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힐링 인 라오스12 - 방비엥의 블루라군, 버기카, 짚라인

큰누리 2015. 2. 18. 17:12

방비엥 도착 이틀째 일정은 경치 좋고 놀잇거리 많은 곳에서 돈 좀 쓰며 놀면 된다. 평소 놀이문화를 즐기지 않는 나도 혹할 정도로 방비엥의 놀이문화는 매력적이고 라오스 여행의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여행사에 포함이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비용이 포함된 것인데 보통 탐남동굴, 블루라군, 카약킹이 그렇다. 짚라인 체험이나 롱테일보트는 옵션인데 카약킹을 하면 굳이 롱테일보트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패키지 여행에서 방비엥은 이틀을 머물면서 하루를 체험으로 쓰는데 백인 청년들처럼 아예 작정하고 한달 정도 머물면서 즐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약간의 돈과 시간이 허락된다면 말이다.

 

방비엥의 놀이는 카약킹이나 버기카 대여를 빼면 큰 돈은 들지 않는 대신 소소한 비용은 제법 필요한 것 같다. 튜빙을 하려면 단돈 몇푼이라도 필요할 것 같고, 자전거 대여나 팁, 심지어 다리를 건널 때도 통행세가 있다. 우리가 물놀이(!)를 하는 동안 날씨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의 없어 아주 호젓했다. 옵션으로 고른 것은 블루라군 + 버기카 + 짚라인(1시간 30분)이었고 비용은 75달러였다. 패키지 여행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에 더 이상의 옵션은 불가능하지만 체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더 하라고 해도 체력이 달려서 사양^^...

 

여기저기 뒤져본 결과 방비엥의 옵션 가격 아래와 같다.

♣ 롱테일보트 (1인/20$/1시간)

 버기카 대여(1인/40$/3시간)

 블루라군    (1인/20$/2시간)

 블루라군 왕복 툭툭(120,000낍=16,800원)

 반나절 자전거 대여   (20,000낍=2,800원)

 

 

<방비엥 버기카>

버기카 대여장소이다. 인도차이나전쟁 당시 미군 비행장 활주로였다.

 

 

 

버기카의 장점과 문제점

방비엥에서 블루라군까지 버기카로 35분이 걸린다.  방비엥에서 블루라군으로 가는 길가의 나무나 집들이 먼지를 덮어쓴 이유의 상당 부분이 바로 버기카 때문이다. 물론 원래 먼지가 많기도 하다.

운행 중에 얼마나 먼지가 많이 나는지 옷의 주름, 운동화끈 사이사이까지 먼지가 파고들어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는 물론 착용한 모든 옷을 빨았을 정도이다. 귀국해서도 버기카를 탈 때 찌든 황토 때문에 여행 중 빨았던 옷도 모두 다시 세탁을 했다. 카메라와 휴대폰의 렌즈는 촬영을 할 때만 꺼냈는데도 금새 뿌옇게 되어 수시로 닦아야 했다.

 

버기카를 타는 사람은 의외로 승차감도 괜찮고 무엇보다 기분이 최고인데 통행자나 현지인에게는 소음과 먼지를 일으키는 깡패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였다면 분명히 현지인들이 먼지와 소음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보상을 하라고 데모를 했을 것이다.

 

<버기카를 탈 때의 장비>

버기카를 탈 때 방수조끼는 필요없다.  우리의 가이드분이 블루라군에서 다이빙 할 때 필요하다고 해서 부피를 줄이기 위해 입은 것이다. 어마어마한 먼지 때문에 가방이나 소지품을 넣을 비닐봉투마스크가 필수이다.

 

 

<통행료를 지불하는 다리>

 

 

<시내를 지나 본격적인 시골길로 달리는 버기카>

버기카는 2인승이기 때문에 우리는 4대를 빌렸다. 코스가 길기 때문에 앞 사람, 혹은 가이드의 꼬리를 놓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윗 사진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황토길이 이어진다. 다른 관광지에서는 별로 못본 여행객들이 많이 보였다. 젊은이들은 대부분 자전거나 오토바이, 툭툭을 타고 우리와 나이 든 한국 관광객은 버기카를 탔다.

 

 

 

<35분만에 블루라군 버기카주차장에 도착>

 

 

<블루라군에서 1차로 짚라인 체험>

짚라인은 거대한 나무와 나무 사이에 로프를 설치하고 도드래의 원리로 그 로프를 타고 이동하는 체험이다. 로프가 팽팽해야 이동할 수 있으므로 나무와 나무의 간격은 너무 짧거나 길면 안 된다. 수시로 중간의 나무 정거장(!)에서 내려 체험자와 로프를 연결하는 장치(도르래)를 바꿔 끼고 다음 나무로 이동해야 하는데 로프를 타는 순간은 새처럼 자유롭고 좋지만 나무 정거장 위에서 다음 로프로 바꾸는 것은 무섭기도 하고 번거롭다. 반드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블루라군 짚라인은 총 1시간 30분이 걸린다. 코스는 블루라군 바로 위에서 논이 있는 방향으로 5개의 나무를 탄 후 걸어서 원점으로 돌아온다. 다시 반대 방향의 더 높은 나무에 연결된 5개의 코스를 타고 자일로드롭을 타듯 수직으로 내려오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다른 곳에도 짚라인 코스가 있거나 더 긴 코스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짚라인 체험을 할 때 양손을 써야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드는 것은 위험하고 불가능하기도 하다. 나는 휴대폰으로 나무정거장에서 일행들을 먼저 보내며 스틸 컷이나 동영상을 촬영했다.

 

 

 

 

<짚라인에서 가장 무서운 흔들다리>

짚라인은 TV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본 유격훈련의 한 종류 같았다. 중간에 떨어지면 안 되는 것 빼고...

이 사다리는 10개의 코스 중 두번째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흔들다리라 상당히 무섭다. 탐남동굴 수중체험 때 신은 후들후들한 샌들 비슷한 신발을 미처 갈아신지 못했기 때문에 신발이 자꾸 벗겨져서 무척 무서웠다. 시작하자마자 흔들다리를 건너야 해서 일행들, 특히 여성들은 공포감에 사로잡혔지만 더 이상의 흔들다리는 없다.

 

 

<흔들다리를 건너편에서 본 모습>

이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나무 위에서 우리가 안전하게 착지하도록 도와주고 다음 코스로 로프를 바꿔 끼워주는 안전요원이 벌써 바닥에 누워있다. 

 

 

<짚라인 안전요원과 생명줄> 

모든 나무정거장에는 안전요원(혹은 도우미)들이 있다. 안전요원이 없으면 짚라인 체험 자체가 불가능하다. 먼저 온 나무에서 다음 나무에 착지할 때,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널 때마다 로프에 걸었던 줄을 다음 줄로 바꿔는 것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로프를 제대로 못 타는 체험자가 제 때 도르래의 브레이크를 잡지 않으면 로프에 매달린 채 오도가도 못하기 때문에 안전요원이 출동해야 한다. 또 다리를 90도로 구부리고 착지를 해야 하는데 제대로 안 하면 잡을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안전요원을 들이박으며 착지하기 때문에 충격도 상당하다. 세상에 온갖 극한직업이 있지만 짚라인 안전요원이야말로 극한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의 로프 위의 검정색 부분은 브레이크로 손으로 누르면 도르래가 멈춘다.

 

 

<짚라인 1차 코스 중 마지막 나무정거장>

5개의 1차 코스를 마치고 2차 코스로 가기 위해 블루라군으로 걸어가면서 우리 바로 다음 팀을 촬영한 것이다. 아래 사진은 걸으면서 본 풍경.

 

 

 

<블루라군 짚라인 2차 코스 출발점과 첫번째 구간>

두 번째 사진은 2차 코스 첫번째 구간이고 전체적으로 보면 6번째 구간인데 가장 높고 길다. 가장 여유를 부리며 즐기던 나도 무서웠다. 이 구간에서 블루라군과 주변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다.

 

 

 

<짚 라인 체험 중에 본 블루라군과 주변풍경>

 

 

 

짚라인 체험으로 땀에 절은 우리는 짚라인 복장과 도구를 반납한 후 블루라군 앞에 있는 원두막 같은 쉼터에서 숨을 돌렸다. 날이 다소 덥기도 했지만 긴장감 때문에 일행 모두 땀에 절었다. 돈은 우리가 지불했지만 센스있는 우리 가이드분이 시원한 비어라오와 후라이드 치킨을 시켜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블루라군에서 짚라인 체험 후 마신 비어 라오, 캬!!!

 

 

<블루라군>

내륙국가인 라오스는 바다가 없는 대신 강이 많고 블루라군 같은 호수가 있다. 블루라군은 방비엥의 대표적인 에메랄드 색 물빛의 천연수영장으로 수영을 하거나 옆의 나무에 올라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도착한 직후엔 별로 없던 사람들이 짚라인 체험이 끝난 후는 블루라군 양쪽으로 꽉 차 있다. 한국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아 나무에 올라가 쩔쩔매는 이들에게 떼로 '하나, 둘...'을 외치며 용기를 주거나 비장하게 '엄마, 사랑해요!'를 외치며 다이빙 하는 이 등 한국어 일색이었다. 손을 잡고 함께 뛰어내리는 커플들도 많았다. 우리 일행은 4명이 뛰어내렸다. 모두 동영상 촬영을 했지만 초상권 때문에 게시는 생략...  

 

 

 

 

 

<블루라군 마당>

오두막 같은 쉼터와 마당의 두 무리로 나뉜다. 한국인은 대부분 그늘이 있는 쉼터로 들어가고, 서구인들은 햇빛에서 썬텐을 한다.

 

 

 

<블루라군 지류>

촬영 때문에 블루라군에는 뛰어들고 싶지 않아 이곳에서 잠시 몸을 적셨다. 번거로운 것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싫은 사람은 이곳에서 수영을 하면 좋다. 우리가 아는 블루라군 메인은 정면의 다리 너머에 있다.

 

 

<버기카를 타고 방비엥의 호텔로 돌아가는 길>

먼지를 일으키며 가는 앞의 버기카는 모두 우리 일행이다. 놀란 것 같은 닭의 시선이 재미있다.

 

 

<버기카로 스친 태극기를 든 한국 관광객>

2014년부터 라오스 관광의 대세는 한국인이다! 전부터 라오스에 대한 입소문은 있었지만 TV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꼈다.

 

 

<버기카로 스치는 방비엥 인근의 농촌풍경>

 

 

 

<방비엥 루앙나콘호텔에서 본 낙조>

호텔로 돌아와 황토에 찌들은 몸을 씻고 겉옷을 빨아널은 후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 직전이다.

 

 

<한식당으로 가는 길의 방비엥 분꽃과 조화같은 주황색꽃>

 

 

 

<방비엥의 나무다리와 위성 안테나>

위성 안테나는 이웃나라(주로 태국)의 방송을 시청하기 위한 것으로 많이 눈에 뜨인다. 폭우가 내리면 떠내려간다는 그 나무다리 중의 하나일 것이다.

 

 

<신축 중인 방비엥의 건물>

세상에 이런 일이, 이렇게 건물 한채를 뚝딱 지을 수도 있다! 방비엥의 숙소, 식당에서 소개한 '한국식당 비원'에 들러 김치전골로 저녁을 먹고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신 후 방비엥에서의 이틀째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