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靑島, 칭다오)는 원래 작은 어촌이었으나 청나라 말기인 1891년에 군사시설이 들어서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청일전쟁이 끝나고 1897년에 독일이 청도 일대를 조차하면서 산동반도는 독일의 세력 하에 들어갔다. 1898년 독일에 의해 개항이 된 후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서양식 건물들 때문에 '중국 속의 작은 유럽'으로 불린다. 청도(칭따오)맥주는 당시에 독일이 남긴 유산이다.
우리가 다닌 코스 중 일부는 버스로 스쳤지만 새로 지은 고층빌딩이 있는 중심가, 어수선한 항구 주변, 전망이 탁 트인 소어산 등이었다. 시내에 들어선 순간 빗속에서 본 청도의 모습은 도시 이름과 달리 어수선하고, 지저분하고, 낡았다는 느낌이었다. 복잡한 도로와 이리저리 얽힌 차량들, 쏟아지는 비, 낡은 건물과 초현대식 건물이 복잡하게 얽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했다. 도대체 이런 곳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소어산공원에 오르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60m밖에 안 되는 산이지만 바다와 산 아래의 예쁜 건물들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었다. 빨간 지붕의 유럽풍 건물과 초록의 산들이 어우러져 왜 청도를 '중국 속의 작은 유럽'으로 부르는지 이해가 되었다. 목포 유달산 아래의 일본 잔재가 남은 구 시가지, 군산 월명공원 아래의 낡은 일본가옥, 인천 자유공원 아래의 청관(중국집) 같은 느낌이었다. 맑은 날 소어산 주변을 거닐면 이국적인 풍경이 새롭게 다가올 것 같고, 어수선한 시내에서 100년이 넘은 유럽식 건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소어산 주변을 보지 못했다면 청도는 지저분하고 정신없는 도시라는 이미지로 굳어졌을 것이다.
<산동성 여행 중 먹은 식수들>
가이드에 의하면 잘 생긴 남자의 얼굴이 있는 음료수(2위안)가 가장 품질이 좋다고 한다. 생수는 1위안부터 3위안까지 있는데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다고...
<유방에서 청도로 이동 중 차창 밖 풍경들>
태안시에서 태산을 본 이후 유방, 청도를 거치면서 산을 본 기억이 없다. 도로를 따라 초록색 옥수수밭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벼 만큼이나 옥수수를 많이 심는다. 그래서 연변쪽에서 벼를 심은 논이 있으면 주변에 우리 동포가 사는 증거라고 할 정도이다.
<중국에서 가장 긴 청도의 다리>
이름은 모르겠고 우리나라의 인천대교 쯤 된다. 차창 밖 풍경인데다 비까지 내려 이 즈음부터 사진 촬영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3년 전 디카를 구입한 이래 대낮에 ISO3200을 설정(일반적으로는 ISO100~200)하고 촬영한 것은 청도가 처음이다. 그 만큼 날이 궂었다.
<차창으로 본 청도항과 시내>
<청도 잔교>
1891년에 처음 세워졌고, 1931년에 해군전함을 정박시키기 위해 거대한 규모로 재건되었다. 현재 총 길이 440m, 폭 10m이다. 청도의 상징이라고 하는데 어마어마한 관광 인파와 빗속에서 먼 발치로 보고 말았다. 중국인들은 빗속에서 잔교를 보겠다고 보트를 타고 나가거나 바닷가로 몰려들었다.
<귀국 길 위동페리에 걸린 잔교 사진>
이 사진이 우리가 먼 발치에서 본 실물보다 낫다.
<청도(칭따오)의 예쁜 건물>
인파와 북적이는 차량에 짜증이 날 때 쯤이면 이런 독특한 건물들이 시내 곳곳에서 나타나곤 한다.
<청도(칭따오)의 뒷골목>
<청도(칭따오) 소어산공원 입구>
소어산 부근은 낡은 건물이 많지만 저마다 개성있는 건물이 많아 한번쯤 시간을 내어 둘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는 혼자서는 길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청도(칭따오) 소어산공원>
<청도(칭따오) 소어산공원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
<청도(칭따오) 소어산공원에서의 전망>
비 때문에 날이 어두워 디카가 촛점조차 못 맞출 지경이었지만 맑은 날에 보면 정말 아름다울 전망이다. 청도를 상징하는 잔교도 보이고, 특히 사방에 포진한 독일식 건물들이 아름답다.
<칭따오(청도)맥주 회사>
맥주를 만드는 공장과 박물관이 함께 있다. 빗속이라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의 상태가 불량해서 박물관 2층에서 촬영한 것이다.
맹자 고향인 추성(鄒城)과 청도(靑島)의 발음에 대해 여행 내내 궁금했다. 추성은 주청, 쩌우청으로 청도는 칭따오, 칭다오로 다르게 불렸기 때문이다. 외국어니까 당연한 차이지만 영어 표기도 달랐다. 지도나 항구의 간판에서는 'd'를 써서 '칭다오'로, 청도맥주에서는 't'를 써서 '칭따오'로 표기했다. 그래서 지명 청도는 '칭다오'로, 청도맥주의 청도는 '칭따오맥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칭따오맥주박물관 앞의 오크통과 맥주잔을 든 酒神 바쿠스>
<칭따오맥주박물관>
<청도맥주박물관의 초창기 청도맥주 공장 미니어쳐>
<청도맥주박물관 내부의 이모저모>
<청도맥주 beer bar>
박물관 안에 무료 시음 코너와 유료 시음 코너가 있다. 이곳은 박물관 끝에 있는 대규모의 beer bar이다. 무료 시음 코너에서 한잔을 얻어 마시고 이곳에서 제대로 한잔 더 하는 중이다. 당연히 이곳에서는 돈을 낸다.
<청도맥주 앞 거리>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회사 앞 답게 맥주 바가 많이 있다.
<차창으로 본 청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과 시가지>
<청도의 랜드마크가 아닐까 생각되는 청도국제여객선터미널 앞의 건물>
빗속에서 끕끕한 상태로 청도를 둘러보고 국제여객선터미널로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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