝 떨어져서 정말 내키지 않았다. 결론은 당일 날씨가 올해 가을날씨 중에서도 최상이었다. 맑고, 따뜻하고, 가끔 바람이 불고, 구름도 있는... 여행이나 트레킹은 날씨가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고, 제대로 된 단풍은 평균적으로 5년에 한번 정도인데 제대로 단풍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수구미 민박의 변치 않은 산채나물 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던 것도 특별한 추억이었다.

 

<화천군 파로호 줄기와 주변의 마을 단풍>

빨강, 노랑처럼 선명하지 않지만 중후한 갈색(참나무) 단풍은 한국만의 매력이다. 갈색 참나무 단풍 사이사이로 빨간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나무나 생강나무 단풍이 곁들여지만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차창 너머로 간간이 보이는 새파란 파로호는 주변의 빨강, 노랑 단풍과 어울려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공사 중인 화천 꺼먹다리>

7년 전에 들렀을 때 기름에 쩐 다리의 검정색 침목과 입구의 화사한 포천구절초가 어울려 딱 한번을 보았음에도 기억에 남았다. 당시엔 다리를 건너갔다 왔는데 현재 보수를 위해서인지 대대적으로 공사 중이다. 입구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던 포천구절초는 흔적도 없고...

 

<비수구미계곡의 행정적인 명칭인 화천군 동촌2리 입구 마을의 아름다운 단풍>

 

<비수구미계곡으로 가는 길에 잘못 들어선 곳>

우리 버스 기사님이 위치를 잘  몰라 20분 이상을 헤매던 중 지나친 곳이다. 이곳에서 어렵사리 버스를 돌려 해산령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비수구미계곡 입구(해산터널)를 찾았다.

 

<비수구미계곡 입구인 해산터널>

이곳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파병을 위해 훈련했다는 훈련소를 보았고, 몇 번의 귀막힘이 있을 정도로 산세가 험하다. 당시 날이 청명해서 오가는 길에 단풍이 절정인 첩첩산중의 아름다운 라인을 볼 수 있었다. 사진 이편인 해산령 정상에 해오름휴게소 있다. 2시간 30분이 넘게 내려가야 하는 비수구미계곡에는 마을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인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이곳에서 화장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해산터널 앞의 비수구미계곡 입구(트레킹 시작점)>

안내문에는 산림유전자원 보호를 위해 입산을 통제한다고 적혀 있었고, 정문은 잠겨 있다. 우리는 열려있는 사진 왼쪽 쪽문으로 들어가 2시간 30여분의 트레킹을 시작했다.

 

<비수구미계곡 트레킹>

내려가는 것도 만만찮은 길인데 파로호를 건넜을 산악 자전거 팀이 비틀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르는 중이다. 메말라서 지루함을 가중시켰던 7년전과 달리 계곡에는 적당한 물이 넘쳐 흘렀고, 트레킹로까지 물이 고였다.

 

<여름 동안 큰 덩치로 흰빛을 발했을 구릿대꽃의 잔상>

단풍은 절정을 이룬 대신 다른 곳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비수구미계곡의 식물들(꽃향유, 용담, 수리취)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특히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꽃향유 군락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지만 덩치 큰 구릿대는 이렇게 흔적이 남아있다.

 

<2011. 10/2에 촬영한 비수구미계곡의 꽃향유>

칫솔처럼 한쪽으로 치우쳐 핀 꽃차례도 독특하지만 트레킹로 주변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어 당시 비수구미계곡의 지루함을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비수구미계곡과 주변의 나무들>

등산로 주변에 자작나무, 복자기, 단풍나무, 뽕나무, 신나무, 소나무, 칡, 참나무류, 전나무, 생강나무, 붉나무 등이 눈에 띄였다. 

 

<비수구미계곡의 산림 감시용(?) 차>

 

<비수구미계곡의 다양한 단풍과 트레킹로>

 

<비수구미 마을 4km 전 지점>

 

<비수구미계곡>

 

<비수구미계곡의 복자기 단풍>

식물학자 김유미씨가 저서에서 복자기 단풍을 극찬한 것을 보고 의아했었다. 새빨간 것도 아니고 개성 없는 다홍색 복자기 단풍을 왜 그리 칭찬한 것일까? 이번 비수구미 트레킹에서 이유를 찾았다. 시기가 맞아서였겠지만 서울 직장 위 야산에서 매일 본 복자기 단풍과 달리 이곳의 복자기는 서양단풍 못지 않게 새빨갛고 정열적인 토종 단풍이었다!

 

<비수구미계곡의 생강나무 단풍>

동행한 동생에게 주변의 나무를 설명하면서 생강나무 기억법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강렬함은 덜 하지만 가을 산에서 노란 단풍의 주역을 담당하는 것은 생강나무이고, 잎은 오리발 모양이며, 잎을 비비면 생강 비슷한 향이 난다!

 

<비수구미계곡>

 

<단풍으로 물든 비수구미계곡과 트레킹족들>

 

<비수구미계곡의 복자기 단풍과 이끼 낀 바위>

 

<비수구미계곡의 단풍>

비수구미계곡의 밝은 노랑색 단풍 중에는 뽕나무와 생강나무가 많다.

 

<말라 붙었음에도 불꽃 못지 않게 화려한 단풍나무>

 

<푸른 소나무와 빨간 단풍나무, 이끼 낀 고사목, 그리고 계곡>

 

<비수구미 마을에서 2km 정도 남은, 가장  아름다운 지점>

이곳이 비수구미계곡에서 총체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 모두 단풍과 바위가 가장 아름답다.

 

<비수구미계곡의 꽃, 복자기 단풍>

 

<비수구미 마을 입구에서 되돌아본 풍경>

 

<다양한 단풍으로 물든 비수구미 마을 입구>

 사진상으로는 부드러운 파스텔톤이지만 처음 들렀을 때 기억에 남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