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그림자조차 물든 선운사의 단풍1

큰누리 2012. 6. 7. 01:31

올해 단풍은 참 아름다웠다. 해마다 단풍이 마냥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갑자기 사나흘 정도 추웠다 이후로 날이 포근해야 단풍이 오래 간다. 중간에 비바람이 몰아치지 않아야 하고...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위의 조건이 모두 충족된 때를 만나는 것은 대략 5, 6년에 한번 정도이다. 올해가 그랬다. 그걸 보려면 때를 맞춰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몇 번 나가지 않았지만 시간과 장소가 맞아 올해는 단풍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단풍은 꽃보다 더 화려하다. 어쩌면 죽기 전(?)의 마지막 몸부림이라 그럴 지 모른다. 그 현란함을 보노라면 눈이 어지럽다.

 

선운사는 주변 경관이 도무지 절집같지 않다. 봄에는 입구의 화려한 벚꽃과 뒷산의 동백이, 여름에는 경내의 오래된 배롱나무(=목백일홍) 꽃이, 늦여름엔 화사한 우산살 같은 꽃무릇(석산)이, 가을엔 입구 개천의 현란한 단풍이 고요해야 할 절집의 이미지를 무너뜨린다. 그러나 어쩌랴? 무엇이 어째야 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우리네들의 편견일 뿐...

 

 

<주차장에서 본 선운사 뒷산(선운산)>

 

 

<선운사 입구의 벚나무, 은행나무길>

벚나무와 은행나무의 붉고 노란 단풍은 다 졌지만 봄이면 동백숲보다 이 길이 더 아름답다. 줄지어 늘어선 노점상들의 물건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봉동 생강, 얼리거나 쥬스로 만든 고창 복분자, 솔잎가루, 각종 말린 나물 등등...

 

 

 

<선운사 입구 길, 개울 건너편>

 

 

<봄빛을 연상케 하는 개울 건너의 가을 숲>

맨앞의 누리장나무 열매가 진달래 같다.

 

 

<선운사 입구의 고창 고인돌>

 

 

<미당 서정주 시비>

난 이 양반 호만 보면 <전두환 대통령 시리즈>의 '말당'이 자꾸 생각난다. ㅎㅎ,,,

 

 

<선운사 일주문>

 

 

<일주문 지나 개울가=도솔천의 단풍들>

낙엽 위에 떨어진 나무의 그림자가 붉은 색이다!

 

 

 

 

 

 

 

 

<절앞의 홍예교(극락교)>

새로 단장 중이라 절 입구가 어수선하다.

 

 

<선운사 입구>

 

 

<선운사 천왕문>

 

 

<선운사 경내>

중앙에 있는 여름의 화려한 배롱나무꽃 대신 주황색 감이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빛을 뽐내고 있다. 짙은 녹색은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동백나무숲이다.

 

 

<만세루에서 본 대웅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