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마도 여행9 - 한국전망대, 토요포대, 미우다하마

큰누리 2014. 1. 11. 18:36

대마도 여행기를 쓰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내가 필요로 하는 만큼 대마도 지도가 없었다는 점이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지도도 지역 명칭이 달라서 찾기가 쉽지 않았고, 아예 제공되지 않는 정보도 많았다. 우리가 출국한 하타카츠항은 분명 대마도의 북쪽 어디 쯤에 있었을 텐데 지도에는 그 비슷한 이름도 없었다. 대마도 가장 북쪽에 있었던 것은 '한국전망대'였다. 이 편에 올린 내용들은 마지막 일정이었으니까 아마 상대마도 중에서 가장 윗부분에 있는 곳들이 아닐까 한다.

 

 

<대마도의 초밥집 미나토스시>

우리 일행이 대마도에서 마지막으로 식사를 한 곳이다. 제대로 일본 음식점 느낌이 났고, 유부초밥 한쪽 끝을 길게 늘인 후 그것으로 밥이 보이는 부분을 덮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동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섬 답게 음식이 좀 짰다. 장소는 정확하지 않은데 우리가 귀국할 때 배를 탄 하타카츠港 근처였던 것 같다.

 

 

 

<대마도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한국전망대와 조선국 역관사 순난비>

한국전망대는 대마도 최북단 와니우라에 있다. 부산과 거리(49.5km, 후쿠오카까지는 132km)가 가깝기 때문에 맑은 날에는 수평선 너머로 부산의 거리까지 조망이 가능하다고 한다. 휴대폰이 터진다고 함께 한 분들이 한국의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느라 북새통이었다. 성공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다.

 

전망대는 1997년에 세워졌으며, 서울 파고다공원의 팔각정(그런 게 있었나?)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설계 단계부터 한국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한국산 재료를 쓰는 등 대마도측에서 이 전망대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이 전망대에서 희미하지만 규모(?)는 상당히 큰 부산쪽의 산들을 볼 수 있었다.

전망대 오른쪽의 탑비는 조선역관사 순난비이다.

 

 

<한국전망대와 옆의 조선국 역관사 순난비>

한국전망대가 위치한 곳은 한국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한국-대마도 간의 주요 항로였다. 1703년(숙종 29) 2월 5일, 당시 대마도 3대 번주 宗義眞의 죽음과 5대 번주 宗義方의 습봉(영지를 물려받는 일)이 겹쳤다. 조선에서는 사절단을 파견하기 전에 관행대로 미리 실무진(역관)을 보냈고 이들을 수행하기 위해 일본측 역관 4명이 합류하여 부산을 출발했다. 저녁 무렵 이들이 대마도에 입항하기 직전 갑자기 불어닥친 폭풍우로 와니우라 앞 바다에서 암초에 배가 좌초되어 112명 전원이 사망하고 말았다.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91년 3월, 한일 양국의 유지들이 뜻을 모아 당시의 장소를 바라볼 수 있는 이곳에 112개의 돌을 쌓았다. 이 순난비에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이러한 유래와 당시 사망한 112명의 역관들의 이름을 새겨 놓았다. 

 

 

<한국전망대에서 본 '항공자위대 ..浦器材庫'>

높이는 낮지만 딱 보아도 레이더나 군사 시설이 연상되는 건물이다. 지도를 검색하니 '항공자위대 ..浦器材庫' 라는 이름이 떴다. 수평선 너머로 한국 (부산)의 산들이 보이고 사진 가장 앞쪽에 무궁화꽃이 보인다. 이 와니우라산은 이팝나무가 많아 5월이면 온 산을 뒤덮은 하얀 이팝꽃이 장관이라고 한다. 

 

 

 

 

<한국전망대 인근의 토요포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해협을 드나드는 전함들을 통제할 목적으로 만든 포대이다. 일본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이승만정권 시기에 부산항을 출입하는 경비선을 감시하기 위해 세계 최대의 망원경을 설치했다고... 이승만 라인을 넘어 한국 해협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일본 어선에게 한국 경비선의 위치를 알려주어 조업을 돕는 일도 했다고 한다.

 

망원경을 설치한 곳은 이곳 포대가 아니라 위치로 보아 한국전망대에서 보이는'항공자위대 ..浦器材庫' 아니었을까 한다. 컴컴한 포대 안을 관람하려는 관광객을 위해 빨간 버튼을 누르면 30분간 불이 들어오도록 장치를 했다.

 

 

 

 

 

 

<미우다하마>

대마도의 해수욕장은 거친 자갈들이 대부분인데 이곳 미우다하마는 드물게 천연 백사장이다. 에머랄드빛의 물색과 해수욕장 앞 바다의 작은 섬이 장관이다. 우리는 배 시간에 쫓겨 내려가지 못하고 위에서 조망만 했다.

 

 

 

<미우다하마를 조망한 위치의 탑>

연합군, 혹은 서양인들과 관련이 있는 평화의 탑 같은데 자세히 볼 겨를이 없어서 차창으로만 보고 통과...

 

 

<귀국선을 탄 하타카츠港>

어선, 해상 보안청 순시선, 한국행 페리호가 적당히 섞여있는 한적한 항구이다.

 

 

 

<대마도 - 부산 페리>

이즈하라로 입국할 때와 똑같은 배를 타고 14:30분에 대마도 북단의 하타카츠항을 출발하여 2시간 20여분 만에 부산항에 도착했다.

 

 

 

<부산 도착 후 하선 중>

 

 

<부산항에서 본 풍경들>

 

 

 

<부산 영도구의 회 타운>

귀경하는 KTX를 타려면 2시간 정도가 남아 우리 중 일부는 자갈치 시장으로, 일부는 영도구의 회 타운으로 향했다. 횟집에 들어가기 전에 이 부근 어딘가에서 대마도쪽을 관망했다. 와니우라의 한국전망대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대마도가 희미하게 보였다. 이곳을 잘 아는 분의 추천으로 회덮밥, 대구지리 등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귀경 KTX를 타러 부산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