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건성, 산동성

산동성 여행9 - 태산의 사당 대묘(岱廟)

큰누리 2014. 8. 23. 20:27

대묘는 태산 남쪽 기슭에 있으며 중국의 역대 제왕들이 하늘에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봉선의식을 행하고 태산 산신에게 제사를 올린 곳이다. 태산의 별칭인 岱(대산 대)를 써서 대묘라고 하며 태산전(泰山殿), 동악묘(東岳廟), 하묘(下廟)라고도 한다. 

구조는 황궁과 비슷하며 부지와 연건축 면적은 10만 평방미터 내외로 옛 태안성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송대에는 전, 당, 루, 각, 랑, 무, 고, 주 등의 다양한 건축이 813개에 이르렀다. 대묘의 정전인 천황전은 북경 자금성의 태화전, 곡부 공묘의 대성전과 함께 중국의 3대 건축물이다. 3개의 통로(동로, 중로, 서로) 사이에 건물이 분포되어 있으며 각각의 정원에 바깥채와 안채가 5중으로 들어선 구조이다. 중심이 되는 중앙 중로는 대묘 패루, 정양문, 배천문, 인안문, 천황전, 침궁, 후재문이 남에서 북으로 배열되어 있다. 동로에는 한백원과 동어좌원, 서로에는 당괴원과 우화도원이 있고 3개의 통로 주변에 비석들이 늘어서 있다.

 

 

 <대묘 입구의 패방>

패방에 '遥參亭'이란 글이 있는데 '요참정', '요삼정' 중 어느쪽으로 읽는지 모르겠다. 패방 뒤의 문에는 '태산제일행궁' 현판이 있다. 이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정양문 안쪽에 출입구가 따로 있다. 

 

 

<문 앞의 비석>

전서체로 된 '오악진형산도'란 윗단은 읽을 수 있는데 상형문자는 모르겠다. 한자가 만들어진 시기가 한나라이니 이전의 태산과 관련이 있는 눈, 비, 문 등을 의미하는 문자 같다.

 

 

<대묘 패방>

패방은 사당이나 신성한 장소의 입구를 알리는 돌문으로 우리나라의 홍살문과 비슷하다. 대묘의 패방은 이번 여행에서 본 패방 중 가장 화려하다. 뒤에 대묘 정문인 정양문이 보인다.

 

 

<대묘 정양문>

대묘는 '태산의 사당'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정양문은 태산의 정문으로 예전에는 황제가 봉선의식을 행할 때만 열렸다고 한다. 정양문 안쪽에 태산의 여신인 벽하원군을 모신 사당이 있어서 도교신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우리가 입구에서 매표를 하기 위해 한참을 걸어들어온 정양문과 입구 '遥參亭 사이의 제법 큰 공간이 그 사당이 아닐까 추측한다.

 

 

<대묘 배치도>

후재문

철탑                 동정

(중)침궁

천황전

            종루                   고루            

우화도원           인안문             동어좌

         배천문        

         당괴원                                      한백원         

                      

(西로)     (中로)    (東로)

연성문                  병성문

정양문

대묘 패방

벽하원군 사당으로 추측되는 공간

遥參亭

 

 

<대묘 제2문 배천문과 배전>

배천문 내부의 바오밥나무를 닮은 나무는 무이산의 무이궁에도 있다. 중국에서 고대나 시작을 의미하는 나무인 것 같다. 중앙의 배천문을 중심으로 동쪽에 삼영후전, 서쪽에 태위전이 이어져 있다.

 

 

<배전 태위(太尉)전과 내부>

태위전 안에 봉안된 인물상 앞에 유공두종(幽公杜琮)이란 위패가 있다. 태산과 관련된 도교의 신이 아닐까 추측한다.

 

 

<오악독종비와 서비림>

동로의 선화중수묘기비와 더불어 서로의 오악독종비(대송동악천제인성제비)가 대묘에서 가장 유명한 모양이다. 촬영하는 사람 때문에 가려졌지만 귀부(받침대)가 잘 생겼다. 옆의 서로를 따라 비들이 늘어서 있는데 통칭 서비림(西碑林)으로 부른다고. 대묘의 통로나 건물 앞에는 온갖 비석들이 있는데 너무 많고 시간이 부족해서 중간에 촬영을 포기했다.

 

 

<우화도원(雨花道院) 안의 바위글씨>

우화도원은 원래 도사들이 숙식했던 시설이다. 장경당, 환영정, 로반전 등의 시설이 있다. 현재는 대묘 석각원으로 사용한다. 바위가 너무 커서 평면에서는 전체 촬영이 쉽지 않아 목책에 올라가서 촬영한 것이다.

 

 

<우화도원>

 

 

<대묘 인안(仁安)문과 벽의 사진>

대묘의 본전인 천황전은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독립된 공간이기도 한데 인안문은 천황전 정문이다. 인안문 벽 안팎의 30여개의 대형 판넬에 태산과 대묘의 과거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상당히 귀중한 자료들이다. 사진이 너무 지저분해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대묘 동로(東路)>

대묘에는 비석 만큼 수석들도 많다.

 

 

<대묘 동로의 중수동악묘기비>

청의 강희제 때 세운 산동 포정사 시천예가 대묘를 재건했다는 내용이 새겨진 비이다.

 

 

<동로의 경당(經幢>

당나라 때 만들어졌고 당신에 경문을 새겼다고 하는데 훼손 상태가 심각해서 부서진 돌들을 뭉쳐놓은 것 같다. 당(幢)이란 한자로 보아 깃발과 관련된 비석이 아닐까 추측한다.

 

 

<대금중수동악묘지비(大金重修東岳廟之碑>

현지 안내문 몇 곳에 '대김 동악묘...'라는 한글 안내문이 있어서 무슨 뜻인지 몰라 한참을 헤맸다. 일본어 안내문을 보니 이해가 되었다. '대김'이 아니라 '대금(큰 금나라)'이다. 금나라 대정황제 18년(1178년)에 대묘가 화재를 당한 내용과 재건 과정을 기록한 비이다. '삼미비(三美碑)'중의 하나로 불리는 아름다운 비이다.

 

 

<대묘 (송)천황전과 내부에 봉안된 동악태산신>

자금성 정전인 태화전, 공묘 정전인 대성전과 더불어 중국의 3대 건축이다. 대묘의 정전으로 송대 1009년에 처음 건립되었으며 현재의 건물은 청의 강희제 때(1668년) 재건한 것이다. 내부에 태산의 신이 순시를 나갔다 돌아오는 62m나 되는 '동악대제계필회란도' 벽화가 있으나 놓쳤다.

 

 

<천황전 동비각>

 

 

<대묘 후침궁과 내부의 동악숙명 여신>

대묘의 건물 중 가장 안쪽(천황전 뒤)에 있는 건물로 안내문에는 중침궁으로 표기되어 있다. 후침, 중침 등의 용어가 들어가는 건물은 사당의 가장 안쪽에 있으며 사당 주인인 성현이나 신의 배우자, 혹은 여신이 모셔져 있다. 중침궁 중앙에 동악숙명 여신이 봉안되어 있고 시녀(천신)가 좌우에서 2명씩 보좌하고 있다. 벽하원군과 함께 태산을 수호하는 여신 같다.

 

 

<대묘 안의 담장들과 창>

대묘는 중앙의 전각 외에 동, 서 양쪽으로 정원 몇개가 독립된 형태로 있고 정원 안에 전각들이 있는 구조이다. 정원을 둘러싼 담의 창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같은 모양이 없다. 이런 창은 이화원의 서태후 거처였던 낙수당에서도 본 적이 있다.

 

 

<대묘 북문 후재문>

이 문을 끝으로 1시간 만에 대묘 관람을 마쳤다.

 

 

<4시간 여만에 도착한 부화 컨벤션에서의 저녁>

저녁을 먹은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모르고 내가 대충 붙인 이름이다. 우리가 묵은 부화호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최고급 연회시설이다. 태산 등정 때 3시간 30분이 지체되어 다음 코스인 임치(강태공 사당, 고차박물관)를 포기했기 때문에 남은 돈을 합쳐 들렀다고 했다. 시설이 호화롭고 으리으리했지만 식단은 호텔과 비슷하다. 식탁의 술병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술인 청도(칭다오)맥주와 공부가주이다. 청도맥주 아래에 있는 닭완자 스프가 상당히 구수하고 맛있었는데 다른 일행들은 탐탁치 않아했다.

 

 

<나흘째 숙소인 유방의 부화호텔>

시설은 좋은데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흠이 있다. 이곳에서 숙박한 후 다음 날에 청도의 잔교와 수어산 전망, 청도맥주 견학을 끝으로 출국한다.

 

 

<유방 부화호텔에서 조망한 유방시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