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2.01. 이호테우 해변과 우진해장국

큰누리 2022. 1. 20. 16:11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서둘러 김포공항에서 06:30에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이른 새벽에 비행기를 타는 것도 참 오랜만인데 동행인이 출발시각 20분 전에야 탑승구에 도착해서 마음을 졸여야 했다.

 

탑승 후 1시간 만에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예약한 승용차를 가지러 셔틀버스를 탔다. 승용차를 빌린 직후 아침을 먹으러 딸과 조카 등 젊은이들이 강추한 우진해장국으로 향했으나 대기자가 무려 80명! 대기 시간이 40분이란 말을 듣고 일단 번호표를 받은 후 일정에 없던 가까운 이호테우 해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1시간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이동거리가 길어서 해변에 들렀다 돌아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지난 여름에 등대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로 등대를 보았기 때문에 이번엔 해변 주차장으로 갔다. 밤에 등대 쪽에서 본 해변과 아침에 해변에서 등대를 바라보는 느낌은 많이 달랐다. 등대는 존재감이 줄어든 대신 맑고 청량한 겨울 바다와 부두 풍경이 더 다가왔다.

 

이전에는 주로 구좌읍에 거주하는 동생 집에 10일 정도 머무르면서 동생이 일하는 시간을 피해 돌아다녔다. 현지인과  함께하는 장점이 많았지만 일하는 동생에게 미안하고 낮 시간을 활용할 수 없어서 이번엔 일반적인 여행을 선택했다. 

이번 여행은 1월 7일 새벽부터 9일 밤까지 꽉찬 3일 일정이었다. 나더러 알아서 하라고 해서 수많은 블로그와 자료를 뒤져서 동행인들의 취향도 고려하며 일정을 짰다.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은 대부분 들렀고, 지난 여름에 갔던 곳 중에 지나는 길이 겹치면 다시 들른 곳도 있다.

일정 중 못 들른 곳은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산이수동항과 송악산 중 택일하려던 것을 놓쳤다. 용머리해안은 언제, 몇 번을 들러도 좋고, 산이수동항과 알뜨르비행장 쪽은 여름에 들렀을 때 너무 더워서 놓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들르고 싶었다. 이번에 그걸 놓쳤으니 다시 가야할 명분이 확실히 생겼다.

 

이호테우 해안에서 돌아온 시각은 예상보다 40분 정도 늦었지만 번호표를 보여주고 상황을 이야기하니 바로 자리를 내주고 음식을 주셨다. 땡큐, 감사!

우진해장국은 지난 여름에도 들렀다가 대기자가 많아서 포기했는데 해장국도 먹고 이호테우 해안도 들렀으니 일거양득이었다. 우진해장국의 고사리해장국은 구수하고 맛있어서 다음에도 꼭 들를 예정이다.

 

 

<새벽에 비행기 안에서 본 거리풍경들>

어딘지 알 수 없으나 첫번째 사진은 이륙하고 난 직후이니 서울 어디 쯤일 것이다. 두 번째 사진은 이륙 후 6분 쯤 지난 지점이다.

 

 

 

<남해안으로 추정되는 다도해>

제주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07:27이고, 아래 사진은 07:15에 촬영한 것인데 도대체 어디 쯤일까? 제주도 근해에는 이런 다도해가 없는데 시간으로 따지니 12분만에 본토(전라도? 경상도?) 다도해에서 제주도에 도착한 것인가? 전라도(?추정, 본토)와 제주도 사이의 바다를 통과하는데 시간이 너무 짧아서 사진 속의 섬들이 어디인지 몹시 궁금했다. 이 직전까지는 망망대해에서 불을 켜고 고기를 잡는 어선들이 계속 보였다.

 

 

<07:33, 제주공항 착륙>

 

 

<우진해장국집에서 번호표를 탄 후 들른 이호테우 해변>

멀리 흰 말, 빨간 말 등대가 보인다. 밤에 등대 아래에서 본 이호테우 해변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오른쪽에 해수욕장이 있지만 겨울이라 당연히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이곳은 daum지도로 검색을 하니 현사포구로 표기되어 있었고, 이호방파제도 표기가 되어 있었다. 명칭이야 어쨌든 이곳은 이호테우란 지명(테우들이 정박한 이호동의 포구 정도?)에 어울리게 어선들과 그에 필요한 시설들이 많다.

*테우 - 통나무를 엮어 만든 제주도의 작은 고기잡이 배

 

 

 

<이호테우 해변에서 본 흰말, 빨간 말 등대>

 

 

<이호테우 해변의 풍경들>

제주도 해안가에는 타일이나 그림벽화를 조성한 곳이 많은데 바닷바람 때문인지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이곳은 방금 벽화를 조성한 것처럼 말끔했다. 파란 대형 드럼(!)에 그린 그림은 수준이 좀...

 

 

 

 

 

<이호테우 해변에서 본 도로 쪽과 방파제>

원경으로 보이는 도로는 테우해안로 겸 올레길 17코스이다.

 

 

 

<이호테우 해변(현사포구)에서 본 이호테우 등대>

이쪽 포구와 이호테우 등대 사이의 안쪽 깊숙히 이호테우 해수욕장(사진의 오른쪽 밖)이 있다. 현지 안내문에는 해변 입구의 주차장이 이호테우 해변 주차장으로 표시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포구 쪽에서 본 해변 입구>

왼쪽 입구에 이호테우 해변 주차장이 있고, 그 앞에 타일 벽화가, 오른쪽에는 방파제가 있다.

 

 

<이호테우 해변(현사포구)에서 가장 줌인한 이호테우 등대>

휴대폰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1시간 30여분 만에 돌아온 우진해장국 밖의 대기자들>

여전히 인파로 북적북적, 언제 들러도 항상 이 정도(100여명)는 기본이다. 대기자들이 기다리는 동안 나처럼 다른 볼 일을 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현장의 머릿수만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

 

 

<우진해장국 내부>

 

 

<우진해장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사리육개장>

돼지고기와 제주도 고사리를 푹 고아서 되직한 스프처럼 걸쭉한 육개장(해장국)이다. 맵지 않고 구수하며, 워낙 걸쭉하기 때문에 밥을 먹지 않고 국물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어지간한 남자들도 밥과 함께라면 국 한 그릇을 다 먹기 쉽지 않을 정도로 국물이 걸쭉하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제주도의 음식(돗죽이나 고기국수)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 입에도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