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28 - 몬세라트 수도원

큰누리 2014. 6. 6. 22:36

<2014.1. 스포모 9일째 일정>

몬세라트 관광 우리 일정에는 없었다. 일행들의 의견을 물어 옵션으로 관광 했는데 이걸 놓쳤으면 정말 후회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

비용은 30유로 추가... 바르셀로나의 구엘공원도 30유로를 별도로 내고 옵션 관광 했는데 둘다 절대 놓치면 안 되는 탁월한 코스이다. 여행사에서 이곳을 넣지 않는 이유는 비용이 올라가는데 따른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모두 스페인 관광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절대 놓치면 안 된다.

 

몬세라트(Montseratt)의 Mont은 '산', seratt는 '톱으로 자른'을 의미하는 합성어라고 한다. 즉, 몬세라트는 '톱으로 자른 것 같은, 뾰쪽뾰쪽한 모양의 (형세가) 거친 산' 정도로 해석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5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데 톱날처럼 이어진 뾰쪽한 독특한 모양의 봉우리들 때문에 멀리서도 존재가 두드러진다. 

 

몬세라트와 관련해서 볼거리는 첫째, 기암절벽 그 자체를 들 수 있다. 몬세라트에서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영감을 얻어 성가족 대성당을 지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암절벽이 특별하다.

둘째, 수도원 안에 모셔진 검은 성모상(La Moreneta)을 들 수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베네딕트 수도원)의 검은 성모상에 대해 스페인 사람들은 특별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세째, 수도원의 소년(에스꼴리야)합창단이다. 단원은 50명이며 1년 중 50일 동안만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나머지 기간은 수도원에서 합숙을 한다고 한다. 문제는 아직 이 소년합창단의 노래를 접한 적이 없다는 것...

 

깎아지른 듯한 석회암 기암절벽으로 된 최고봉은 높이가 1236m라고 하는데 버스를 타고 오르는 길도 만만치 않다. 마치 우리나라의 대관령을 1/3쯤의 거리로 압축해서 오르는 기분이다. 버스 외에 공영열차를 이용해서 수도원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으며, 그곳에서 다시 산 위로 오르는 산악열차가 있다.

우리는 단체관광이어서 수도원만 보고 내려왔지만 개인적으로 관광을 하는 이들은 수도원에서 보면 골짜기에 흐르는 하얀 물줄기처럼 보이는, 거의 수직으로 놓인 산악열차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조망하는 것도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차를 타고 오르는 것도 벅찬 그 가파르고 깎아지른 절벽에 카탈루니아인들이 베네딕트 수도원을 건설했다. 

 

현재 수도원에 모신 검은 성모상(La Moreneta)은 신도들의 등불에 그을려 검게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그것은 소문일 뿐이라고... 이 성모상은 12세기에 조성되었으며 얼굴과 손 부분에 납 성분이 포함되어서 검게 변했다고도 하며 표면에 입힌 은박이 산화되어서 그렇다고도 한다. 진실이야 어떻든 성모의 손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에 성모상은 통째로 유리 안에 모시되 손 부분만 구멍을 뚫어놓았다.

수도원의 또 다른 볼거리라면 오르는 길 벽면에 있는 조르디의 성인像이다. 조르디의 성인상은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대성당 안에도 있는데 위치를 바꾸어도 어디서나 보는 이를 주시해서 '신비의 눈동자'로 불린다.

 

몬세라트 수도원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프랑코 총통 치세에 독재에 항거한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수도사 23명이 프랑코 독재에 항거하다 총살을 당했다. 현대 스페인 민주화의 산실인 셈이다. 위와 같은 역사성, 뛰어난 경관, 성당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에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3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평지와 산 중턱에서 올려다 본 몬세라트>

보는 각도에 따라 바위의 모양이 다르다. 원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바위로 바짝 다가갈수록 험준해지고, 바로 아래에서 보면 가파른 절벽이다.

 

 

 

<몬세라트 중턱에서 내려다 본 풍경>

역설적이지만 올려다 본 모습보다 내려다 본 모습이 산의 높이를 짐작하기에 더 수월할 수 있다. 원경에 펼쳐진 산들은 프랑스쪽으로 이어지는 네바다산맥이다. 중턱에 있는 오래된 자그마한 수도원이 상당히 유명한데 심하게 굽이를 도는 버스 안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했다. 두번째 사진의 빨간 지붕 아래로 철로가 지난다.

 

 

 

<몬세라트 수도원>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점심 무렵인데도 운무가 짙어 신비감이 더했다. 오른쪽은 수도원, 왼쪽 아래로 철로가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 밖의 상인들>

벌꿀을 주로 팔았는데 빵처럼 둥근 음식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빨간 옷을 입은 젊은 상인은 고맙게도 환하게 웃으며 일부러 포즈를 취해주었다.

 

 

 

<수도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조르디作 '성인像'>

거의 똑같은 작품이 바르셀로나 성가족 대성당 안에 있다. 우묵하게 파인 얼굴 안의 눈이 보는 이를 따라오는 것처럼 어느 각도에서나 보인다. 아무리 성인이라지만 보는 이 입장에서는 감시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수도원쪽에서 입구를 바라본 모습>

이 방향에서 원경으로 보는 바위들이 가장 아름답다. 왼쪽으로 하얀 성인상들이 세워져 있으며 성인상들 뒤편 멀리에 수직선으로 보이는 하얀 선은 산악열차 코스이다.

 

 

 

 

<몬세라트 수도원과 성당, 그리고 바위들>

바위들은 거의 수직으로 가파르지만 봉우리가 몽글몽글해서 곱게 반죽한 밀가루를 비닐봉투에 넣고 짜 놓은 것처럼 부드럽다. 이 가파른 바위를 다듬어서 수도원을 세운 신앙심도 대단하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성당>

주변 경관이 워낙 수려하고 검은 성모상이 유명해서 성당이 다소 밀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내부의 장식이나 조각이 모두 아름답다. 입구 쪽이 회랑 형태로 된 점이 특이하다.

 

 

 

 

 

 

<몬세라트 수도원 성당 내부>

성당 내부의 벽이 전체적으로 검은 색을 띠고 있어서 차분한 느낌을 준다. 사실적인 인물상과 중세 느낌이 나는 천정의 성화들도 모두 인상적이다.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가장 유명한 유리 안의 검은 성모상(La Moreneta)>

손에 든 것이 솔방울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보아도 솔방울 같지는 않다. 촬영에 대한 제재도 없고, 누구나 자유롭게 뚫린 구멍으로 성모의 손을 만지며 소원을 빌 수 있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래스>

 

 

 <성당 밖의 소원을 비는 촛불들>

 

 

<나오는 길에 본 철로와 역>

왼쪽 위로 살짝 보이는 하얀 수직선은 산 정상에 오르는 산악열차 노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