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1.07. 제주돌문화공원

큰누리 2021. 9. 15. 19:37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전설>

한라산 서남쪽 산중턱에 영실... 에 기암절벽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는데 이 바위들을 오백나한(羅漢) 또는 오백장군(將軍)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신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설문대할망이 아들 오백형제를 거느리고 살았는데 어느 해 심한 흉년이 들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오백 형제가 모두 양식을 구하러 나간 사이 어머니는 아들들이 먹을 죽을 끓이다가 발을 잘못 디뎌 솥에 빠져 죽었다. 상황을 모르는 아들들이 돌아와 죽을 퍼먹기 시작했는데 여느 때보다 죽맛이 좋았다. 그런데 나중에 돌아온 막내 아들이 죽을 먹으려고 솥을 젓다가 큰 뼈다귀를 발견하고 어머니가 빠져 죽은 것을 알게 되었다. 막내는 어머니가 죽은 줄도 모르고 죽을 먹어치운 형제들과는 못살겠다면서 애타게 어머니를 부르며 한경의 차귀섬으로 달려가 바위가 되어버렸다. 이것을 본 형제들도 여기저기 늘어서서 날이면 날마다 어머니를 그리며 한없이 통탄하다 모두 바위로 굳어져 버렸다. (故 김영돈, 민속학자)   -현지 안내문을 요약해서 옮김-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신화는 애틋하다기보다 솔직히 잔인하고 끔찍하다. 효자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그만큼 제주도, 혹은 옛날에 먹고 살기 힘들었다는 것을 애둘러 신화로 풀은 것이 아닐런지...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돌문화공원은 조천읍 남조로 곶자왈 지대에 제주의 설화인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테마로 조성된 역사, 문화공원이다. 약 100만평에 제주의 정체성과 향토문화, 생활상, 예술적 가치가 어우러진 돌문화의 면면과 제주 사람들의 생활상이 전시되어 있다.   -현지 안내문-

 

제주의 여자, 바람, 돌 '三多' 중 돌을 테마로 한 공원인데 부지가 어마어마하다.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검은 현무암 돌덩이(!)들이 눈앞에 들어오고, 드넓은 공간은 테마공원이라기보다 산책로처럼 느껴졌다. 처음 만남(!)이 그랬던 이유는 공원이 너무 넓고 사람이 없는데 제3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잘못 들어섰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뒤로 돌아섰어야 입구가 나오는데 화장실에 들렀다 나온 후 공사중인 사람에게 길을 물어 앞으로 직진을 한 것이다. 돌덩이 주변(오백장군상징탑)을 돋우는 공사를 하는 분은 공원 진입 반대 방향인 남조로쪽으로 잘못 알려주었다.

결국 돌덩이들(오백장군상징탑) 주변을 맴돌다 다시 돌아나와 오백장군 갤러리부터 돌기 시작했고, 맨 마지막에 입구로 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호젓하게 넓은 공원을 둘러보긴 했는데 무언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무더운 여름날 그늘이 전혀 없고, 아직 조성 중인 넓은 공원을 둘러보았기 때문인 듯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돌문화공원이 아니라 입구에 있는 돌하르방 카페였다. 카페 뒤편에 해바라기 밭을 조성했는데 마침 해바라기가 만개해서 아름다웠다(돌덩이만 보다 꽃을 보아서 더욱 그랬을 지도...). 그곳에서 만난 '카페를 폐쇄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던 관계자들도 친절해서 인상에 남았다. 그늘이 전혀 없는 넓은 돌문화공원의 땡볕을 돌면 그 카페에서 커피나 음료를 마시면서 반드시 쉬어야 할 것 같고, 그 때문에 유일한 휴식공간이랄 수 있는 돌하르방 카페는 없어지면 안될 것이다.

다음으로 좋았던 것은 제주 전통초가 마을이었다. 여러 박물관에서 듬성듬성 보았던 제주 전통초가들을 일목요연하게 재현해 놓아서 초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더위에 지친데다 아쉽게 다음 일정이 있어서 세거리, 두거리 초가집만 자세히 보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제주돌문화공원 안내도, 관람요금과 관람시간 등>

관람요금 : 일반 개인 5,000원 (10인 이상 단체 4,000원) / 청소년과 군인 3,500원 (10인 이상 단체 2,800원)

무료 : 12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국가유공자 / 도민 할인(신분증 확인 후) 50%

관람시간 : 09:00~18:00(매표는 17:00까지)

휴원일 : 매주 월요일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상징탑>

내가 길을 잘못 들어 본 '돌덩이들'로 표현한 것이 바로 아래 사진의 오백장군 상징탑들로 수많은 돌탑 중 가장 크다. 굳이 이름이 붙어있으니 그러려니 하는 것이지 누가 이 돌들을 오백장군 상징탑으로 보겠는가? 게다가 이 부근의 돌탑은 부지는 넓지만 100개도 안 될 정도(추측)로 갯수가 작다.

 

오백장군은 한라산 영실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신화 중 어머니를 그리며 한없이 통탄하다가 바위로 굳어져 버린 오백 아들의 심상을 다양한 형태의 사람 머리 모양의 자연석으로 오백장군을 형상화한 석상들이다. 오백 장군의 어머니인 설문대할망은 바다보다 깊고 산보다 높은 모성애의 화신이라고 한다.

 

 

 

<제주돌문화공원 제3코스 입구>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

이름과 달리 이곳에서 무슨 전시회를 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 오백장군 관련 상설전시와 다른 전시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적인 건물이 아닐까 추측...

 

 

<오백장군 군상과 오백장군 상징탑>

 

 

 

<어머니를 그리는 선돌>

불타는 마그마가 지면을 타고 흐르다 멈춘 순간 응축작용에 의해 세 토막으로 금이 간 용암석이다. 이 선돌은 신화 속의 설문대할망을 그리워하는 막내 아들의 모습을 연상하도록 한라산 영실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죽솥을 상징한 연못>

이 작은 연못은 설문대할망이 빠져 죽었다는 죽솥을 상징한다. 연못 주변 여기저기에 한맺힌 오백 아들의 석상을 세워놓았다. 석상들은 이 자리에 서서 바다보다 깊고 산보다 높은 어머니의 사랑을 영원히 기리고 있다.   -현지 안내문-

 

 

 

<죽솥을 상징한 연못 앞의 쉼터>

 

 

<돌하르방의 뜻, 역할, 역사, 종류>

돌하르방이란 말은 '돌 할아버지'란 뜻의 제주어로, 원래는 우석목, 무석목, 벅수머리, 옹중석 등으로 불렸다. 돌하르방은 성문 입구에 서로 마주 보게 배치되어 마을의 안녕과 융성을 기원하는 수호신적 기능, 벅수나 장승과 같이 사악한 것을 막아주는 주술 종교적 기능, 성 안팎을 나누는 경계의 구분이나 성문 출입을 제한하는 위치 표시 및 금표적 기능을 한다.

 

돌하르방은 1754년(영조 30년) 김몽규 목사가 세웠다고 한다. 대정현과 정의현에는 동, 서, 남문 밖에 각각 8기씩 세웠으나 1기는 없어져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제주도에는 45기의 돌하르방이 남아있고 2기는 민속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돌하르방의 평균 신장은 제주목의 것이 181.6cm, 정의현 141.4cm, 대정현 136.2cm이다. 제주목의 것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음각선이 굵고 힘찬 느낌이 강한 반면, 정의현과 대정현 것은 작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제주특별자치도민속자료 제2-21호는 분실되었다는 돌하르방 1기와 한쌍을 이루었던 것으로 2009년 3월 11일, 제주시 아라1동 1795-1 탐라목석원에서 제주돌문화공원으로 보관장소가 변경되어 현재 이곳에서 전시하고 있다.   -현지 안내문-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서로 다른 돌하르방들이 총집결되어 있어서 미세한 차이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석상>

 

 

<제주돌문화공원의 재현한 훈장묘>

제주시 공설묘지 안에 있는 매우 특이한 묘로 약 100년 전의 것이다. 최근 세워진 묘비에는 '서계 안용식 거사의 묘 단기4255년 6월 26일 순명(西溪居士安鏞植之墓...)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묘의 무릎을 꿇고 앉은 동자석과 모자를 쓰고 있는 문인석은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며 상석 옆에 놓여진 돌벼루, 향석, 묘자리 또한 특이하다. 동자석의 형태나 돌벼루 등으로 보아 글을 가르치던 이의 무덤으로 여겨진다. 제주도 내의 유일하고 귀중한 석상으로, 한 때 동자석과 문인석은 문인석은 도난을 당해 문인석은 수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동자석 2기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현지 안내문-

 

서기를 단기로 바꾸기 tip : 현재 연도 + 2333.

위의 4255년은 서기로 바꾸면 1922년, 올해는 2021이니까 2021+2333= 단기 4354년이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군상>

 

 

<제주돌문화공원 어머니의 방과 내부의 용암석>

밭 가운데 쌓아놓은 돌무더기를 제주어로 '머들'이라고 하는데, 이 머들의 형태로 용암석굴을 만들어 45cm 수면 위에 진귀한 용암석 하나를 설치해 놓았다. 이 용암석은 모성애의 화신이 된 설문대할망이 아들을 안고 서있는 모습으로, 특히 벽과 수면 위에 비친 그림자가 일품이다. (용암석 높이 : 160cm, 폭 45cm)

두번째 사진은 설문대할망이 아들을 안은 모습의 용암석, 세번째 사진은 오백장군 중 막내의 형상을 한 차귀도의 장군석과 이를 닮은 수석이다.

 

 

 

 

<어머니의 방에서 본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돌문화공원 돌하르방 카페와 메뉴-가격>

 

 

 

<제주돌문화공원 돌하르방 카페 뒤의 해바라기 밭>

 

 

 

 

 

<제주돌문화공원 돌하르방 카페 내부와 카페에서 본 해바라기 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