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3. 6월 우리집 화단의 아마릴리스, 한련화

큰누리 2013. 7. 17. 22:57

올봄, 시장통으로 퇴근을 하는데 좌판에서 아마릴리스 구근을 팔고 있었다. 강렬한 선홍색 꽃 때문에 구미가 당겼지만 그간 구근식물을 키워본 결과가 좋지 않아서 잠시 망서렸다. 하지만 그 놈의 꽃 색깔에 넘어가 1,500원씩 주고 3개를 구입했다. 살 때는 분명히 빨강과 흰색에 빨간줄이 있는 2종류로 골랐는데 다른 손님들이 고르면서 뿌리가 섞였는지 결과는 모두 빨강이었다. 3개를 고른 이유는 자꾸만 늘어나는 화분이 부담스러워 한 화분에 3개를 함께 심으려고 한 것이다. 잔뿌리를 자른 상태로 파는 아마릴리스는 양파 같았다.

 

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꽃대 4개가 올라왔다. 3개 중 1개에서 꽃대 2개가 올라온 것이다. 아마릴리스는 상사화나 꽃무릇처럼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진 후 군자란처럼 생긴 잎이 올라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열적인 선홍색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개화 기간은 생각보다 짧았지만 꽃대가 시차를 두고 올라와서 일주일 정도를 눈이 호사했다. 정말 화려한 꽃이다. 남의 꽃을 볼 때는 몰랐는데 내가 직접 키워보니 상당량의 꽃가루가 개화한 다음날부터 지저분하게 주변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좋으니 내년에도 뿌리를 잘 관리해서 또다시 화려한 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3.6/4.>

처음으로 꽃이 피었다. 오른쪽 뒤에서 다른 송이가 막 개화 준비 중이다. 아마릴리스는 꽃송이가 워낙 크고 색이 화려해서 다른 꽃을 모두 재치고 시선을 끌지만 제대로 된 개화 기간은 4일을 넘기지 못한다. 아마릴리스 뒤의 잎이 넓은 식물 2개는 플루메리아이다.

 

 

 

<2013.6/5.>

하루만에 다른 꽃대에도 꽃이 피었다. 아마릴리스는 꽃대 1개에서 2개씩 꽃이 핀다.

 

 

 

 

 

<2013.6/8.>

꽃대 4개의 꽃이 모두 피었다. 가장 먼저 핀 꽃은 꽃가루가 흩어져 지저분하다. 이 정열 덩어리를 오래 보고 싶었지만 개화 기간이 너무 짧다! 화무십일홍이라더니...

 

 

 

 

여기서부터는 덤이다. 화분 정리를 하면서 장화분에 너무 촘촘하게 자생한 들깨를 2/3쯤 솎았다. 이게 무슨 대수일까마는 '내가 키웠다'는 특별함 때문에 깨끗이 씻어서 상추쌈에 끼워먹었다. 이렇게 인간은 간사하다. 거져 줘도 사양할, 한줌도 안 되고 특별히 더 맛있는 것도 아닌 들깨순을 '내가 키웠다'는 이유만으로 뿌리까지 맛있게 먹었다. 잔뿌리 사이에 낀 흙은 왜 그렇게 많은지...

 

 

인터넷으로 씨앗을 구매해서 4월 초쯤 파종한 한련화가 6월 6일, 드디어 꽃을 피웠다. 씨 뿌리고 두달여가 지나도록 키도 안 자라고 부실하기 그지 없었다. 제대로 크면 25cm는 족히 넘는데 우리집 화분의 한련화는 10cm를 넘지 못했다.

 

2년째 화분에 파종을 해보니 대부분의 식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어느 시점에서 꽃을 피워버렸다. 생육조건이 여의치 않다 싶으면 식물들은 폼나게 자라는 것을 포기하고 본능적으로 2세를 만들어버린다. 미물도 못 되는 식물 주제에(!) 얼마나 약은가! 더 자라지도 않고 가뭄에 콩 나듯 잊을만 하면 꽃 1개씩 피우는 이 녀석을 나는 치우지도 못하고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사진보다 한층 더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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