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2016. 1/13.
2016. 1/13. 13:30 출발 예정이었으나 폭설로 40분 연착 출발. 인천에서 이탈리아까지는 12시간이 걸리며 이탈리아가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이탈리아에 도착한 시간은 8시간을 뒤로 물려 1/13. 19:00. 30분 정도 시간에 착오가 생기는 이유는 디카의 시간 설정이 30분 빠른 것을 여행 후에 알았기 때문이다.
외국에 나갈 때 국적기를 타본 적이 없어 몰랐는데 우리가 이용한 대한항공은 2번의 기내식이 나왔고, 비빔밥이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갈 때는 특별한 생각 없이 담백하다 싶은 걸로 골랐고, 비빔밥은 정보를 듣고 올 때에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이탈리아 도착 후 1일(현지 1/13)>
밀라노 말펜사국제공항으로 입국했고, 출국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 가장 북부 지중해쪽(우리나로 치면 황해)에 위치한 밀라노 외곽의 idea호텔에서 묵었다. 참고로 비슷한 위도의 베네치아는 아드리아해(우리나라로 치면 동해)에 있다.
20:00쯤 호텔에 도착했는데 기내식을 오후 2시 반즘 먹었기 때문에 배가 고팠다. 일행 모두 출출했을 텐데 피곤하고 용기(!)가 필요해서인지 우리와 다른 한 팀을 제외하곤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는 호텔 식당에서 팁 바가지를 써가며 저녁을 먹었는데 서빙하는 할머니가 한국인들에게 어찌나 소리를 지르던지...
지금도 한국인들에게 레스토랑에 들어온지 30분이 넘었다고 "씨뇨리타, 고 아웃!"하며 소리 지르던 것을 불편하게 기억한다. 우리는 가이드에게 분명히 1시간 이상 영업시간이 남았다고 들었고 안내문에는 그보다 더 넉넉한 시간이었는데... 호텔방의 크기나 청결, 구조, 난방 등은 사전에 걱정했던 것보다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탈리아 여행 2일차>
2일째인 1/14는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바로 베네치아로 향했다. 다행히 어제 저녁에 불친절했던 레스토랑이 아니라 호텔 직영 식당인 듯 했다. 아침 8시에 출발해서 타코 브레이크 미터법 때문에 휴게소에 1번 들르고, 베네치아 근교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은 후 오후 1시쯤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이 때부터 한국인 현지 가이드가 동행해서 수상택시를 스치며 지나는 수많은 유서깊은 건물들과 탄식의 다리, 비발디보육원 등에 대해 설명을 했다.
여행사에서 서비스로 제공한 수신기가 이번 여행에서 상당히 빛을 발했다. 이전에 사람이 많은 관광지에서 들리지도 않는 설명을 짜증스럽게 주어담다 수신기를 끼고 설명을 듣는 것은 일종의 혁명이었다. 사진을 찍는데 열중하느라 뒤쳐진 내게 설명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소리를 따라 일행을 찾는 점에서는 아주 유용했다.
30분 남짓 수상택시를 타고 베네치아 운하 중심 수로를 통과하며 관광하면서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산 마르코 광장에서 40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광장을 구경했다. 다시 모여 30분 정도 곤돌라 투어를 하고 다시 40분 정도 자유시간이 있어서 산 마르코 성당 내부와 주변의 조각, 건물들을 본 후 가이드 투어를 했다.
저녁 무렵 수상버스로 베네치아 선착장까지 온 후 우리의 관광버스를 타고 베네치아의 holiday inn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투숙했다.
<PS : 타코 브레이크 미터법>
(버스)운전자가 2시간 이상 계속해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2시간 운전을 하면 운전자는 반드시 15분 이상의 휴식을 해야만 한다. 운전자의 과로방지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서 유럽에서는 상당히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데 손님 입장에서는 약간 불편한 경우도 있다. 관광버스의 경우 대부분 이 시간에 휴게실에 들른다.
<비행기 제설작업>
탑승하기 조금 전부터 갑자기 눈이 펄펄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기체의 눈을 제설하느라 40분 정도 출발이 늦어졌다. 여행사에서 출발 직전에 나누어준 E-티켓으로 공항에서 즉석 발권한 좌석이 마침 날개옆 창가여서 제설작업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크레인 같은 사진 속의 장비에 사람이 앉아 물을 뿌렸는데 그냥 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대한항공 기내식>
12시간 비행하는 동안 두번의 식사가 나오고, 간식은 1번 나왔던 것 같다. 음식은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는데 첫번째 식사에서 고른 것은 비프 브르기뇽과 으갠 찐감자였다. 부식은 치즈케이크와 토마토 치즈샐러드... 빵 빼고는 모두 맛이 괜찮다. 국적기라서인지 음식 간이 잘 맞아서 좋았다. 커피나 쥬스는 수시로 제공되고, 포도주나 맥주는 요구하면 따로 가져다 준다.
2차 기내식은 돼지고기볶음, 푹 고은 나물과 밥이었는데 이 때 쯤에는 거의 꼼짝을 못하고 장시간 비행을 하다보니 장에 가스가 차서 배 채우느라 그냥 먹었다.
<인천에서 밀라노까지의 비행 노선>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수시로 창밖을 보곤했는데 서쪽으로 계속 가는 루트였기 때문에 한국의 오후 3시쯤의 시간이 이탈리아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유지된 셈이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우리의 비행기는 설원이나 설산 위를 날고 있었다.
<첫날 숙소 밀라노 외곽의 idea 호텔과 객실>
4성 호텔로 객실 규모나 시설 모두 괜찮다. 이탈리아는 방이 작기로 유명해서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컸다. 커텐이나 객실 인테리어도 여타의 나라에 비해 상당히 센스 있었다. 이 호텔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할머니의 불친절함, "시뇨리타~!" 고함소리와 맛없고 비싼 오믈렛이다.
8박을 하는 내내 숙소 모두 이 호텔 이상은 되었는데 우리가 참*은 여행사의 슈퍼 클래스 패키지여서인지 아니면 패키지가 일반적으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숙소는 물론 음식도 상당히 괜찮았다.
우리가 거친 호텔의 아침식사는 큰 틀의 기준이 정해진 것처럼 거의 비슷했다. 스크램블드 에그, 몇가지 종류의 담백하고 구수한 빵(빵은 달지 않고 정말 맛있다!)과 치즈, 햄, 베이컨, 커피와 요구르트 등...
<저녁으로 먹은 호텔 레스토랑의 오믈렛>
기내식이 일러서 호텔 도착 후 배가 고파 레스토랑에서 개별적으로 사먹었다. 오믈렛 8유로, 작은 병맥주 1병을 3.5유로를 주고 음료 삼아 마셨는데 나중에 매너팁 4유로가 붙어나와서 식겁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먹은 첫음식인데 앞으로 음식이 이 모양이면 어떡하나 싶어 걱정했지만 여기만 이랬다.
이탈리아의 음식은 대체로 우리 입맛에 잘 맞고, 다른 나라에 비해 음식이 상당히 맛있다. 특히 사진에 보이는 빵은 어디서나 나오는데 달지 않으면서 구수하고 맛있어서 에스프레소 커피와 더불어 가장 마음에 든 먹거리였다.
<2일차 idea 호텔의 아침 메뉴>
뷔페식이지만 아침을 대충 먹는다는 이탈리아 호텔의 조식 메뉴는 얼추 비슷하다. 이 호텔에는 없었던 달지 않고 구수한 식빵, 빵과 함께 먹는 햄이나 치즈, 베이컨, 스크램블드 에그, 복숭아나 배 통조림은 대체로 있고, 찐계란이나 요플레, 시리얼, 생과일은 반쯤만 있었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이탈리아 설탕(우리나라 설탕과 달리 그다지 달지 않다.)을 타먹어야 맛있다. 진한 커피가 싫은 경우 뜨거운 물을 섞으면 아메리칸 커피가 되는데 이탈리아 커피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밀라노에서 베네치아(베니스)로 가는 길의 차창 밖 풍경>
이번 여행에서 나를 가장 매료시켰던 것 중의 하나가 차창 밖 풍경이었다.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어쩌면 그렇게도 전원풍경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던지... 우리나라 제주도나 일본 겨울 정도의 기온이었고, 포도나 올리브 같은 농사를 많이 지어서인지 창밖의 풍경은 다양한 초록의 향연이었다. 겨울이라 농사를 짓지 않는 농경지마저 맨땅이 아니라 연두색부터 녹색까지 미묘하고 다양한 모든 초록색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고풍스러운 중세, 근대의 고성과 성당 등이 수시로 풍경에 덤으로 얹어지니 장면마다 액자를 끼우면 바로 풍경화였다.
<밀라노에서 베네치아(베니스)로 가는 길의 휴게소>
들어가고 나오는 문이 달라 일행 모두 애를 먹은 규모가 상당히 큰 휴게소이다. 막 들어섰을 때 자그마한 에스프레소 잔을 들고 서서 홀짝거리는 현지인들이 의아했는데 카페에서 우아하게 마시면 커피 값이 5~10배 이상 비싸다. 하긴 커피양이 너무 작아 딱 4모금 마시면 끝이니 커피가 고프다면 앉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실질적으로 첫날이라 일행 모두 별로 구매는 안했지만 유명한 관광상품은 대체로 여기에 다 있었다. 포켓커피, 페레로 로쉐 초콜렛, 레몬주 등...
<베네치아 근교에서 먹은 현지식>
공식적으로 처음 먹는 현지식이라 다들 궁금해 했는데 수준은 평균 이하이다. 1차로 간이 안된 야채 샐러드와 짭짤한 스파게티, 2차로 작은 고기 조각과 푸딩, 나물이 나왔다. 이 때부터 식당에서조차 물을 사먹어야 된다는 것, 그것도 값이 상당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식당의 물은 대략 1.5리터 정도인데 병당 3유로~4유로이다. 생수 한병에 대략 5,000원 정도라니...
≪베네치아≫
이탈리아어로는 베네치아(Venezia), 영어로는 베니스(Venice)이다. 베네치아는 헛갈리지 않는데 피렌체는 영어로 플로렌스이기 때문에 좀 헛갈린다. 베네치아는 11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운하가 수로 역할을 하는 물 위에 건설한 '물의 도시'이다. 따라서 섬안에서의 교통수단은 수상버스, 수상택시, 곤돌라 등이다.
섬 안에 르네상스 이후에 건립된 건물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고 실제로 거주하거나 상가, 박물관 등으로 사용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산 마르코 광장과 성당이고 두칼레 궁전,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등도 유명하다. 그 외에도 수많은 궁전, 성당 들이 있다.
<베네치아 수상택시>
여행사에서 제공한 서비스이다. 곤돌라, 수상버스에 비해 가장 빠르다. 세 가지를 모두를 탔는데 50유로의 비용을 옵션으로 주고 30분간 탄 곤돌라는 운치 있고 좁은 골목까지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상택시는 가장 빠르고 오픈이 되어 구경하기에 좋고, 현지인들이 출퇴근 시 이용한다는 수상버스는 요동이 적어 편안했다.
<수상택시 투어>
수상택시는 가장 번화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즐비한 수로를 쾌속으로 질주하고, 귀가 시 탄 수상버스는 이 수로 뒷길로 운행해서 주로 건물의 뒷모습만 보았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묵은 나무기둥들은 배가 정박할 때 묶거나 가로등 지지대 등으로 사용된다. 소리가 자주 끊겨 제대로 들을 수 없었지만 우리 가이드는 수신기를 통해 운하 좌우에 늘어선 수많은 건물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 많은 설명 중에 안젤리나 졸리가 묵었다던 호텔만 기억에 남았다.
<앰블런스>
베네치아 섬에는 차가 없기 때문에 모든 교통, 운송 수단은 배이다.
<19세기까지 베네치아 섬에서 유일했다는 리알토 다리>
<수상택시 투어에서 만나는 운하의 역사적인 건물들>
♣ 시메오네 피콜로 성당 : 건축가 안토니오 카날레토 설계. 베네치아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수상택시 투어 때 오른쪽에서 가장 먼저 만난다. 초록색 지붕과 지붕 위의 청동상, 앞으로 튀어나온 포치(현관)가 인상적이다.
♣ 외관이 아름다운 성 제레미아 성당 : 게재를 생략한 정면(사실은 후면)이 인상 깊어서 이 성당 이름을 찾느라 엄청나게 블로그를 뒤졌다. 운하에서 본 아래 사진은 성당의 후면이다.
♣ 터키 상인회관(국립역사박물관) : 과거 베네치아 거주 터키 상인들의 본부. 눈에 띄는 큰 규모와 반복되는 이중 구조의 아치 때문에 언뜻 지나쳐도 눈에 들어온다. 현재 국립역사박물관으로 사용 중...
♣ 카 포스카라 궁전 : 궁전으로 보기엔 좀 작고 낡았지만 우아한 아치형 창 주변 장식 때문에 눈에 들어온다. 현재 베네치아 대학의 부속건물도 사용된다고...
♣ 페기 구겐하임미술관 : 현대 미술 최대의 수집 미술관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베네치아 분관이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설립자 페기 구겐하임이 18세기의 건축가 로렌초 보스체티가 설계한 팔라초 베니에르 데이 레오니를 매입해 1979년 사망할 때까지 살았다. 사후 소장품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 기증되고 이곳은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운하 오른편에 있는 역사적인 건물 중 가장 층수가 낮고(2층), 현대적(!)이고, 길어서 바로 찾을 수 있다.
이 건물의 이름(용도)가 궁금했는데 아직 모르겠다. 높이 솟은 청동구와 그 위의 인물상이 인상적이었다. <탕기> 관련 플래카드가 붙은 것으로 보아 전시장이나 박물관 같기도 하고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의 부속건물 같기도 하다.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바실리카>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것은 산 마르코 광장과 산 마르코 성당이지만 산 마르코 광장 쪽에서 물을 앞에 두고 가장 많이 찍히는 사진촬영 명소이다. 베네치아 섬은 운하에서 보면 크게 좌우로 나뉜 것 같지만 좌우의 건물 사이는 다시 갈래갈래 분리된 섬들이며, 이 성당도 그 중 하나에 떠(!) 있다.
<산 마르코 광장 종탑과 두칼레 궁전>
따로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선착장에 '산 마르코'란 간판이 보였다. 붉은 고층 건물은 종탑이고, 살구빛 사각형 건물은 두칼레 궁전이다.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바실리카)>
산 마르코 광장에서 남쪽의 산 조르조 섬에 위치한 성당으로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설계하였고, 1566년~1610년에 건립되었다. 베네딕토를 주보 성인으로 모시며, 얼핏 보면 종탑이 산 마르코 광장의 것과 비슷하다. 산 마르코 광장 쪽에서 보면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과 함께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아 아름답다.
<산 마르코 선착장과 맞은편 모습>
맞은편의 세 건물들은 이편 어느 곳에서도 시야에 들어오는데 어디서 보건 무척 아름답다. 건물도 아름답지만 물 위에 뜬 것 같아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배를 주차시키는 용도로 쓰이는 말뚝들도 인상적이다.
<살구빛 두칼레궁전과 산 마르코 광장 입구>
<산 마르코 선착장에서 정박 중인 곤돌라들과 맞은편의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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