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삼성리움미술관의 '세밀가귀'전

큰누리 2015. 11. 19. 23:54

<세밀가귀(細密可貴)전>

장소 : 삼성리움미술관

기간 : 2015.7.2 - 9.13

요금 : 입장료 일반 8,000원/청소년 5,000원. 데이패스 : 14,000원

디지털 가이드 : 1,000원

특이한 점 : 디지털 워크북 운영

 

디지털 워크북 :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전시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새로운 감상 프로그램을 말한다. 전시장 안에 설치된 컴퓨터에 확대 보기, 플래쉬 애니메이션, 동영상 팝업, 디지털 펜을 활용한 그리기 기능 등이 있다.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세밀가귀전''한국미술의 품격'이란 부제가 달려있다. 처음엔 세밀가구란 표현의 오기인 줄 알았다. 설마 삼성리움미술관에서 티켓에 오타를? 제목이 정말 궁금했는데 전시장 입구의 포스터에 있는 한자를 보고서야 '세밀가귀'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준 높은 130여 점에 이르는 진귀한 유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상당수가 다른 나라에 있다는 점이 마냥 안타까웠다. 이 정도의 유물을 세계 각지에서 대여할 수 있는 것은 대기업에 오랫동안 미술품이나 유물을 수집한 삼성이니까 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 거의 막바지에 들르게 된 것이 무척 아쉬웠다. 일찍 알았더라면 최소한 한번은 더 갔을 것이다.

 

소장처나 소장자가 없는 것은 리움미술관소장품이다. 언감생심, 촬영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주변에서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고 있고 제재를 하지 않았다. 쭈뼛쭈뼛 눈치를 보다가 나도 과감하게(!) 촬영을 했는데 특별전만, 그것도 휴대폰 촬영만 허락한다고 한다. 그나마 감지덕지...

 

'세밀가귀(細密可貴)'는 <선화봉사고려도경>에 나오는 말로 중국 송나라의 사신 서긍이 고려의 나전을 보고 '세밀함이 뛰어나서 가히 귀하다 할 수 있다'라고 기록한 데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는 12세기의 찬란했던 고려의 문화, 넓게는 한국미술의 역사에 이어져 온 '세밀함, 섬세함, 정교함이라는 특징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 선사시대 다뉴세문경부터 고대 고분에서 출토된 금속공예품, 고려시대의 불교회화와 나전을 비롯한 공예품들, 조선왕실의 기록화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아름다움은 우리 미술을 대표하는 특징 중의 하나이다.

<세밀가귀 : 한국미술위 품격>전은 한국미술사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지닌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인 '세밀함의 아름다움'에 주목하였다.  중략...

 

전시에는 금속공예, 고려불화, 도자기, 회화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총 130여 점의 유물들이 출품되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에 소장되어 있는 한국의 미술품 중 주요 작품들도 40여 점이 특별히 선보였다.

---이상의 내용은 세밀가귀전 카탈로그를 요약 발췌한 것---

 

 

<세밀가귀>전은 (文 : 무늬. 다양한 문양의 아름다움), (形 : 손으로 빚어낸 아름다움. 불보상, 금속공예, 상형도자의 형태미), (描 : 붓으로 표현한 세밀함) 등 세 분야 나누어 전시했다. 그 중 초상화, 불화 등이 주류를 이룬 묘(描)와 형(形)의 작은 불상 사진 등은 촬영 상태가 나빠 게시를 포기했다. 따라서 아래의 사진들은 문(文)과 형(形)의 아름다움이 대부분이다.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권12 변상도>

고려시대. 처음 보는 화려하고 정교한 작품이다.

 

 

<세밀가귀전 포스터>

청동은입사 보상당초봉황문 합. 고려. 11-12세기. 국보 제171호.

'세밀가귀'전 포스터에 있는 작품으로 중앙에 봉황을 은선으로 입사했다.

티켓, 카타로그에는 도쿄국립박물관 소장의 나전 국당초문 원형합 사진이 실려 있다.

 

 

 

<청자투각 연환문 돈>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보물 제146호.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자 의자.

 

 

<백자투각 연화문 화분대>

16세기. 조선시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

고려. 13세기. 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소장.

나전함은 따로 코너를 만들고 8점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촬영이 된 것은 3점 뿐이다. 얼핏 비슷해서 시리즈 같은 나전함들은 주로 고려 말(13세기)에 제작되었다. 원나라 황후의 요구로 대장경을 보관할 함을 만들기 위해 대부분 전함조성도감에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정교하고 큰 나전함을 제작한 적이 있고, 고려 때 제작한 것이 지금까지 남아있으며, 모두 외국의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흩어져 있다는 사실에 거듭 놀랐다.

 

이 정도의 유물이면 외국의 박물관 입장에서도 상당한 대접을 받는 보물일 텐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은 삼성의 미술에 대한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25년 쯤 전인가? 당시에 최초로 외국에 내보냈다던 일본 텐리(天理)대학교에서 소장한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본 것도 중앙일보 옆에 있는 호암아트홀에서였다.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

고려. 13세기. 영국박물관 소장.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

고려 13세기. 보스턴 미술관 소장.

 

 

<목조보살 입상>

조선 전기. 개인 소장.

흔히 보아온 석가모니, 관음보살, 지장보살 등과 달라서 고려 때 제작된 강원도 지방의 불상으로 오해했다. 긴 연꽃 봉오리를 들고 있다.

 

 

 

 

<석씨원류 응화사적 책판>

1637년. 보물 591호.

석씨원류응화사적목판(釋氏源流應化事蹟木板)은 인조 9년(1631) 정두원이 명나라 사신으로 갔다가 가져온 책을 바탕으로 현종 14년(1673) 승려 지십(智什)이 양주 불암사에 목판본으로 발간한 책판이다. 이 책은 석가모니의 일대기와 석가모니 이후 서역 및 중국에서 불법이 전파된 사실을 400항에 걸쳐 기술한 것으로, 각 항의 4자 1구로 제목을 붙이고 먼저 사적을 그림으로 그리고 그 다음 면에 그 내용을 서술하였다.

글자의 새김은 매우 정교하고 그 기법이 우수하다. 책 첫머리에는 중국 명나라 헌종 22년(1486)에 헌종이 직접 쓴 서문이 있고, 다음에 당나라 왕발의 석가여래성도기(釋迦如來成道記)가 있다.

--문화재청 자료--

 

 

<백자투각 연당초문 향로>

고려. 12세기.

현존하는 고려백자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너무 가냘프고 여려서 도자기로 빚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청화백자투각 모란당초문 호>

18세기. 보물 제240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양각 연판문 주자>

고려. 12세기. 브루클린박물관 소장.

우리나라 청자 중에 이렇게 정교한 형태도 있었던가? 몸체의 무늬가 아름답고 점으로 돋을새김한 것이 독특하다. 뚜껑은 도자기가 아니라 얇고 빳빳한 종이를 잘라 붙인다면 모를까 흙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뚜껑 꼭지의 연꽃에는 앙증맞게 나비 한 마리가 붙어 있다.

 

 

<청자양각 죽절문 병>

고려. 12세기. 국보 제169호.

대나무 줄기를 잘라 붙여 꾸민 것 같다.

 

 

<청자양각 죽순형 주자>

고려. 12세기.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 소장.

형태면에서 내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청자이다.

 

 

<청자양각 연당초문 주자>

고려. 12세기.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도자기의 형과 연화문, 당초문이 어울린 무늬가 아름답고 특히 살포시 얹은 듯한 말린 연잎 모양의 뚜껑에서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특징이 있거나 희귀한 모양의 도자기, 특히 청자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청자투각 당초문 상자>

고려. 12세기.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은제도금 경가>

고려. 13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이 엉망이지만 상당히 정교하고 화려한 거울 받침대(경가)이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화려하고 큰 거울받침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은제도금 신선문 향합, 금동연지동자문 경갑>

고려. 12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자수를 놓은 조선시대의 주머니 종류는 많이 보았지만 귀금속으로 만든 종류는 흔치 않은데 고려 시대라 가능했을 지 모른다.

 

 

<나전단화금수문 거울>

통일신라. 8세기. 국보 제140호. 나전과 호박으로 거울 뒷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금동불감>

고려. 14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맨 위는 문을 닫았을 때, 두번째는 열었을 때, 세번째는 뒷면, 네번째는 옆면 모습이다.

 

 

 

 

 

<가야금관>

국보 제138호. 가야. 5-6세기.

가지 모양의 신라 금관과 달리 풀꽃 모양으로 장식했다.

드문드문 곡옥장식만 달린 것은 다른 장식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동제금은입사 소호>

통일신라. 8-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다!

고려 시대 작품인 줄 알았는데 통일신라 시대 작품이라는 사실에 또 놀랐다.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

리움미술관. 국보 제133호. 강화도의 최항 무덤에서 출토.

철성분(?)의 안료가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녹아든 색, 섬세한 뚜껑의 장식, 아름다운 형이 어울려 오랫동안 눈길을 잡은 작품이다. 유사한 작품이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 미국 워싱턴 D.C. 프라이어 갤리리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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