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문학관(Park In Hwan Literature Museum)>
관람시간 / 09:00-17:30까지 입장(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법정 공휴일 다음날)
문의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인제로 156번길(상동리415-1), Tel 033-462-2068
박인환문학관은 시인의 생가 터 옆에 지었으며 왼쪽의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앞의 박인환 시인의 동상은 시인이 코트를 입고 바람을 맞으며 시상을 떠올리는 모습으로, 코트 안의 의자에 들어가 앉으면 센서에 의해 시인의 대표적인 노래와 시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걸 몰랐고, 다음 갈 길을 서두르느라 놓쳤다!
<목마와 숙녀 시비>
의자에 놓인 찌그러진 주전자와 양은 사발이 시인과 잘 어울린다.
젊은 날 가수 박인희씨의 낭송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던...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시비에서 그대로 옮김(최근의 시는 몇 군데의 표기에 차이가 있음)--
<책 읽는 목마>
시인의 대표작 '목마와 숙녀'에서 '목마' 이미지를 모티브로 아이들의 작은 도서관으로 이용되는 체험 조형물이라고.
<박인환문학관 입구의 문학관 사진과 시인 연보>
<박인환문학관 입구와 박인환 시인 좌상>
박인환 시인 등신대 동상 옆은 공간이 있어서 나란히 앉아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나도 한 컷!
<박인환문학관 내부의 재현한 미니 거리>
박인환 시인과 관련 있는 서점, 술집, 카페, 싸롱 등을 붙여서 작은 사이즈로 재현해 놓았다. 시인이 운영했던 서점 마리서사, 드나들던 술집 유명옥, 포엠, 은성, 다방인 봉선화와 모나리자, 그리고 동방싸롱이다.
<박인환 시인이 운영했던 서점, 모더니스트의 아지트 '마리서사'>
8.15 광복과 함께 서울로 돌아온 박인환은 아버지와 작은 이모께 총 5만원을 얻어 종로 3가 2번지(낙원동 입구)의 이모부 포목점 바로 옆에 20세때 <마리서사>라는 서점을 열었다. 책방을 경영한 이유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었고, '마리서사'라는 이름은 일본의 모더니즘 시인 안자이 후유에의 군함말리(軍艦茉莉)에서 따왔다는 설과, 프랑스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다.
앙드레 브르통, 장 콕도 등 여러 문인들의 작품과 문예지, 화집 등 주로 문학, 예술분야의 서적들을 취급하였으며, 이곳에서 김광균, 김기림, 김수영, 임호권 등 문인, 예술인 등과 교류하였으며 한국 모더니즘 시운동의 발상지였다. 부인 이정숙 여사도 이 서점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현지 안내문 요약--
판매용 책은 물론 누군가 써주었을 한문 글귀, 선풍기,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도 갖추었다. 고급 앤틱 느낌이 나는 선풍기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박인환 시인이 드나든 모더니즘의 시초가 된 선술집 유명옥>
유명옥은 김수영 시인의 어머니가 충무로 4가에서 운영한 빈대떡집이다. 이곳은 현대 모더니즘 시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김수영, 박인환, 김경린, 김병욱, 임호권, 양병식 등이 모여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출발과 후기 모더니즘의 발전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눴던 곳이다. 동인지 <신시론> 제1집 발간의 밑거름이 된 역사적인 곳이다.
--현지 안내문, 이하 상호 관련 사진 설명은 모두 동일함--
<예술가들을 휘감았던 명동의 술집 '포엠'>
이곳은 위스키 시음장으로 문을 연 뒤 값싼 안주를 공급해 명동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50여 년 전 문학을 논했던 '명동백작'들에겐 펜과 종이, 술병이 명동 행차의 필수품이었으며 작가 이봉구는 자신의 작품 '명동'과 '명동백작'에서 "명동이 있고, 문학이 있고, 술이 있었기에 행복했다"고 그 시절을 회고했다.
저녁이 오면 하루의 일과를 마친 문인과 예술인들이 편안한 분위기, 싼 술값과 후한 인심 덕에 이곳을 자주 찾았으며 집안은 가난했지만, 항상 말쑥하게 차려입고 포엠을 드나들었던 멋쟁이 시인 박인환도 함께 있었다.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봉선화 다방>
봉선화 다방은 고전음악 전문 다방으로 해방이 되자 명동 부근에 처음 개업했다. 문인이나 예술인들이 모여 차를 마시거나 서로 연락하기도 하고, 많은 문화행사를 이곳에서 열었다. 시낭송의 밤이나 출판기념회, 종군 화가의 전시회, 시화전과 작곡 발표회, 환송 모임, 귀국 보고회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을 위한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1950년대 문인들의 모든 희로애락과 낭만, 젊음, 예술 등의 결정은 다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들어졌다.
<화려한 명동백작의 부활, 추억의 다방 모나리자>
모나리자는 전쟁의 상흔으로 폐허가 된 명동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다방으로 장르를 막론하고 명동의 많은 문화인들이 출입한 유명한 다방이었다. 다방은 차를 마시면서 시도 쓰고, 잡담도 나누는 공간이었지만, 당시 신문에 글을 게재하는 것이 생계수단이었던 문인들이 신문사의 편집국장을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때문에 문인들이 출입하던 '문예싸롱'과 대립하여 '모나리자파'를 형성하기도 했다.
후에 모나리자가 없어지자 출입하던 문인들은 새로 생긴 '동방싸롱'으로 아지트를 바꿔 '동방싸롱파'를 만들기도 했다. 박인환 시인이 작고하기 며칠 전 모나리자에 술값 대신 맡긴 만년필을 찾아다가 친구 김수영 시인에게 주고 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2층에서 내려다 본 박인환문학관 내부의 재현한 미니 거리>
<문학관 2층의 '세월이 가면' 노래가 만들어진 막걸리집, 은성>
탤런트 최불암의 어머니(이명숙, 86년 작고)가 1950년대~60년대에 명동에서 운영한 막걸리집으로 문인들의 아지트였다. 김수영, 박인환, 변영로, 전혜린, 이봉구, 오상순, 천상병 등 문화예술인들이 막걸리 잔 너머로 문학과 에술의 꽃을 피웠던 은성은 50~60년대 예술의 중심지인 명동에서 가난한 시대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 곳이다.
박인환 시인이 작고하기 얼마 전 '세월이 가면'이라는 작품이 만들어진 곳이다. 박인환 등이 밀린 외상값을 갚지 않고 계속 술을 요구하자 은성 주인은 술값부터 갚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박인환은 술값 대신 즉석에서 '은성' 주인(최불암 모친?)의 슬픈 과거를 시로 썼고, 옆의 작곡가 이진섭에게 작곡을 부탁했고, 가까운 곳에서 술을 마시던 가수 현인을 불러 노래를 부르게 했다. 노래를 들은 은성 주인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밀린 외상값은 안 갚아도 좋으니 제발 그 노래만은 부르지 말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박인환 시인의 사진들, 시인 관련 저서와 기사들>
<영원한 청춘의 시인 '박인환 연보'와 박인환 시인의 '다양한 활동상'>
<2층에서 열리는 '2020 박인환 문학축제'>
'박인환 시인을 기억하다展'과 '박인환 시인 그리움展'
<박인환문학관 2층에서 본 인제산촌민속박물관>
개인적으로 이곳을 꼭 들러보고 싶었으나 일행들이 지쳐 보이고, 다른 코스가 남아있어서 아쉽지만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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