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3. 6/2. 우리집 화단

큰누리 2013. 6. 2. 15:52

<플루메리아가 있는 우리집 화단> 2013. 6/2 촬영.

중앙 쯤의 가장 앞에 보이는 식물이 플루메리아이다. 플루메리아는 작년에 현재의 집으로 이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시장의 노점상에서 산 식물이다. 살 때 이름은 '하와이언 러브'였다. 화원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임의로 붙인 이름인데 그러려니 했다. 두툼한 줄기 끝에 넓은 잎이 서너개 뻘쭘하게 달린 모양이 재미있어서 샀는데 줄기를 눌러보니 약간 말랑했다.

 

작년 여름, 갑자기 날아든 사마귀가 들깨잎에 둥지를 틀고 이곳을 별장처럼 가끔 드나들었는데 그 사마귀 촬영을 하다 문득 이 나무가 플루메리아란 걸 깨달았다. 플루메리아는 동남아에서 가장 흔하게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는 나무로 꽃이 아름답고 특히 꽃향기가 대단하다. 하와이언들이 환영 꽃목걸이로 이 꽃을 사용해서 '하와이언 러브'라는 애교스런 별칭이 붙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열대성 식물이라 겨우내 집안에 모셔두었다가 며칠 전에야 밖에 내놓았다. 추위에 약한 식물이라 겨울 동안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몽둥이처럼 줄기만 남아서 '과연 내년에도 살까?' 싶었는데 보다시피 멀쩡하다. 줄기 아래의 오톨도톨한 부분은 잎이 떨어진 자리이다. 처음에 말랑했던 줄기도 이젠 거의 딱딱해졌다.

 

키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동남아에서 다 자라면 5m쯤 되는데 과연 이 친구가 그 때까지 살 수 있을까, 살아남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어디에 두어야 하나)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을 가끔 한다.

 

 

<꽃고추와 아마릴리스>

꽃고추는 시장 노점상에서 2주 쯤 전에 구입했다. 이름은 업자들이 대충 붙인 것 같다. 줄기와 열매가 보라색이고 잎에도 보라색이 돌지만 열매가 익으면 흰색이나 빨강이라고 한다. 며칠 전부터 가장 여문 열매가 약간 붉은색으로 변하는 중이니 이 녀석은 붉은 꽃고추인 모양이다. 어쨌든 별탈 없이 건강하게 잘 정착했다.

 

중앙 오른쪽의 아마릴리스 역시 시장 노점상에게 산 식물이다. 오토바이에 양파처럼 아마릴리스 구근만 담아놓고 파는 분한테 1,500원씩 주고 빨간색 2개, 빨강과 흰색이 섞인 것 1개를 사서 함께 심었다. 살 때는 구근 밑의 뿌리를 3~4개만 남기고 모두 자른 상태였는데 옮기자마자 바로 자리를 잡고 자라서 벌써 개화하기 직전이다. 2~3일 사이에 만개할 것 같다.

 

맨 왼쪽의 식물은 작년에 톡톡히 향기 덕을 본 허브식물인 구문초이다. 일반적으로 벌레를 쫓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벌레를 쫓을 정도는 아니어도 특유의 향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벌레가 생기지는 않는다. 창가에 두었더니 바람이 불 때마다 향기가 살랑살랑 들어와서 작년 여름 내내 기분이 좋았다. 겨울 동안 실내에서 웃자란 부분을 잘라냈더니 본 줄기에서 새로운 줄기가 막 생기는 중이다.

 

 

 

<미니 해바라기라는 이 꽃>

며칠 전에 길을 가다가 눈에 띄어 화원에서 구입했다. 본 적이 없는 꽃인데 화원 주인은 이름이 '미니 해바라기'라며 번식력이 좋으니 넓은 곳에 심으라고 했다. 어디를 봐도 해바라기와 닮은 구석이 없다.

 

 

<접란(나비란)>

이미 꽃이 핀 줄기인데 안방에 두었더니 웃자라서 며칠 전에 밖에 내놓았다. 꽃이 핀 줄기를 잘라 물에 담궈두면 뿌리가 생긴다.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꽃줄기들이 너무 많아 어미가 버거워하는 것 같아 작년에 꽃줄기를 잘라 뿌리를 내려 심었더니 온집안이 접란 투성이이다.

 

 

<작년에 꽃줄기를 잘라 이식한 접란(나비란)들>

잎이 매끈하고 좁은 것은 접란이고 약간 주름이 지고 넓은 것은 비제티 접란이다.

 

 

 

 

<접란 모체와 매발톱>

왼쪽 위의 식물이 접란 모체이다. 겨울 동안 실내에서 웃자라 부실하더니 밖에 내놓은 후로 건강함을 되찾았다. 매발톱은 올봄에 꽃이 핀 것을 구입했는데 꽃이 진 후로 감감무소식이더니 한달여 만에 새로 꽃이 피고 있다. 한련화와 매발톱 잎은 연잎처럼 방수성이 있어 물을 주면 물방울이 튀어오른다.

 

 

<시계방향으로 봄 과꽃과 오스테오스 퍼뮴, 들깨, 공작초, 한련화>

무성한 들깨순 속에서 상추 한개가 싹이 텄다. 들깨에 치어 제대로 자랄까 싶었는데 아직까지는 생존해 있다. 들깨 화분은 그야말로 작은 약육강식, 복불복의 세계이다.

 

 

<감자, 오스테오스 퍼, 잇꽃(홍화), 플루메리아>

감자는 아직까지 4개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잇꽃(홍화)은 지력이 달리는지 약간 누렇게 떠서 제대로 성장할 지 조금 걱정이 된다.

 

 

<윗줄은 오스테오스 퍼, 봉숭아, 스피아민트, 매발톱, 아랫줄은 접란, 들깨, 이름 모르는 꽃>

일주일 쯤 전에 뿌린 봉숭아가 새 식구가 되었다. 웃자라서 좀더 자라면 솎아줘야 할 것 같다. 스피아민트는 작년에 모종을 사서 심은 것인데 겨울 동안 웃자란 순을 잘라냈더니 건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작년에 우리집에 날아든 사마귀에게 식량을 제공했다. 꽃이 무성하게 피어서 스피아민트꽃에 날아든 곤충들을 먹고 사마귀가 연명한 것이다.

 

연두색 화분의 들깨 역시 작년 들깨 씨앗이 저절로 떨어져 자란 것이다. 원래는 장미허브 자리였는데...

 

 

<계단 틈에서 자라는 들깨>

이 들깨 역시 작년의 들깨에서 쏟아진 씨앗이 1층의 계단 틈에서 싹이 튼 것이다. 첫번째 계단에서 자라는 중인데 방수처리를 한 갈라진 틈에서 튼튼하게 자라는 것을 보면 생명의 존엄성이 느껴지기조차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