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30 - 바르셀로나의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큰누리 2014. 6. 8. 14:53

카탈루냐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명품가게가 줄줄이 늘어선 바르셀로나 최고의 번화가이자 신시가지인 그라시아 거리가 있다. 그 남쪽에는 고풍스런 느낌의 구시가지 람블라스 거리가 있고...

나는 고풍스런 람블라스 거리가 좀더 여유가 있고 친근감이 느껴져 좋았다. 하지만 신시가지 그라시아에는 스페인 출신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들이 줄지어 있다.

그라시아 거리는 바르셀로나 최고의 번화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상자를 쌓아놓은 것 같은 일률적인 고층 건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사 밀라나 카사 바트요처럼 100여년이나 된 건축들이 반쯤은 섞여 나름 친근감도 있고 건축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든다. 다양한 모습으로 치자면 람블라스 거리보다 그라시아 거리가 더 났다.

 

 

<카사 바트요(Casa Batllo)>

우리는 영어식으로 카사 바트로라고 하지만 스페인어로는 카사 바트요가 맞는 것 같다. '바트요氏의 집'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바르셀로나의 그라시아 거리에 있으며 정면에서 볼 때 왼쪽 바로 옆에 카사 아마트예르가 있다. 카사 밀라는 카사 바트요와 대각선 위치로 좀 떨어진 곳에 있다. 카사 바트요(Casa Batllo)는 바르셀로나의 실업가였던 바트요 카사노바스의 허름한 집을 건축가 가우디가 리모델링한 것이다. 건축한 것이 아니라 개조한 것이기 때문에 가우디가 직접 지은 카사 밀라보다 늦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카사 바트요는 낡은 건물의 1, 2층 정면을 돌로 꾸미고 뼈 모양의 기둥을 이용해 새롭게 단장했다. 동물의 뼈처럼 생긴 기둥들과 해골 모습으로 돌출된 발코니, 동물의 척추를 연상 시키는 옥상의 지붕 때문에 '뼈로 된 집'으로 불린다. 건물 표면을 도자기 파편을 이용해 모자이크로 화려하게 꾸며 차가운 발코니의 돌과 대조가 된다. 내부공간은 벽과 천정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한 덩어리로 연결하여 전체가 견고하게 맞물리도록 설계되었다.

 

 

<카사 아마트예르(Casa Amatller)>

카사 바트요 정면 왼쪽에 나란히 붙어있는 건물이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인 호세프 푸이그 이 카타팔츠크의 1899년 작품이다. 화려한 외관과 벽면의 섬세한 장식이 특징이다. 현재 사람이 거주하기 때문에 내부관람은 불가하다. 

 

 

<카사 밀라(Casa Mila)>

페드로 밀라 이 캄프스가 리모델링한 카사 바트로를 보고 반해 가우디에게 의뢰한 5층짜리 고급 맨션(공동주택)이다. 파도가 출렁이는 듯한 외벽의 곡선과 옥상의 다양한 모양의 초현실적인 굴뚝과 환기구가 가장 눈에 두드러진다.

기존 건축의 일반적인 특징인 대칭, 직선적인 요소를 무시하고 층간 창문을 따라 이어지는 물결 치는 듯한 곡선, 복잡하게 얽힌 철제 난간, 동굴처럼 생긴 출입구 등 어느 것 하나 독특하지 않은 것이 없다.

카사 밀라는 일반적인 건축양식이 아니라 조각적인 측면에서 지어졌기 때문에 어떤 건축이나 예술품과도 비교가 안 되는 독특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카사 밀라는 그 독특한 모습 때문에 '라 페드레라(채석장)', '말벌집', '고기 파이' 등으로도 불린다.

 

 

 

<카사 아마트예르(Casa Amatller)와 카사 바트요(Casa Batllo)>

왼쪽이 카사 아마트예르, 오른쪽이 카사 바트요이다. 아마트예르의 집, 밀라의 집... 석양이라 색깔은 좀 그렇고, 카사 바트요의 해골을 닮은 발코니가 두드러진다. 윗 사진은 선팅된 버스 안에서 촬영한 것이고 아래 사진은 내려서 촬영한 것이다. 스페인은 이동거리가 워낙 길어서 사진의 상당량을 움직이는 버스 안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아래처럼 푸른 빛을 띤다.

 

그라시아 거리도 하마터면(!) 차안에서 스치고 말 뻔 했다. 하지만 일행 중의 몇 명이 그라시아 거리에서 명품 쇼핑을 원했기 때문에 반대한 사람들과 절충해서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이동 시간 20분(왕복 40분, 달리면 10분 정도 감축)을 빼면 20분 정도인 짧은 시간에 나는 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 중 한곳만 골라야 했다. 처음엔 둘다 볼 요량으로 카사 바트요 앞까지 갔지만 입구를 찾지 못했다. 카사 바트요나 카사 밀라 모두 크지 않은 건물이지만 입구를 찾는 게 어렵다. 둘다 일반적인 건축 상식을 버린 가우디의 작품 아닌가!

결국 포기하고 이곳에서 10분 이상 떨어진 거리의 카사 밀라로 시계를 봐가며 전력질주... 버스 안에서 위치를 봐둔 게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공사 중인 카사 밀라 외관>

이 모습은 1월이니까 지금 쯤은 말끔히 단장을 끝냈을 것이다. 차 안에서 본 모습이다.

 

 

<카사 밀라 미니어쳐>

카사 밀라 내부 3층인가에 있는 전시관의 미니어쳐이다. 실물보다 둔하게 보이지만 원래의 외관은 이럴 것이다. 윗 사진은 정면 모습, 아래 사진은 세로 단면도이다.

 

 

 

<외계인 만큼이나 어려웠던 스페인 사람과의 의사소통>

카사 밀라에서 입구를 못 찾아 한참 애를 먹었고, 안에 들어가서는 밖으로 나오는 출구를 못찾아 더 애를 먹었다. 10분 남짓한 그 아까운 시간에...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실제로는 엘리베이터 이용)을 찾는데 왜 그렇게도 스페인인들은 간단한 영어조차 못 알아듣는지 원망스러웠다. 손짓 발짓을 섞어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exit' 란 단어도 못 알아들었다. 차라리 내가 '살라다(salada. 스페인어로 '출구')'란 말을 익혔어야 했다.

 

우리 가이드는 자유시간 1시간을 주면서 버스의 불법주차 벌금이 엄청나다고 시간을 엄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시간에 대한 압박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출구를 찾아 헤매느라 늦어서 이국땅에서 체면 구기면서 그라시아 거리를 100m 달리기 하듯 전력질주한 결과 10분 정도 늦었다. 다행히 나 보다 더 늦은 일행들이 있었고, 버스는 길이 막혀 약속한 장소에서 한참을 더 기다렸다!

 

 

<카사 밀라 1층 모습과 해초를 닮은 출입문 중의 하나>

카사 밀라의 기본 건축재료는 석회암이라고 한다. 온전한 외관을 못본 게 아쉽지만 가까이에서 본, 상식을 뛰어넘는 독특한 모습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두번째 사진의 앞쪽 끝부분에 입구가 있다. 그런데 출구는 건물 안에서 매장으로 일단 들어간 후 그 매장을 통과해 나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출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카사 밀라 안내도>

지금이니까 이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지 당시에 이걸 보았더라면 해석하느라 입장도 못했을 것이다, ㅎㅎ... 여행한지 4개월이나 지나 기억이 분명하지 않지만 카사 밀라는 입장료가 세금을 포함해 12유로~15유로였다. 

 

 

 <카사 밀라 내부 1층>

건물은 전체적으로 타원형이다. 중앙에서 보면 아래 사진처럼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관람객이 출입 가능한 건물 통로나 옥상은 아주 독특하다.

 

 

 

<카사 밀라의 1층 통로>

계단이 있는 비상구인데 왼쪽으로 돌면 옥상으로 바로 오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3층(?) 전시실>

궁금했지만 훑어볼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위에 올린 카사 밀라 미니어쳐와 다른 몇장의 사진만 찍고 패스...

 

 

 

<카사 밀라의 옥상 풍경들>

처음 대했을 때의 그 놀라움, 신기함 등은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버섯 같기도 하고 남성 심볼 같기도 한 조형물, 소라나 해골(혹은 문어 대가리) 같은 조형물, 기타 비정형의 다른 조형물들... 주로 굴뚝이나 환기구라고 한다. 가우디의 작품세계와 생각을 가장 직접적으로, 그리고 일부나마 느낄 수 있었던 곳이다.

 

 

 

 

 

 

 

 

 

 

 

<옥상에서 보이는 폐쇄된 형태의 중앙의 홀>

  

 

 

 

 

 <카사 밀라 옥상에서 본 성가족 대성당>

당시에는 사진만 찍고 정신없이 내려왔기 때문에 성가족대성당이 보이는 것을 몰랐다. 사진 정리를 하면서 찾은 것이다. 우리는 저녁까지 이곳 그라시아 거리와 람블라스 거리 관광으로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구엘공원에 들렀다가

스페인 관광 마지막 코스로 성가족대성당에 들렀다.

 

 

 

<카사 밀라 옥상과 옥상에서 내려다 본 주변 풍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