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호수라는 현재(2022.9)의 명칭에 맞게 제목은 바꿨지만 당시에는 군산저수지, 혹은 옥산저수지로 불렸다.
군산저수지(구불길)의 가장 큰 매력은 구불구불한 저수지를 따라 조성되었기 때문에 험하지 않아서 누구나 부담없이 돌 수 있고, 그러면서도 숲이 깊고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거의 모든 구간을 왼쪽 저수지의 파아란 물을 보며 걸을 수 있어서 눈맛이 정말 즐겁다. 하지만 지난 겨울에 이어 봄에 가보니 탐방객(?)을 위한 배려인지 오솔길이 더 넓어지고 그 때문에 주변의 나무들이 많이 베어져 있었다. 군산시가 개발과 보존의 딜레마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군산저수지의 자연상태가 탁월한 것은 오랜동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었기 때문인데 갑자기 관광 혹은 친환경 편의시설처럼 되면서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꾸 손대고 잘라낸다면 한번 훼손된 자연은 원상회복이 어려울 뿐더러 자연에 대한 예의(?)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에 놓친 구불길 군산저수지 습지 구간은 특히 볼거리가 많았다. 주변에 으름덩굴들이 우거졌는데 늦은 시기임에도 꽃이 남아있었다. 한국형 바나나로 불리는 으름열매를 따먹으러 때맞춰 한번 쯤 더 가보고 싶다. 아니다, 시간만 된다면 언제라도 자꾸 가고 싶다!
구불길은 진입로가 한 곳 뿐이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어도 밖으로 나갈 곳이 마땅치 않다. 비교적 평탄한 길에 아름답고, 깨끗하고, 길지 않은 코스이니 시작하면 끝까지 갈 일이다. 입구에 쉼터(정자) 1곳, 잘라낸 나무줄기로 만든 의자가 간간이 있긴 하지만 도중에 마실 물이나 인공적인 시설이 전혀 없으므로 반드시 물과 간식을 챙겨가야 한다.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그런 점이 군산저수지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으름덩굴>
큰 것은 암꽃, 작은 것은 수꽃이다. 익으면 열매가 쩍 벌어지기 때문에 수하부인(樹下婦人)으로도 불린다. 마실길에는 으름덩굴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나무를 타고 올라간 으름덩굴과 참나무 숲>
<빗살현호색 군락>
현호색 군락도 상당히 넓게 분포되어 있다.
<군산저수지 습지>
<습지의 왕버드나무들>
왕버드나무들은 물을 좋아해서 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군산저수지 습지>
<군산저수지의 어치(산까치)로 추정>
<습지 바깥의 마름 열매>
마름은 부레옥잠처럼 물에 떠서 자라는 식물이다. 뿌리에 아래와 같은 알맹이가 달려 익은 것을 쩌먹으면 밤처럼 고소했던 걸로 기억한다. 마름 열매는 내게 특별한 추억이 있다. 지금은 인연이 끊어진 전쟁고아였던 수양이모가 나무를 해오면서 이걸 건져다가 밥솥에 쪄주곤 했었다.
<군산저수지 습지와 야생 등나무>
등나무꽃에 홀려 무작정 앞만 보고 나아가다 발이 빠져서 후퇴 - 우회해서 접근에 성공.
<윗 사진의 야생 등나무꽃>
나무둥치가 엄청난 크기...
<자연산 등나무가지>
도심에서 보는 등나무는 가지런히 꼬이며 올라가지만 자연적으로 자란 등나무는 이렇게 생겼다.
<구불길 표식과 옥사모 플래카드>
안내판에는 마실길로 쓰여있는데 플래카드에는 둘레길로...
<드디어 5시간 만에 마실길 입구로...>
구불길은 진입로가 한 곳 뿐이라 들어간 길 왼쪽으로 저수지를 끼고 한 바퀴 빙 돌아서 나와야 한다.
<군산저수지 진입로>
이 곳에서 군산저수지 마실길 걷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잔디보호를 위해 5, 6월 2개월 동안 출입이 금지되고 대신 오른쪽의 길을 이용한다.
<잔디보호를 위해 통제된 구간 대신의 진입로>
<군산저수지 입구의 조형물>
사진 위로 달이 보인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사진의 거북이처럼 슬슬 즐기며 정말 즐겁게 완주했다.^^
<군산저수지 입구의 등나무가지 조형물 - 소>
<군산저수지 입구의 군산시 옥산면사무소>
<군산저수지 입구의 군산옥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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