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묵은 큐슈여행8 - 숙소, 먹거리

큰누리 2013. 1. 19. 23:13

큐슈여행 때 먹거리는 우리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한국 관광객이 당시에 대세였기 때문에 일본음식조차 관광지에서는 상당히 한국화되어 있었다. 덥고 습한 섬이라 오리지널이라면 짠 게 맞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밤에 밖에 나가 음식점이나 선술집에 가면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마늘 냄새, 김치냄새'처럼 '일본인 특유의 짠내(장아찌 냄새)'가 난다.

 

나는 동행한 동생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일반적으로 부페식인 경우 대기하는 동안 정체가 애매한 음식의 경우 개인 접시에 한 젓가락을 담아 먹어보고 고르는 방법을 취했다. 입에 맞으면 넉넉히 담고, 아니다 싶으면 패스하고... 그렇게 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사진에는 없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음식은 벳부 후지칸호텔에서 먹은 도가니탕이다. 다시마와 당면을 예쁘게 리본처럼 묶은 음식으로 보고 다른 이들은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위의 방법으로 먹어보고 도가니탕이란 걸 알았다. 그래서 비싸고 맛있는 도가니탕을 실컷 먹었다.

 

또 기억에 남는 음식이라면 쌍둥이 명란젓이다. 쌍둥이 명란젓은 큐슈의 특산품이라서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명물이다. 우리나라의 농부처럼 명란 형제가 흰 머리끈을 질끈 두른 상품으로 브랜드화 되어 있다. 특별히 다른 양념을 넣지 않고 소금으로 간을 한 것인데 정말 담백하고 맛있다. 매콤하고 쌉싸름한 우리나라의 명란젓과 많이 다르다. 지금도 그 명란젓을 생각하면 군침이 돈다. 

단조로운 아침 밥상에 다행히 명란젓이 나오는데 그 명란젓을 터트려서 밥에 비벼먹거나 밋밋한 야채샐러드에 섞어 먹었다. 대신 따로 나오기 때문에 알아서 챙겨먹어야 한다. 그러면 '맛 없는 일본 아침 밥상'이란 말이 쏙 들어간다.

 

또 다른 추천 음식(?)은 '가보수'라는 술이다. 우리나라의 탱자나 귤 비숫한 과일로 담은 과실주인데 가미를 하지 않아 쌉쌀하지만 물에 타 마시면 담백하고 뒤가 깨끗해서 아주 좋다.

마지막 추천 음식은 생미역이다. 큐슈의 생미역은 현지의 자랑거리이기도 하지만 먹어보면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정말 싱싱하고 맛있다. 나는 미역쌈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먹는데 큐슈에서 생미역은 나오기만 하면 꼬박꼬박 챙겨먹었다.

 

 

<첫날밤 숙소, 거북이호텔>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고 호텔 이름에 거북 龜가 들어가서 내 마음대로 붙인 이름... 일본은 겨울에 여행 가서 온돌이 없는 민가에 묵으면 한국 사람은 얼어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호텔에는 라디에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전혀 불편이 없다. 호텔(뿐 아니라 일본 전역이 다 그렇다) 전압이 110볼트라는 걸 제외하면 전혀 불편이 없다.

 

 

<큐슈 거북이호텔>

앞 건물은 주차장, 왼쪽 건물이 호텔이다.

 

 

<두번째 날, 벳부 후지칸호텔의 저녁식사>

나베(냄비)요리가 특히 맛있고, 제대로 격식을 갖춘 메뉴이다. 아침식사도 맛 있었고, 음식이 한국사람 입맛에 아주 잘 맞는 곳이다. 맛있는 도가니탕도 여기서 아침에 먹었다. 일본인들은 아침을 날계란에 밥을 말아서 후르르 마시기 때문에 호텔조차 아침식사가 유난히 부실하다.

 

큐슈에서 숙박하는 동안 음식은 최고인 반면에 종업원들이 가장 불친절한 곳이기도 했다. 내가 일본어를 모르는 줄 알고 종업원들이 '한국인들은 매너 없고 시끄럽다'고 흉을 보고 질문을 해도 모른다고 불친절하게 대답하곤 했다. 내가 알기론 우리 일행 중에 특별히 소란을 피우거나 매너 없는 사람은 없었다.

 

 

첫날 거북이호텔에서 벌어진 에피소드 : 예상한대로 날계란과 밥, 단무지 3쪽, 손가락만한 소시지 3개와 아주 작은 김 3장이 아침으로 나왔는데 날계란인 걸 안 내가 '깨면 안 돼요'라고 말함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계란이 줄줄이 터졌다. 밥에 비벼먹는 날계란인 줄 모르는 일행들이 찐계란인 줄 알고 툭툭 두드려서 깨버린 것이다.

 

 

 

<벳부 후지칸호텔에서 유카타를 입고>

동행한 사람들이 밤에 씻고 심심한지 슬슬 로비로 나오기 시작했다. 자판기의 음료를 뽑으려다 손으로 계산을 하더니 모두 포기했다. 1백엔 = 820원(엔화가 최저가였던 상황임)...

 

 

<세번째날의 숙소, 구마코토 마루코호텔과 빈약한 아침밥상>

호텔의 숙소는 무난하다. 화려해 보이는 아침밥상은 단체식이라 줄줄이 늘어놓아서 그렇지 한국인들이 아주 싫어하는 전형적인 일본식 아침상이다. 밥 한공기, 김 3장, 묽은 미소시루(된장국), 소시지 2개, 단무지 2개, 양배추샐러드...

 

 

 

 

<나흘째 숙소인 후쿠오카 클리오호텔>

4개의 호텔 중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호텔이다. 뿐만 아니라 호텔에 복합적인 음주시설이 있는데 값도 비싸지 않고 분위기도 아주 좋다. 

한층을 툭 터서 여러 개의 bar 비슷한 시설이 입주해서 각기 다른 메뉴로 고를 수 있다. 생맥주, 칵테일, 일본식 술 자리 등... 밤에 가장 여행 기분을 낸 곳이다.  

 

 

<후쿠오카 클리오호텔 앞의 하카타역>

 

 

 

 

 

<후쿠오카 클리오호텔에서 본 신칸센 하카타역>

우리 방에서 하카타역이 훤히 보였다.

 

 

 

<호텔 화장실의 전기 코드> 

일본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110볼트이다. 따라서 일본여행을 하려면 공항에서 110볼트로 변환할 수 있는 간이 변압용기를 사야 한다.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에 있고 값은 1, 2천원이면 된다. 그거 안 가져 가면 디카나 휴대폰 충전을 전혀 할 수 없다.

 

 

<귀국하러 후쿠오카공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