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탈리아5-라벤나 산 비탈레 성당의 모자이크

큰누리 2016. 2. 13. 04:23

<3일째 일정>

베네치아 Holiday Inn 호텔에서 천년 비잔틴 문화의 중심지 라벤나로 출발- 라벤나 시가지, 산 비탈레 성당,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 관람- 단테 묘 관람- 중식으로 점심 식사- 피렌체로 이동하여 산타 크로체 성당 외관 관람- 단테 생가 관람- 피렌체 두오모 관람- 시뇨리아 광장 조각상들 관람- 우피치 미술관 외관 관람- 피렌체 티본 스테이크집에서 저녁 식사- 몬테 카티니의 프레지던트 호텔 투숙.

 

 

≪라벤나(Ravenna)

지금은 아담한 소도시이지만 5세기부터 8세기 사이에 서로마 제국, 동코트,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기 때문에 역사적 유산이 많이 남아있다. 라벤나에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완벽한 모자이크 벽화가 있는 두개의 성당을 포함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만 8개나 된다.

특히 고대 기독교와 비잔틴 양식이 융합된 종교 건축물들 내부에는 현란한 모자이크가 천정과 벽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모자이크는 기원전 3세기에 로마제국 때부터 사용된 기법이지만 라벤나는 모자이크를 최고의 예술경지로 끌어올렸다. 라벤나시의 모자이크 작품들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완벽하다.

 

이탈리아의 대문호 단테는 산 비탈레 성당과 클라세의 산타폴리날레 성당의 모자이크를 보고 라벤나를 '지상의 낙원', 라벤나의 모자이크를 '색채의 교향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단테는 정치적인 이유로 출생지인 피렌체에서 추방 당하자 라벤나로 와서 집필하며 여생을 보냈으며 무덤도 이곳에 있다. 

 

 

<산 비탈레 성당(Ravenna Basilica dis Vitale)>

산 비탈레 성당은 동고트 지배기인 526년 주교 에클레시우스가 은행가의 지원을 받아 성인 비탈레가 순교한 자리에 짓기 시작했다. 지배자가 동로마 총독부로 바뀐 548년에 당시의 주교였던 막시미아누스에 의해 완성되었다. 돔과 출입구는 로마의 양식, 내부의 기둥머리와 모자이크는 비잔틴 양식으로 초기 기독교와 비잔틴 양식이 융합된 형태이다. 성당이나 성당 뒷뜰에 있는 갈라의 영묘 모두 외관은 소박한데 내부로 들어가면 섬세하고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성당은 8각형 구조이며 네모난 커다란 기둥이 중앙의 돔을 받치고 있고, 그 사이에 두 종류의 둥근 기둥들이 성당 내부를 빙 둘러싸고 있다. 돔 중앙에는 성화를 중심으로 꽃무늬와 동물, 십자가로 장식된 그림이 있다. 천정을 바라보면 중앙의 성화를 중심으로 섬세한 무늬들로 꾸민 8개의 기둥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듯 둥글게 배열되어 있는데 기둥 사이의 아치가 꽃잎 같기도 하고, 빛을 뿜는 8개의 작은 창문과 8개의 아치 단면의 무늬, 기둥 장식들이 어울려 마치 천상을 보는 것 같다.

성당의 제단 중앙 위에는 지구를 상징하는 푸른 원 위에 앉은 예수와 두 천사, 왼쪽에 성 비탈레, 오른쪽에 에클레시우스 주교 그림이 있다. 예수는 성 비탈레에게 순교자의 관을 주고 있고, 에클레시우스 주교는 예수에게 산 비탈레 성당 모형을 바치고 있다. 제단 앞을 가로 지르는 아치에는 12사도와 성 제르바시오, 성 프로타시오 등 14명의 얼굴이 진주알 목걸이처럼 이어져 있다. 제단 천정에는 어린 양으로 묘사된 예수와 호위하는 네 천사가 있고, 그 바탕에는 새, 별, 꽃, 짐승들이 촘촘히 그려져 있다. 깨끗한 바탕에 이콘처럼 틀에 박힌 완전히 기독교화 되기 이전의 로마 양식이다.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 천정의 환상적인 파란 바탕에 그린 촘촘한 별, 석관 표면을 장식한 조개나 동물 부조에서도 그 양식을 볼 수 있다. 

 

중앙 제단에는 예수상을 기준으로 좌우 양쪽에 <유스티아누스 황제와 수행자>, <데오도라 황후와 시녀들>이 있다. 황제는 빵이 담긴 바구니를, 황후는 대형 포도주 잔을 들고 제단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유스티아누스 황제와 수행자 중 황제 왼쪽에서 십자가를 든 사람은 에클레시오 주교의 뒤를 이어 비탈레 성당을 완성한 막시미아누스 주교이다. 

예수 그림 앞의 양쪽 벽 아치 위에는 <이삭의 희생>과 에레미야, 모세 그림이, 맞은편에는 <아벨과 메르키세데크>, 모세, 이사야 그림이 있다.

 

양과 당초문, 식물 무늬를 정교하게 새겨 장식한 둥근 기둥머리 장식도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 투각형태로 섬세하게 표현한 식물 무늬는 그라나다의 사자의 궁(두 자매의 방, 아벤세라헤스)에서 본 모카라베(종유석 모양의 장식) 못지 않았다. 성서 속의 인물 외에 수를 놓듯 촘촘하게 무늬로 채운 공간 또한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산 비탈레 성당의 모자이크화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고 느꼈던 최고의 걸작이었다. 감상에 전혀 규제를 받지 않은 점, 규모가 적당(!)해서 기 죽지 않고 본 점,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점, 적절한 조명 등 모두 그 이유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을 완벽한 상태로 보았기 때문에 그 많은 회화 작품 중에서 감히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내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른다.

 

 

<라벤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들>

유네스코 지정 라벤나의 8개 세계문화유산은 모두 1500여년 전인 5~6세기에 건축되었다.

1.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                  

2. 네오니아노 세례당                     

3. 아리안 세례당                          

4. 대주교 예배당                          

5. 테오데리크 황제 영묘                 

6. 성 비탈레 성당                         

7. 성 아폴리나레 인 클라세 성당   

8.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       

 

 

<베네치아 Holiday Inn 호텔>  

 

 

<베네치아 Holiday Inn 호텔 화장실 욕조의 비상줄>  

'알람. 비상 시에만 사용하시오.' 라고 적혀 있다. 욕조에서 미끄러지는 등의 비상 시에 줄을 잡아당기면 구급대원이 출동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호텔 욕조 주변에 이 장치가 있었다. 타고 브레이크미터법과 더불어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상당히 재미있었던 시스템(!)이다. 무언가 싶어 호기심으로 잡아당기면 소동이 일어난다. 

 

 

  <베네치아 Holiday Inn 호텔의 아침 식사>

요플레, 과일 통조림, 빵과 햄, 치즈, 베이컨, 스크램블드 에그, 아메리카노 커피이다. 

 

 

<차창으로 본 안개 낀 베네치아 근교>

선팅된 차창으로 본 풍경인데도 땅의 서리와 안개, 여명이 어울려 몽환적이다.

 

 

<라벤나시 입구>

 

 

 

<산 비탈레 성당 입구>

중심부 도로의 바닥은 모자이크를 연상시킨다. 문패나 상가도 대부분 작은 모자이크로 꾸며 라벤나가 모자이크 도시라는 것을 각인시킨다. 

 

 

<산 비탈레 성당>

우리 가이드에게서 주변의 건물에 대한 설명을 못 들었는데 산 비탈레 성당 옆(갈라 플라치디아 영묘 뒤) 건물은 유물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었다. 입구가 하얀 오른쪽 건물이 성당 본당이다.

 

 

<산 비탈레 성당 제단>

 

 

<산 비탈레 성당 제단과 중앙의 돔, 기둥>

    

 

<제단 위의 천정과 아치의 인물상(예수, 12사도, 성 제르바시오, 성 프로타시오)> 

 

 

<중앙의 돔을 에워싼 8개의 작은 돔과 기둥들>

 

 

<중앙 돔의 천정화와 8개의 작은 돔>

천정의 그림도 아름답지만 작은 창, 기둥의 모자이크가 어울려 마치 꽃 같다. 정말 걸작이다!

 

 

 

<제단 오른쪽의 유스티아누스 황제와 수행자들>

황제는 막시미아누스 주교와 다른 수행자, 경호원을 대동하고 빵 그릇을 들고 제단으로 향하고 있다. 이후에 나타나는 중세의 도식화된 성화에 비해 사실적이고 표정이나 표현이 자연스럽다. 게다가 황제와 황후는 신이나 성인과 동격으로 광배를 두르고 있고, 주교 머리 위에는 큼지막하게 이름표(!)가 붙어있다.

 

 

<제단 중앙의 예수와 두 천사, 산 비탈레, 에클레시우스 주교>

예수님은 지구를 상징하는 푸른 공 위에 앉아 있고 발 아래로 강 줄기 4개가 뻗어나가고 있다. 왼쪽에서 관을 받는 이는 이곳에서 순교한 성인 비탈레이고, 오른쪽에서 성당 모형을 들고 있는 이는 산 비탈레 성당을 건립한  에클레시우스 주교이다.

 

아치에 보이는 식물 무늬나 중앙 천정의 꽃, 동물, 새, 식물 등은 이후의 기독교 그림에서는 볼 수 없다. 고대 로마 양식의 흔적이다. 그래서 산 비탈레 성당의 모자이크화를 고대 로마 양식과 초기 기독교 양식의 혼합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후에 딱딱하게 정형화된 중세 기독교 성화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아름다움이다.

 

예수님의 발 아래 좌우에 유스티아누스 황제와 수행자들, 데오도라 황후와 시녀들 그림이 보이고 앞 아치 위에는 이삭의 희생, 아벨과 메르키세데크 그림이 일부 보인다.

 

 

<데오도라 황후와 시녀들>

데오도라 황후가 포도주를 들고 시녀를 대동해 제단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보면 황후 옷자락과 커텐의 무늬, 주름이 정말 생생하다.

 

 

<중앙 제단 왼쪽 벽, 15성인, 중앙 천정 돔>

 

 

<중앙 제단 왼쪽 벽화>

<아벨과 메르세덱> 그림을 중심으로 모세와 이사야 그림이다. 그 위에서 2중으로 보이는 기둥들이 윗부분의 모자이크와 어울려 보석처럼 빛난다.

 

 

<제단쪽에서 올려다 본 천정과 아치의 예수, 12사도, 성 제르바시오, 성 프로타시오像>

 

 

<중앙 제단 오른쪽 벽화>

아브라함이 제물로 이삭의 목을 치려하고 있고, 대신 재물이 등장하는 <이삭의 희생>이다. 위에는 예레미야와 모세 그림이 있다.

 

 

<제단 천정화>

예수를 상징하는 중앙의 양을 4명의 천사가 받들고 있다. 천사들 배경에는 염소, 사슴, 호랑이, 새, 말 등의 다양한 동물과 덩굴들이 그려져 있다. 새 그림도 공작새, 두루미처럼 큰 것부터 참새처럼 작은 것까지 다양하다.

 

 

<섬세한 기둥의 장식들>

큰 기둥의 머리와 아치의 안쪽은 모자이크 대신 식물 덩굴, 꽃 등을 부조나 투조로 장식했다. 작은 기둥 머리와  아치 안쪽에는 패턴 무늬를 그렸다.

 

 

<중앙 제단의 벽과 바닥 모자이크>

 

 

<2개의 제단 앞 기둥 중 1개>

 

 

<제단>

 

 

<제단 앞쪽 바닥의 모자이크>

 

 

 

<산 비탈레 성당 본당의 뒷 모습>

이쪽 맞은편에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가 있다. 본당 옆 담 아래(사진에서 잘린 왼쪽)에는 5세기 이후의 석관들이 줄 지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