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1.07. 광치기해변

큰누리 2021. 9. 9. 20:30

광치기해변은 지난 겨울에 딸이 추천했던 곳이지만 차로 지나치며 보니 도로에서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여서 들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보기로 하고 주차를 하고 아래쪽 해변으로 내려가니 차로 지나치며 본 심심한(!) 해변과 많이 달랐다. 넓고 완만한 해변에 키가 작은 순비기나무와 문주란만 잔디처럼 빼곡이 들어차 있어서 시야가 시원했다.  아무 것도 거칠 것 없이 왼쪽에 성산일출봉이, 앞에 세찬 파도만 있어서 간이 의자 놓고 멍 때리기 좋은 곳이었다.

 

유명세에 비해 단조롭다 싶어 다른 이들의 자료를 찾아보니 경치로 유명한 곳은 섭지코지 방향으로 더 나아가야 했다. 내가 촬영한 곳은 광치기해변이 맞지만 자료나 사진들처럼 용암 지질과 녹색 이끼를 거의 볼 수 없었다. 검은 용암과 그 위에 짙은 녹색 이끼가 곁들여진 명소는 성산일출봉 반대 방향인 섭지코지쪽으로 더 간 곳이었다. 저녁 시간에 들렀기 때문에 30분 정도 거닐다 나왔는데 당시에 사람이 별로 없고 바람이 시원해서 좋았다.

 

해변으로 내려가지 않은 사람들은 승용차 트렁크를 열고 간이의자처럼 걸터 앉아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가능하다면 그런 상태로 차박을 해도 괜찮을 성 싶었다(해변의 주차장은 크지 않고, 관리인도 따로 없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대로 바로 아래에 있는 광치기 해변으로 종달리에서 시작된 제주올레길 1코스가 끝나고, 대로 건너편에서 오조포구와 대수산봉쪽 양방향으로 제주올레길 2코스가 지나갔다. 광치기해변이 유명한 이유는 용암 지질(바위)과 녹색 이끼가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서이지만 그냥 앉아 있어도 좋은 곳이다. 

다시 들린다면 섭지코지 방향 광치기 해변 커브 길에서 더 나아가 녹색 이끼와 검은 용암들을 꼭 볼 것이다. 단 썰물 때만 볼 수 있다고 하니 그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광치기해변과 성산일출봉>

광치기해변은 우도의 검멀레해변처럼 검지는 않지만 그래도 용암 때문에 해변의 모래가 검은색이다. 첫번째 사진은 문주란 군란, 두번째 사진은 보라색 꽃이 피는 순비기나무이다.

 

 

 

<광치기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

두번째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끼가 낀 용암들이 조금 보인다. 이 정도만으로는 유명세와 전혀 다르고 녹색 이끼와 큰 용암으로 유명한 곳은 이쪽편의 섭지코지(한화아쿠아플라넷) 방향이다. 

 

 

 

<광치기해변, 우도방향과 제주올레길 1코스 리본>

이 지점에서 종달리쯤에서 시작된 제주올레길 1코스가 끝난다. 바닥의 푸른 식물들은 주로 순비기나무이고 큰 식물은 문주란이다. 중앙의 원경이 우도이다.

 

 

 

<광치기해변, 우도 방향> 

 

 

 

 

<광치기해변, 제주 한화아쿠아플라넷과 섭지코지 방향>

이 방향으로 더 나아갔더라면 사진처럼 조용한 해변이 아니라 이끼와 용암이 아름다운 해변을 보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들렀을 당시엔 그냥 넓고 조용해서 산책하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 정도로만 알았었다.

바다 건너 원경으로 보이는 곳이 제주 한화아쿠아플라넷과 섭지코지이다. 지난 겨울에 제주 한화아쿠아플라넷에 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이곳이 광치기해변이란 걸 처음 알았다.

 

 

 

 

 

<광치기해변 주차장의 차량들>

트렁크가 닫힌 차는 해변으로 내려가서 직접 즐기는 사람들이고, 열린 차는 안에서 조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주차장은 크지 않고 관리인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