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옥정호의 雲霧와 국사봉의 日出

큰누리 2012. 6. 7. 01:20

지인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카페에서 주관하는 몽촌토성 답사를 포기하고 사진을 찍는 동아리에 묻어 주산지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행선지가 국사봉과 선운사로 바뀌었다. 선운사야 자주 들르는 곳이지만 국사봉이라고, 그리고 태봉이나 국사봉 같은 지명은 하나 둘이 아닌데... 그래도 남이 운전해주는 차에 묻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밤 12시 다된 시각에 피곤에 절은 몸으로 차에 올랐다.

차안에서 졸다 도착했다는 말에 깨어보니 깜깜하다. 새벽 4시 15분, 그런데도 주차장은 만원이니 참 부지런들하다. 사진 촬영에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남보다 일찍 올라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너무 지치고 추워서 남자들만 올라가고 여자들은 뒤늦게 차에서 녹아떨어졌다. 에라이, 사진 못 찍으면 어떠랴? 눈으로 담아가면 되지.

 

그렇게 잠시 눈을 붙였다 밖을 보니 여명 속에 산 아래로 운무가 자욱하다. 장관을 놓칠 뻔 했구나 싶어 엄청나게 가파르고 어둑한 산길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래의 몇 장을 건졌다.  놓치기엔 너무 아름다운 장관이어서 관절염 통증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정확한 촬영지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의 국사봉이다. 전주 외곽에 있는 옥정호를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새벽의 물안개가 아름다워 사진사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호수 중앙의 붕어를 닮은 섬도 유명하다.

 

 

<와, 운무와 물안개다!>

이 맛에 찍사(!)들이 밤샘 운전을 하고 차안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일출 사진을 찍는구나! 새벽녘에야 잠을 자는 내게는 거의 처음 만나는 신천지였다.

 

 

 

 

 

 

 

<붕어를 닮은 붕어섬>

 

 

 

 

 

경치도 아름답지만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모습 아름답다.

 

 

<촬영하는 사이 날은 밝고...>

 

 

<국사봉에서 5분쯤 아래에 있는 마을의 물안개>

수묵화가 따로 없다. 이렇게 직접 물안개를 보기는 처음인데 환상적이었다. 이런 것이 바로 신선들이 사는 仙界가 아닐까?

 

 

 

<서리 맞은 쑥부쟁이>

 

 

<옥정호 언저리의 습지>

작은 순천만 같다. 흔히 볼 수 없는 몽환적인 풍경에 그저 감탄만 연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