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과 몬주익 경기장>
몬주익 언덕은 바르셀로나 시가지를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전망지로 꼽힌다. 하지만 단체관광을 하는 우리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독특한 건물과 오래되고 규모가 큰 성을 지나는가 싶더니 황영조 선수 부조 석상이 있는 언덕에 우리를 내렸다. 오래되고 규모가 큰 성은 몬주익성이었다.
몬주익 언덕에서 바르셀로나 시가지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는 것도 이 글을 정리하면서 알았다. 버스로 움직이니 언덕이라는 느낌이 특별히 없었고, 19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황영조 선수가 뛰던 모습만 기억났다.
어쨌거나 우리는 언덕의 분수 앞에서 내린 후, 달리는 황영조 선수와 경기도, 바르셀로나가 결연을 맺는 내용의 부조를 잠깐 보았다. 이어 길 건너에 있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몬주익 경기장 외관을 보았다. 경기장 밖의 고래가 거꾸로 매달린 듯한 성화대가 기억에 남았다. 그 빡센 일정을 쪼개어 황영조 선수 부조 하나 보자고 이곳을 들렀나 싶은 배신감이 살짝 든 곳이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주 경기장이었다는 몬주익경기장도 딱히 볼거리가 없다.
황영조 선수 기념 부조를 보고 잠깐(30분 정도면 충분하다!)이라도 바르셀로나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에 들렀다면 '공식적인 느낌'이 난 이곳 관광에 대해 조금은 더 우호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30분 정도의 시간을 내기조차 어려웠던 것인지...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볼거리가 없고 밋밋했던 곳이다.
몬주익(MontJuic)은 '유대인(Juic)의 산, 언덕(Mont)'을 의미한다. 이곳에서 로마제국 이전부터 있던 유대인 공동묘지가 발견되어서 유대인의 언덕, 혹은 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의 독특한 건축물들>
몬세라트에서 바르셀로나로 입성 중이다. 바르셀로나라면 1992년에 올림픽이 열린 도시, 그리고 황영조선수의 마라톤 금메달 정도로만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물론 내게는 가우디의 도시라는 의미가 우선이지만...
스페인에서 동북부에 위치해서 프랑스와 가까운 이곳은 지방색이 강해서 언제라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스페인의 도시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카탈루냐의 바르셀로나라는 명칭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어쨌거나 도시에 들어서면서부터 '도회적인 느낌'이 물씬 나고 아주 현대적인 것부터 오래 묵은 것까지 다양한 건축물들이 내 눈을 혹하게 만들었다.
<몬주익 언덕의 카탈루냐 국립미술관과 뒤편>
우리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먼저 들른 황영조 선수의 부조가 있는 곳은 이 건물 뒤편이다. 이 미술관의 메인 건물 앞(사진 중앙의 하얀 기둥 뒤)에서는 바르셀로나 시가지가 다 보인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건물 뒤편의 몬주익 언덕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여행하는 이들은 4개의 기둥 뒤의 광장에 앉아 여유롭게 바르셀로나 시가지를 조망한다고 한다.
<몬주익 언덕의 황영조 선수 부조>
하필이면 이놈의 그림자가... 어떻게 해도 이 시각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이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왼쪽은 황영조 선수가 뛰는 모습, 오른쪽은 경기도와 바르셀로나시가 결연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 경기장이었던 몬주익경기장>
물고기가 뒤집어진 모양의 성화대가 인상적이다.
<람블라스 거리(Las Ramblas)와 그라시아 거리>
'람블라'는 '물이 흐르는 것'을 의미하는 아랍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광장을 중심으로 남쪽은 람블라스 거리와 주변에 구시가지가 있고, 북쪽은 그라시아 거리와 주변에 신시가지가 있다. 람블라스 거리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남쪽으로 뻗은 1km정도의 거리로 서울로 치면 명동 같은 곳이다. 실제로는 명동보다 훨씬 old하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한참 뒤지고 좋게 말하면 인간적이다! 꽃가게와 기념품점, 레스토랑, 카페 등이 늘어서 있다.
그라시아 거리는 현대적인 건물과 바르셀로나 쇼핑 1번지로 유명하다. 일명 '명품의 거리'로 우리나라로 치면 압구정동쯤 되겠다. 이곳에는 가우디가 설계하거나 개조한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카사 바트로)가 있다.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로(바트요)는 다음 편에 별도로 소개할 예정이다.
<그라시아 거리 입구의 분수대와 그라시아 거리>
이곳은 주차위반에 대한 벌금이 무겁기 때문에 가이드는 우리에게 몇번이나 제 시간에 맞춰 약속한 장소로 꼭 돌아오도록 주의를 주었다. 그 때문에 1시간 정도 주어진 자유시간에 100m 달리기 하듯 뛰어 개인적으로 구경한 카사 밀라는 기쁨도 주었지만 극심한 육체적인 고통도 주었다.
음식값 아낀다고(!) 호텔에서 후식으로 나온 오렌지나 사과를 몰래 들고 나와 현지인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은 일행 중의 몇 분은 그라시아 거리에서 명품 쇼핑을 한 후 손가락마다 쇼핑백을 걸고 나왔는데...
<그라시아 거리의 독특한 타일장식 의자와 오토바이들>
가우디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타일장식을 한 의자들이 거리 곳곳에 놓여있다. 타일장식을 한 의자 뒤쪽을 두른 철제 장식은 그라시아 거리를 상징하는 가로등 지지대이다.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광장으로 추정되는 곳의 삼성 광고판>
국내에서는 막연히 최대 IT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유럽여행을 통해서 그보다 훨씬 더 글로벌한 기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TV나 스마트폰은 단연 세계 최강이다.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광장으로 추정되는 곳의 '콜럼버스의 배'>
바르셀로나는 이사벨 여왕과 콜롬버스가 만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콜롬버스가 탄 배를 든 이 여인상이 있고, 람블라스 거리 끝에는 콜럼버스의 동상이 따로 있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광장(으로 추정)>
다른 블로거들의 글로 추정하건데 람블라스 거리와 그라시아 거리의 중간 쯤에 있는 이곳이 카탈루냐 광장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가이드는 심상치 않은 주변 분위기로 보아 이름이 별도로 있음직한 이곳에 대해 물은 내게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명동으로 불리는 람블라스 거리>
도로 양쪽으로 줄을 선 장대한 가로수, 플라타너스가 인상적이다. 집합시간이 애매하고 카사 밀라를 부족한 시간에 다녀오느라 지치기도 해서 거리에 놓인 목재 벤치에 앉아 숨을 돌렸다.
<람블라스 거리의 아이스크림 가게>
람블라스 거리에서 모처럼 여유를 즐기며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데 가격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고 맛도 아주 좋았다.
<관광버스를 타러 다시 카탈루냐 광장(?)을 지나는 중...>
<저녁을 먹은 바르셀로나 韓식당>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韓식당은 항상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먹거리는 세계의 누구에게나 입에 맞아야 하는 보편성이 요구되는데 그 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한국인인 내가 먹어도 '이건 별로이다' 싶은 음식을 현지인들이 과연 '맛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결론적으로 같은 값을 내면서도 부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은 동양인 단체 관광객을 모두 받으면서 국가에 따라 서빙이나 음식에서 약간씩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음식 맛은 별로였다.
<바르셀로나의 Holiday Inn Express>
특이하게 방 열쇠를 2개 준 곳이다. 야간에 호텔 주변에 둘러볼 거리가 있었다면 그 열쇠 2개는 편리하다 못해 고마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밖으로 나오려면 방 열쇠를 들고 나와야 하고 그러면 전기가 꺼지기 때문에 충전도 불가능하고, 동행이 있는 경우 드나들 때마다 방 안에 남아있는 사람이 문을 열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스포모여행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것만 있는 효율적인 호텔로 좋게 각인이 된 체인점이다. 유럽의 구식 호텔보다는 스치듯 여행하는 내게 이 미국 체인호텔이 훨씬 편리했다. 커피 포트 제공되고, 가끔 방 열쇠를 2개 주고, 욕실에는 우리가 아는 상식 선의 물건들(헤어 드라이어, 샴푸 등)이 있고...
불편한 점이라면 와이파이 이용료를 별도로 받는다는 점, 딱 하나이다.
<스페인 동전들>
심심해서, 중간 점검을 해보았다. 윗 사진은 스페인에서 사용한 유로화들, 아래 사진은 모로코 화폐(디르함)들이다. 잘 알아서 구분한 것이 아니라 꼬부랑 글씨가 있는 것은 모로코화로 구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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