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일정은 구좌읍 소재 세화 민속5일장 - 당근과 깻잎 카페 - 갯동산 평대 바당국수에서 국수와 돗죽-돼지고기 죽) - 비자나무숲 - 용눈이오름(갈대가 아름답고 오름 중 최고령. 용눈이오름 바로 아래에 제주 레일바이크 탑승장)이었다.
당근과 깻잎 카페를 나와 갯동산 평대바당 국수에서 돗죽, 고기국수, 비빔국수로 점심을 먹고 비자나무숲(비자림)으로 갔다. 도중에 구간은 짧지만 터널처럼 생긴 아름다운 돈나무(후박나무?) 길을 지났다. 동생이 일하는 사회적 농장 '담을밭'은 비자나무숲 정문 앞에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았다. 동생의 일터 '담을밭'에 들러 비닐하우스 1동과 2,000평 쯤 되어 보이는 밭에 심은 콜라비, 유채,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무우 등을 보았다. 감자도 주요 작물이지만 수확시기가 여름이라 농장에는 없었다.
동생이 농장에서 대표 한태호씨, 다른 이와 함께 일할 동안 나와 딸, 조카는 1시간 정도 비자림을 둘러보았다. 그동안 식물 공부를 해서인지 10여 년 전쯤 들렸을 때보다 비자림의 식생이 눈에 잘 들어왔고 '새천년비자나무, 벼락 맞은 비자나무' 등이 두드러졌다. 비자림에는 후박나무, 팽나무, 구실잣밤나무, 생달나무 등이 섞여 있고, 지피식물로 자금우, 고사리, 송악, 아이비 등이 자라고 있었다. 바닥의 자갈 같은 붉은 화산송이는나오는 길에 집중적으로 깔려 있었다. 나무줄기에 붙은 콩짜개란도 일본 쓰시마에 갔을 때 보고 잊었다가 갑자기 기억해냈다(대박!).
≪비자나무≫
비자나무(Terreya) : 주목과. 제주명은 비자낭, 비조낭.
늘푸른 바늘잎나무로서 제주도와 남부지방 일부에서만 자라는 귀한 나무이다. 잎 뻗음이 非(아닌 비)자를 닮았으므로 비자(榧子)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으며 비자열매는 속에 땅콩처럼 생긴 단단한 씨앗이 들어있다. 옛날에는 이 씨앗을 먹어 몸 안의 기생충을 없애고 기름을 짜기도 했다. 목재는 최고급 바둑판재로도 유명하다.
≪비자나무숲 관람 정보≫
입장요금 : 개인 어른 3,000원 / 청소년, 군경, 어린이 1,500원. 단체는 위의 요금에서 500원씩 인하
입장시간 : 오전 9시~오후 5시
관람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하절기, 기상조건에 따라 조정)
<비자나무숲 안내도와 탐방 코스>
비자나무 숲 탐방 코스는 노란색의 A코스만 보아도 중요한 볼거리는 코스에 모두 들어가 있다.
♣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숲 (천연기념물 제374호)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숲(비자림)은 한라산 동쪽에서 뻗어 내려간 종달~한동 곶자왈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평지림으로 남북 방향(길이 1.4km, 폭 0.6km)으로 길게 형성된 타원형 모양이며 면적은 448,758㎡이다. 이곳에는 2,8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밀집해 있으며 풍란, 차걸이난 등 희귀한 난초 식물을 포함한 초본류 140여 종, 후박나무, 생달나무와 같은 목본류 10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숲에 자생하고 있는 비자나무는 키가 3~17m이고, 가슴높이 둘레는 0.3~5.7m, 가지 폭(수관 폭)은 동서 1~24m, 남북 1~26m에 이른다.
고려, 조선시대의 기록에 따르면 비자나무 열매와 목재를 임금님께 조공물로 진상하였으며 함부로 벌채를 못 하도록 인근 마을 주민을 지정하여 관리하게 하였다고 한다. 비자나무는 탄력이 좋고 습기에 강해 고급 가구재나 건축재로 사용되었으며, 비자나무의 열매인 비자는 구충제로 많이 쓰였다. 오늘날에는 피로를 해소하고 인체의 리듬을 되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녹음이 짙고 울창한 비자나무 숲을 많이 찾고 있다.
<비자나무숲 입구의 '벼락 맞은 비자나무'>
입구 왼쪽에 있는데 높이가 낮고 통로쪽에서만 볼 수 있어 사진으로는 아래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안내문이 없다면 '벼락 맞은 나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것이다.
이 비자나무는 연리목으로 약 100여 년 전인 20세기 초에 벼락을 맞아 오른쪽 수나무의 일부가 불에 탔지만 다행히도 암나무에는 불이 번지지 않아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주변 마을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이 금슬 좋은 부부나무를 신령스럽고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본격적인 비자나무숲 입구와 그 앞의 (마스크를 쓴) 돌하르방>
이번 여행에서 본 유명 관광지와 제주공항의 돌하르방 중 상당 수가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코로나 19로 인한 이런 특별한 상황을 보고 웃으며 지나칠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비자나무>
비자열매와 나무는 예로부터 민간과 한방에서 귀중한 약재와 목재로 널리 쓰여 오고 있다.
♣ 열매(榧子) : 고서에서도 비자는 '눈을 맑게 하고 陽氣를 돋군다'고 하였고, 강장 장수를 위한 秘藥이라 하였다.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작용도 있어 비자를 상시 먹으면 고혈압 예방치료에도 도움을 주며, 요통과 빈뇨를 치료한다. 기침, 백탁(白濁)을 다스리고 폐기능 강화, 소화촉진, 치질, 탈모, 기생충 예방에도 좋으며 蟲毒과 惡毒 제거에도 쓰여지고 있다.
♣ 나무 : 고급 가구재, 장식재 등 각종 도구재료로 쓰이는 귀중재이며 특히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시중에서 보기가 어렵고, 고가로 거래된다. 암나무와 수나무가 다르다는데 그것까지는파악을 못했다.
<비자나무숲 풍경들>
비자나무 숲 바닥에 깔린 붉은색 자갈(!)은 화산송이이고, 나무 아래의 지피식물은 고사리, 자금우, 아이비 등이 대부분이었다. 뒤에 소개하겠지만 비자나무 숲에는 비자나무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다른 몇 개의 교목들이 공생하고 있다.
<비자나무숲 탐방코스 지도와 그 너머 길>
두 갈래 어느 쪽으로 가든 8자형 길이기 때문에 만나게 되어 있다. 두 번째 사진 중앙에 있는 원형 안내석은 연리목이 있는 위치이다.
<비자나무 사랑나무(연리목, Love Nutmeg)>
두 나무가 서로 맞닿아 한 나무가 되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하며 줄기가 연결되면 연리목, 가지가 연결되면 연리지라고 한다. 이 비자나무 연리목은 두 나무가 가까이 자라다가 지름이 굵어지면서 맞닿게 되고 서로 움직일 수 없으니 둘이 합쳐 하나가 되었다.
그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면... 이웃한 두 나무는 차츰 굵어져 서로 맞닿게 되면 해마다 서로 나이테를 만들므로 서로를 심하게 압박한다. 우선 맞닿은 부분의 껍질이 껍질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여 파괴되고 맨살끼리 맞부딪치게 된다. 먼저 굵기 자람을 담당하는 부름켜가 서로 가진 물질을 주고받고, 이어서 양분을 공급하는 방사조직을 서로 섞어버린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세포들은 맞닿은 선을 따라 차근차근 서로의 세포벽을 잇는 공사를 진행해 나간다. 이렇게 생물학적 결합이 끝나 공동으로 살아갈 한 몸으로 완성되면서 연리의 대장정은 막을 내린다.
이런 나무들을 잘라보면 마치 쌍가마처럼 한꺼번에 두 개의 나이테 두름이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처럼 연리목은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치 부부가 만나 한몸이 되는 과정과 아주 닮았다. 사랑나무라고도 하며 남녀간의 변치 않는 사랑을 나타내기도 한다. --현지 안내문--
<비자나무숲 연리목 구간의 목도>
<비자나무숲 새천년 비자나무>
제주도에 가기 직전 가수 이선희씨가 이곳 비자나무 숲을 방문해서 특별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했고 그것을 우연히 보았다. 그때 마침 이 새천년비자나무를 보고 나무 크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더 크게 느껴졌다.
<'새천년 비자나무(New Milleninum Nutmeg)' 현지 안내문>
이 비자나무는 서기 2000년 1월 1일, 새로 맞이한 즈믄 해(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새천년 비자나무'로 지정한 나무이다. 고려 명종 20년(1189)에 태어났으니 나이는 800살이 넘었으며 키는 14m, 굵기는 거의 네 아름에 이른다. 1만여 그루에 이르는 비자나무 중에서 가장 굵고 웅장하며 기나긴 세월 동안 이곳 비자나무 숲을 무사히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이제 숲의 神木으로서 숭고할 뿐만이 아니라 희망과 번영을 구가하는 새천년의 상징나무이기도 하다.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비하는 제주의 무궁한 발전과 영광을 기원함은 물론 나무를 참배하는 사람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과 소원을 이루게 할 것이다.
<특이한 비자나무숲 풍경들>
<비자나무숲 바닥의 화산송이 길>
<비자나무숲 화산송이>
현무암처럼 구멍이 송송 뚫려 있지만 색깔이 붉은 점이 다르다.
<비자나무숲에서 끼어 자라는 나무들1>
윗 사진은 구실잣밤나무, 아래 사진은 생달나무이다.
♣ 구실잣밤나무(Sieboldii chinquapin) : 참나무과. 제주명 : 제밤낭.
제주도를 비롯한 따뜻한 지방에서 흔히 자라는 늘푸른잎큰키나무이다. 밤나무와 촌수를 셀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친척이라 작고 갸름한 밤 모양 열매가 달리는데, 진짜 밤에는 못 미치지만 제법 달콤한 맛이 난다. 그래서 잡(雜)밤나무가 잣밤나무로 되었고, 구실이란 접두어는 열매가 구슬모양이란 뜻으로 짐작된다. 비슷한 나무로 모밀잣밤나무도 있다. 나무가 단단하여 기둥부터 각종 기구를 만드는데까지 널리 쓰인다.
♣ 생달나무(Japanese cinnamon tree) : 녹나무과. 제주명 : 사다기낭, 사당낭.
제주도와 남해안의 따뜻한 지방에서만 자라는 늘푸른잎큰나무이다. 일반적인 녹나무와는 형제나무로서 어린 가지를 잘라보면 계피 비슷한 향기가 난다. 아름드리로 자라므로 건축재나 여러 가지 기구를 만느든데 쓰이며, 껍질과 잎은 목욕할 때 향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열매는 까맣게 익며 식용 기름을 짜기도 한다.
<비자나무숲에서 끼어 자라는 나무들2>
윗 사진은 산딸나무, 아래 사진은 팽나무이다.
♣ 산딸나무(Korean dogwood) : 층층나무과. 제주명 : 산탈낭.
익은 열매의 모습이 우리가 먹는 딸기와 너무 닮았고 산속의 나무에 달리므로 산딸나무라고 부른다. 진짜 딸기보다는 맛이 못하지만 먹을 수 있다. 주로 깊은 산속에서 자라며 5월말쯤 꽃잎처럼 생긴 4개의 하얀 총포가 十자 모양을 만들어 흐드러지게 많은 꽃을 피우므로 멀리서도 금방 알아낼 수 있다. 산딸기나무는 산딸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이다.
♣ 팽나무(Chinese hackberry) : 느릅나무과. 제주명 : 폭낭, 퐁낭.
오래 살고 아름드리로 크게 자라며 가지를 많이 뻗어 무성한 낙엽나무이다. 소금바람에 강하므로 갯마을 당산나무로 흔히 만날 수 있다. 설익은 열매는 팽총의 총알이 되어 '팽' 하고 날아간다고 하여 팽나무란 이름이 생겼다는 설이 있다. 제주 이름 '폭낭'은 폭나무를 말하며 팽나무의 한 종류로서 같이 팽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자나무숲에서 끼어 자라는 나무들3>
윗 사진은 가지 모양으로 미루어 팽나무가 아닐까 추측되고, 아래 나무는 후박나무이다.
♣ 후박나무(Machilus) : 녹나무과. 제주명 : 누룩낭.
우리나라 남쪽 섬 지방의 난대림을 대표하는 늘푸른잎큰나무이다. 크고 두꺼운 긴 타원형의 잎에 껍질마저 매끄러워 편안한 인상을 주는 나무이다. 그래서 인정이 두텁고 거짓이 없다는 의미의 후박(厚朴)이란 이름이 붙었다. 껍질이 위장에 좋다고 하여 한 때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나무도 재질이 좋아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를 이 나무로 만들었다. 까만 열매는 흑자색으로 익으며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의 먹이가 된다.
<비자나무숲의 콩짜개란과 지피식물인 자금우>
콩짜개란은 나무줄기에 붙어서 기생하는데 생긴 모습이 콩 같다. 콩짜개란 옆에는 아이비, 마삭줄도 같이 기생하고 있다. 두번째 사진의 자금우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화분에 많이 기르는데 비자나무 숲 바닥에서 고사리 만큼 많이 자란다.
<비자나무숲 돌담길의 아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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