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2011 군산호수 구불길-봄1

큰누리 2012. 6. 8. 18:42

군산호수라는 현재(2022.9)의 명칭에 맞게 제목은 바꿨지만 당시에는 군산저수지, 혹은 옥산저수지로 불렸다.

군산저수지는 현지인들에게 옥산저수지로 많이 불린다. 현지 안내문에도 옥산저수지로 표기되어 있다. 지난 겨울, 연로하신 이모님과 구불길 군산저수지 구간(마실길)을 돌았다. 날이 저물어 무서워하시는 이모님 때문에 완주를 못해서 미련이 남았는데 일본에서 잠시 들른 동생이 아버지 산소 성묘를 하고 싶어했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10년이 지나도록 일본에 사느라 성묘를 못한 동생을 생각해서 연휴 마지막 일정을 군산의 아버지 산소와 구불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낙착을 봤다.

 

구불길 군산저수지(마실길) 구간은 지난 겨울에 둘러보고 이미 사진을 올렸지만 봄에 둘러보는 것도 느낌이 아주 좋았다. 사람 발길이 드문 것은 여전했다. 그런 아름다운 곳을 모르는 것인지 너무 지척이이라 대접을 못 받는 것인지... 동생과 호젓하게 쉬엄쉬엄 완주하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이다. 택시기사에게 들은 바로는 성인 걸음으로 4시간 정도 걸린다고...

아침 9시 40분에 영등포역에서 기차 타고 군산역에 도착-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추천 받은 맛집에서 매운탕을 먹고- 택시 타고 구불길 옥산저수지 입구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완주하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 서울에서 출발해서 하루에 돌기 좋은 코스이다. 물론 나는 아버지 산소 성묘를 위해 인근의 이모님 댁으로 갔지만...

 

 

<친구에게 추천 받은 일식집의 매운탕 스키다시>

1인당 12,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식 회 메뉴 같다. 일본어 좀 생략하려고 스키다시를 검색 했더니 기본 안주, 밑반찬, 곁들인 안주 등으로 나오는데 어떤 것도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군산저수지>

반쯤 돈 지점에서 본 출발지점(제방)이다. 원경의 빌딩들은 군산 신시가지.

 

 

<구불길 군산저수지 구간(마실길)의 첫번 째 왕버드나무 군락지>

구불길의 명물이라면 3곳에 산재한 왕버드나무 군락을 꼽을 수 있다. 봄에는 녹음이 우거져 존재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겨울에 보면 묵은 줄기와 물 속에 드리운 뿌리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군산저수지 구불길의 대나무숲>

대나무가 많은 곳은 전에 인가가 있었던 곳이라고... 옥산저수지 마실길 구간은  왕버드나무, 대나무, 소나무, 참나무, 사방오리나무와 물오리나무가 많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플라타너스, 물푸레나무와 팥배나무, 청미래덩굴, 으름덩굴, 인동덩굴 등도 많이 보인다. 

 

 

<군산저수지의 참나무 군락>

 

 

<왕버드나무 2세들과 작은 습지>

 

 

<군산저수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식물인 졸방제비 군락>

이외에 뱀딸기, 마삭줄, 현호색, 호장근, 쇠별꽃 등을 많이 볼 수 있다. 꽃가루(주로 송화가루) 때문에 식물들의 잎이 (누런 게 아니라) 허옇다.

 

 

<마삭줄 군락>

 

 

<둥근잎조팝나무>

 

 

<마실길의 두번 째 왕버드나무 군락>

이곳에만 제법 긴 목도가 설치되어 있다. 목도를 따라 밖으로 나가면 회현면의 고사리 마을과 연결이 되는데 내 외가가 있던 곳이다. 얼마나 녹음이 짙은지 물조차 짙은녹색이다. 그 밖에 유주를 닮은 뿌리덩어리도 볼거리이다.

 

 

 

중앙 쯤의 3개의 주머니 같은 물체는 왕버드나무 뿌리 덩어리이다.

 

 

 

<사방오리나무와 강태공>

물가로 내려가 조심스레 낚시상황을 여쭤보니 어망에 가득 담긴 팔뚝만한 베스들을 보여주셨다. 잔잔해 보이는 풍경과 달리 이 곳조차 서양 물고기 베스가 점령한 모양이다. 무분별하게 덩치가 크다고 들여왔다가 우리의 생태계를 고사 시킬 뻔한 황소개구리와 베스...

 

 

<군산저수지의 습지 입구>

 지난 겨울엔 바로 이 곳에서 어두워서 지름길인 황새고개로 발길을 돌렸다. 옥산저수지에서 가장 큰 습지인 이 부근의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호장근 군락>

호장근은 줄기가 튼실해 보이지만 실은 속이 빈 '허당'이다. 염료로 쓰이는 식물이다.

 

 

<딥 키스를 하는 군산저수지 구불길의 연리지>

연리지나 연리목은 답사를 하다 더러 만나는데 진한 키스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은 이곳이 단연 최고이다!

 

 

<쓰러진 한 그루 나무로 만든 고슴도치와 인물 마스크>

고슴도치는 겨울과 달라진 게 없는데 마스크는 색깔이 다소 거무튀튀해졌다. 쓰러진 나무 한 그루를 가운데 부분은 잘라내고 왼쪽의 뿌리 쪽은 고슴도치를, 오른쪽의 윗부분은 인물 마스크를 만들었다. 탁월한 센스!

 

 

 

<무서웠던 대숲 구간>

숲이 무성해서 컴컴한데다 대숲 사이로 난 통로가 비좁아 한 사람이 쪼그리고 겨우 통과할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