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건성, 산동성

산동성 여행8 - 중국의 명산 태산

큰누리 2014. 8. 23. 01:17

<4일차 첫번째 코스 태산>

4일의 코스는 산동성 태안시에 있는 태산에 올랐다가 태산 남쪽 끝자락에 있는 대묘에 들르고 임치로 이동하여 제나라 시조인 강태공 사당, 고차박물관, 차마갱 등을 관람하고 청도에서 체크 아웃하기 위해 중간 지점인 유방에서 숙박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태산에서 비 때문에 3시간 30분을 지체하는 통에 임치는 제외되었다.

 

아침부터 하늘이 우중충하더니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태산 도화곡 입구에 내리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낙뢰 우려 때문에 로프웨이는 운행이 보류되었고, 나중에는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져 도저히 올라갈 가능성이 없어보였다. 기다리자는 쪽과 포기하고 임치로 가서 제나라 유적을 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갈려 3시간만 기다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3시간 후인 12시가 되어도 비가 와서 글렀나보다 싶어 주변의 식물들을 촬영하는데 30분 후에 로프웨이 운행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긴 기다림 끝에 오른 태산은 볼 게 없다던 소문과 달리 훌륭했다. 운무가 짙어 시계가 선명하지 않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태산이 더 운치있고 아름다웠다.

 

태산(泰山, 중국어 타이산) : 중국 산동성 태안시 북쪽에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산이며 최고봉은 1545m의 옥황봉이다. 중국의 오악(五岳 : 동 태산, 서 화산, 남 형산, 북 항산, 중앙 숭산)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며 중국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산이다. 진시황, 전한 무제, 후한 광무제, 청 건륭제 등이 태산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봉선의식을 거행했고 도교의 주요 성지 중 하나이다. 한 무제는 5번, 청 건륭제는 11번이나 이곳에서 봉선의식을 올렸다.

 

백성들도 마찬가지여서 한번 오를 때마다 10년씩 젊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앞다투어 오르기 때문에 7,412개나 되는 돌계단이 닳아 반질거릴 정도라고 한다. 이런 믿음 때문에 태산에는 각종 사원과 사당, 누각들이 있으며 태산 남쪽 끝에 있는 대묘(垈廟)가 가장 대표적이다. 산 정상의 벽하사(碧霞祠)는 벽하원군이라는 여신을 모신 사당이며 일천문, 중천문, 남천문, 대종방, 홍문궁, 만선루 등의 명소가 있다. 산의 암벽과 수백 개의 비석에 새긴 글귀들도 다양한 서체로 된 명문, 명필이다.

 

 

<태산 도화곡행 셔틀버스 승차장>

이곳에서 버스로 20분을 가야 태산 정상으로 가는 도화곡 로프웨이 승강장이 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산은 보통 먼 곳 아래쪽에서 정상이 일단 보이고, 일정 지점에서 정상을 보면서 서서히 올라간다. 그런데 태산은 로프웨이를 타고도 전체적인 윤곽을 전혀 볼 수 없었다. 버스나 로프웨이 안에서 얼마나 가야 태산이 보이나 싶을 정도로 눈앞의 모습만 보였다.

 

 

<버스로 20분만에 도착한 도화곡 로프웨이 승강장>

아래 사진은 되돌아 나올 때 촬영한 것이다. 도착한 직후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낙뢰 우려 때문에 로프웨이 운행이 중지되었고, 간이의자 하나 없는 건물 밑에서 우리를 비롯한 현지 관광객들은 무려 3시간 30분을 기다렸다. 마냥 기다렸다면 짜증스러웠겠지만 나는 여기서 신세계(!)를 발견했다. 출국하기 이틀 전에 새로 마련한 카메라 성능이 탁월한 갤럭시5 휴대폰으로 스타카토님과 함께 셀카 놀이 빠진 것... 

평상시였다면 우리 나이에 오글거려 도저히 엄두가 안 났겠지만 앉을 의자도 여의치 않은 긴 시간 동안 더할 나위없이 즐거운 놀이였다. 내 여행 방식은 동행에 관계없이 볼 것과 사진 찍는 일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뜻하지 않은 우천과 그로 인한 기다림 때문에 '함께 하는 사람과의 관계' 즐긴 것이다! 

 

 

<도화곡 로프웨이 매표소 안내문>

편도 요금이 100위안(17,500원 정도)이다. 왕복 35,000원이니 비싸다! 전에는 중국의 물가가 싸서 좋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가 수직상승 중이다.

 

 

<태산 로프웨이 안내도>

태산의 로프웨이는 2번 중천문 코스, 우리가 이용한 1번 도화곡 코스, 그리고 일관봉 쪽의 3번 후석오 코스 등 3개가 있다. 4번은 태산 다음 코스인 대묘이다. 우리가 선택한 도화곡 루트는 대종방, 홍문, 일천문, 중천문, 오송정, 남천문 등의 볼거리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 다행히 남천문은 천가에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태산 도화곡 로프웨이>

올라갈 때는 비가 흩뿌려서 내려올 때 촬영한 것이다. 운무 때문에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10분 정도 걸린다.

 

 

<태산 (떡)두꺼비>

로프웨이에서 내리니 이 두꺼비가 절까지 하면서(!) 우리를 반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녀석인데 무척 반가웠다.

 

 

<태산 천가 패방과 천가에서 쉬는 사람들>

우리의 태산 정상 등정은 이곳에서부터 시작했다. 천상의 세계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2시간 동안 걸어올라온 사람들이나 로프웨이에서 내린 사람들은 이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숨을 고르고 비로소 위, 아래로 펼쳐진 태산을 여유롭게 둘러본다. 천가 아래에 남천문이 있고 위에는 중승 패방-벽하사-청제궁-글귀로 도배를 한 대관봉(당마애)-오악독존 바위-정상의 옥황묘로 이어진다.

 

 

<천가에서 내려다본 남천문>

남천문은 격식을 갖춘 문으로는 태산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남천문 뒤쪽의 토루 모양 건물은 편의시설이다.

 

 

<천가에서 본 벽하사와 정상쪽의 일관봉>

중간 쯤의 패방은 중승(中升), 그 뒤의 붉은 건물은 사당인 벽하사, 기상관측 시설이 있는 정상은 일관봉이다. 가장 정상인 옥황봉과 옥황묘는 왼쪽 봉우리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아래의 동굴 위에는 청운동(靑雲洞)이라 적혀있다.

 

 

<지나쳐 본 천가>

 

 

<중승(中升) 패방>

 

 

<중승(中升) 패방에서 클로즈 업한 담로대>

담로대는 정상에 오른 후 일관봉을 지나 가는 것 같은데 시간에 쫓겨 일관봉 아래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붉은 전각의 현판은 보이지 않고, 현판 아래에 '성모여의종(聖母如意鐘)'이란 금박 현판만 보였다.

 

 

<벽하사와 西神門>

태산을 소개하는 사진자료에 많이 등장하는 곳이다. 벽하사를 중심으로 이편에 서신문이, 반대편에 동신문이 있다. 아래 사진의 웃통 벗은 중국 남자, 중국인들은 아무데서나 웃통을 벗어서 북경 올림픽 때 벌금까지 부과했다는 소문이 있다. 태산에서 웃통 벗은 중국인들을 무수히 만났고, 태안시나 청도 등에서도 자주 만났다.

 

 

<벽하사 西神門에서 내려다 본 풍경>

시계가 좋아도 멋있겠지만 운무가 낀 모습도 아름답다. 짙은 운무 때문에 사진 촬영이 힘들었다.

 

 

<벽하사>

앞의 홍예는 서신문, 정면의 문은 동신문이며 정면 원경에 일관봉이 보인다. 옥황묘는 벽하사를 지나 왼편으로 꺾어 올라간다. 벽하사 본 건물은 왼쪽에 있다. 벽하원군이라는 여신을 모신 사당이다.

 

 

<명구와 명필의 집합지 대관봉(唐摩崖)>

태산에 있는 조금만 넓적한 바위라면 모두 글귀, 시구가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곳이 우리가 본 중에서 최고였다. 당 태종의 시비도 있다고 하는데 보고 놓쳤는지 어쨌는지 못 찾았다. 태산 동쪽에는 宋마애도 있다고 한다.

 

 

<청제궁>

건립 시기는 알 수 없고 동방 신인 청제가 봉안된 곳이다. 태산 정상에서 벽하사와 더불어 규모가 상당히 큰 건물이다. 청제궁 옆을 따라 끝나는 지점에 오악독존(五嶽獨尊) 바위가 있고 위에 옥황묘가 있다.

 

 

<태산 정상인 옥황봉과 오악독존 바위>

정상의 건물은 옥황묘이다. 오른쪽 아래에 모인 사람들은 오악독존 바위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다.

 

 

<옥황묘와 무자비(無字碑)>

무자비는 한 무제가 세웠으며 글자가 없어서 무자비라고 부른다. 태산에서 제사를 지낸 상징이라고 한다.

 

 

<옥황봉 정상의 옥황묘, 옥황대제>

옥황묘, 태청궁, 옥제관 등으로도 불리며 건립 연대는 알 수 없고, 옥황대제像이 봉안되어 있다. 역대 제왕들이 이곳에서 불을 피워 제사를 지냈다. 

 

 

<옥황묘 뜰>

중앙의 비에 '태산극정 1545m'라 적혀있다. 걸려있는 열쇠 양이 어마어마하다. 신성한 곳에서 결속을 다지거나 행운을 비는 중국인들의 염원을 볼 수 있다.

 

 

<옥황묘에서 본 일관봉>

왼쪽 맨앞에 유명한 오악독존 바위가 보인다.

 

 

<정상 중간 지점에서 본 옥황봉과 일관봉>

 

 

<하산길, 천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표석>

 

 

<남천문 위 식당의 점심 식사>

하산 후라 출출해서 맛을 따지지 않고 열심히 먹었다. 왼쪽의 노랗고 납작한 음식은 곡물로 만들었는데 한지처럼 질겨서 누구도 뜯어먹는데 성공하지 못했고, 심지어 묵은 종이맛까지 나는 해괴한(!)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