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탈리아3-산 마르코 광장, 산 마르코 성당

큰누리 2016. 2. 10. 08:19

≪산 마르코 광장≫

산 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광장 3면이 주랑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홀 같아서 나폴레옹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로 불렀다고 한다. 부두쪽 광장 입구에는 2개의 기둥 위에는 베네치아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상성 조르지오상이 서 있다. 광장의 열린 방향에는 산 마르코 성당과 두칼레 궁전이 있고, 산 마르코 성당을 중심으로 시계탑과 베네치아에서 가장 높은 96m의 붉은 종탑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은 16세기에 정부청사로 건립된 것으로 '나폴레옹의 날개'라고 불리며, 현재는 박물관, 카페, 상가 등으로 사용된다. 시계탑쪽 건물은 프로크라티에 베키에(구 행정관사), 종탑쪽 건물은 프로크라티에 누오베(신 행정관사)라고 불린다. 두칼레 궁전 맞은편 건물 산소비니아나 도서관은 산소비노의 설계로 16세기에 건립되었으며 베네치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다. 프로크라티에 누오베 2, 3층은 현재 코레르 박물관으로, 두칼레 궁전은 미술관으로 사용 중이다. 베네치아 운하 주변의 건물들 다수가 그렇지만 특히 산 마르코 광장 주변은 작은 건물조차 몇 세기 혹은 천년도 더 전에 지어진 건물들이다.

 

도시국가인 베네치아는 해상무역으로 지중해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일찌기 상업귀족에 의해 공화제가 시행되었다. 12세기 후반부터 의회에서 최고 지도자를 선출했고, 그 지도자(도제, 총독)가 머물던 곳이 두칼레 궁전이다. 두칼레 궁전은 814년에 건립되었고 1404년, 1442년에 각각 고딕 양식으로 재건되었다.

 

 

≪산 마르코 성당≫

산 마르코 성당은 823년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져온 성 마르코의 유해를 안치하기 위한 납골당으로 건립했고 유해는 현재까지 성당에 안치되어 있다. 성 마르코는 이후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최초의 납골당 형태의 성당은 소실되고 현재의 성당은 11세기 말에 재건된 것이다.  내부의 모자이크 벽화는 재건된 이후 500여 년에 걸쳐 꾸준히 그려졌다.

 

산 마르코 성당은 비잔틴 양식을 대표하는 건물이며 정면은 다섯개의 아치가 연결된 고딕양식으로 꾸몄는데 기둥의 대리석들이 무척 아름답다. 기본구조는 그리스 십자가 모양에 다섯개의 돔으로 지붕을 덮었으며, 성당 내부와 정면 출입구의 돔 배경이 황금색이다. 성 마르코의 일생을 주제로 하여 티치아노가 밑그림을 그리고 모자이크로 장식하였다.

 

 

<산 마르코 광장 입구>

이곳(↓)도 소광장으로 이름이 따로 있다. 왼쪽 건물은 90만권의 책이 소장된 베네치아에서 가장 큰 산소비니아나 도서관이다. 주변에 워낙 유명한 건물들이 많아서 묻히는 감이 없지 않지만 16세기에 산소비노의 설계로 건립된 유서 깊은 건물이다.

기둥 위에서 등을 보이고 서 있는 전면의 인물상은 성 마르코 이전에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었던 성 조르지오상이다. 화각이 좁아 빠진 오른쪽 기둥 위에는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날개 달린 사자상이 있다. 붉은 고층 건물은 종탑, 오른쪽의 살구색 건물은 두칼레 궁전, 그 뒤의 공사 중인 건물은 산 마르코 성당이다.

 

 

<베네치아 최고 지도자의 관저였던 두칼레 궁전과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날개 달린 사자'상>

날개 달린 사자상은 산 마르코 광장을 둘러싼 건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두칼레 궁전, 산 마르코 성당, 시계탑 등... 두칼레 궁전 외관은 막 지은 것처럼 깨끗하고, 돌로 지은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매끈하고 우아하다.

 

 

<두칼레 궁전 기둥조각>

 

 

<산 마르코 성당, 포스카리 문, 두칼레 궁전>

중앙의 문은 두칼레 궁전 출입구로 사용되는 베네치아 총독 포스카리에 의해 건립된 포스카리 이다. 아치를 둘러싼 조각과 문 위의 달개 달린 사자상 조각상이 아름답다. 성당 외벽과 기둥의 다양한 대리석 색깔들도 무척 아름답다.

 

 

<시계탑과 산 마르코 성당>

정면에 보이는 것이 시계탑이다. 날개 달린 사자상이 있고 탑 꼭대기에는 종이 설치되어 있어 일정한 시간에 종 좌우의 인물상이 종을 치는 구조이다.

우리 일행은 곤돌라 투어에 맞추느라 투어 앞뒤로 나누어 두번 성당과 광장 주변을 돌았는데 먼저 관람을 할 때는 성당 앞에 사진처럼 물이 고여있었다. 출입구에 설치한 나무판으로 보아 물이 자주 차는 것 같았다. 성당 정면에서 촬영한 유명인들의 사진을 보면 광장 바닥 전체에 물이 고여 마치 성당이 물에 잠긴 것 같을 때도 많았다. 강 하류의 퇴적층을 기반으로 하여 인공섬으로 만든 도시라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도시의 존재가 위협을 받는 것이다.

 

 

<산 마르코 성당 중앙 출입문 상부와 하부>

정면에 있는 5개의 아치문 중 중앙에 있는 출입문(파사드)이다. 다른 문에 비해 겹아치 구조이며 아치에는 섬세하게 인물상을 조각해 놓았다. 기둥도 다른 문과 달리 자주색과 옥색이어서 은은한 파스텔 색조로 채색을 한 것 같다. 사진에서 잘렸지만 날개 달린 금빛 사자상 위(아치형 맨 위)에는 수호성인 성 마르코상과 금빛 날개를 단 천사상들이 있다.

 

정면 촬영이라 두드러지지 않지만 날개 달린 사자상 아래쪽에 있는 역동적인 네 마리의 청동말은 비잔틴제국 멸망 시에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다섯개의 정면 출입문 돔의 그림(모자이크)>

아치형 안의 그림들(놀랍게도 모자이크화라고 한다!)은 성 마르코의 생애를 그린 것으로 오른쪽부터 차례로 촬영한 것이다. 이 윗층(!)에도 중앙 출입문을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2개의 아치 그림이 있다. 우리가 들른 때에 정면 오른쪽 상단 2개의 아치 부분이 공사 중이었다.

기둥의 갯수나 색상은 문에 따라 다르다. 중앙의 문은 기둥 색깔이 자주, 흰색, 옥색이 모두 있고 중앙 양 옆문은 기둥 갯수는 같지만 자주색이 없다. 양 끝의 문은 기둥색이 단조롭고, 2층 발코니도 모서리 없이 둥글게 굴렸다. 그리고 2층 발코니 기둥은 양쪽 맨끝 기둥만 자주색을 썼다. 

 

 

♣ 출입문 돔 모자이크의 내용 (사진 첫째 단은 1-2, 둘째 단은 3, 세째 단은 4, 5)

1. 이슬람교도에게 살해 당한 산 마르코의 시신을 빼오기 위해 돼지고기 속에 숨겨오는데 돼지고기 냄새를 맡고 피하는 이슬람교도들.

2. 성 마르코의 시신을 싣고 지중해를 건너는 배.

3. 예수님의 승천.

4. 움직이지 않는 산 마르코의 유해.

5. 산 마르코 성당에 안치되는 산 마르코의 유해

 

 

≪산 마르코 성당 내부를 촬영하려면...≫

여행 후 후기를 작성하면서 안 정말 안타까운 사실이다. 다른 블로거의 글을 보니 입구 오른쪽의 좁은 계단으로 올라가서 4유로인가를 내면 2층에서 성당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있고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발코니로 나가 광장도 조망할 수 있고, 지붕의 조각들도 모두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2층에는 진품들이 전시되어 있고(밖의 4명의 황제상, 청동말은 모두 복제품이다)... 베네치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종탑에 있다는 사실도 여행 후에 알았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전망을 모두 이래저래 놓쳤다.

 

사전 정보가 없어서 시뇨리아 광장에서 우피치 미술관 안에 못 들어간 것, 바로 앞의 시계탑이 베키오 궁전이고 그 안에 전시실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여행 다녀와서 두고두고 아쉬웠던 내용이다. 다음에 꼭 다시 가서 모든 조망대에서 조망 실컷 하고, 미술관은 꼭 다시 둘러볼 것이다. 아씨시와 바티칸에서 노출 과다로 날려먹은 사진도 다시 찍고...

 

 

<산 마르코 성당 성당 내부>

내부는 평지에서 촬영금지구역이다. 출입구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이다.

다른 곳의 중세 성당과 비교해도 산 마르코 성당 내부는 유난히 장엄하면서도 어두웠다. 채광을 천정의 돔을 따라 뚫린 작은 창에 의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어둠에 적응한 후에 내부를 둘러보니 천정과 기둥은 대부분 금, 은색이고 천정 사이사이에 채색화가 섞여있었다. 채광 상태가 좋았더라면 대단히 화려했을 것이다. 어느 부분이 프레스코화이고 어느 부분이 모자이크화인지 구분이 어려웠지만 금색 배경에 다소 도식적이었던 그림이 모자이크화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산 마르코 광장 시계탑>

 

 

<광장에서 본 성당>

종탑 안에는 엘레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베네치아는 환상적이었는데 전망을 좋아하는 나는 유감스럽게 그 사실을 몰랐다!

 

 

<산 마르코 광장>

왼쪽 건물은 프로크라티에 누오베(신 행정관사), 오른쪽 건물은 프로크라티에 베키에(구 행정관사)이다. 사전에는 회랑이 있는 3면 모두를 '나폴레옹의 날개'라고 했는데 광장 입구의 안내문에는 사진 정면쪽만 '나폴레옹의 날개'라고 적혀 있다.

건물 안에 들어가지 않고 자료만 찾아서 정확하지 않지만 왼쪽의 프로쿠라티에 누오베 2, 3층이 코레르 박물관이다. 3면의 1층은 주로 카페나 가게인데 우리가 들른 시각에는 사람이 뜸해서인지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었다. 오른쪽 프로크라티에 베키에(구 행정관사)쪽에 문을 연 카페가 2개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100년여년 전부터 명사들이 단골이었다는 곳 같았다.

 

모이를 뿌리는 사람이 있으면 귀신처럼 비둘기와 갈매기떼가 광장에 몰려들었다. 한 어린아이는 부리가 험상궂고 덩치가 큰 갈매기만 내쫓고,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이로 유인하다 새까맣게 달려드는 갈매기, 비둘기 무리에 포위된 중국인 관광객은 겁에 질려 피하느라 바빴다.

 

 

<산 마르코 광장 회랑>

 

 

<시계탑 아래 카페의 에스프레소 커피>

100년이 넘은 그 유명한 카페는 분명 아닌데 이 집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커피가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다. 우리 인솔자는 이탈리아 설탕(우리나라 것처럼 달지 않다!)을 넣어 스푼으로 젓지 않고 마시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심장을 녹이는 맛'이라고 했다.

대학 졸업 이후로 너무 진해서 마시지 않던 에스프레소 커피를 이곳에서 맛을 본 이후로 여행 내내 즐겨 마셨다. 딱 네 모금이면 끝나는 감질나는 양이지만 오래토록 여운을 남기는 깊은 그 맛이 지금도 그립다!

 

 

<성당 쪽 광장에 있는 3개의 빨간 기둥 아래 부분>

 

 

<산 마르코 성당과 종탑>

멀리 보이는 2개의 기둥 위의 조상은 성 조르지오상과 날개 달린 사자상이다. 베네치아 관광은 '물의 도시' 답게 비가 올 때 해야 운치가 있다는데 보슬비가 내리는 중이다.

 

 

<포스카리 문쪽 성당 벽의 4명의 왕 조각상>

성당의 다른 조각상과 달리 모던한 느낌이어서 왜 최근에 제작된 조각상, 그것도 부조가 이곳에 붙어있는지 의아했다. 알고 보니 이 조각상 주인공들은 로마가 분열될 당시의 로마제국 황제 4명이고 각각의 성격, 특징을 나타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설립 당시는 아닐지 모르지만 이 조각도 성당의 역사와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다. 복제품이지만(진품은 성당 2층에 있다) 오른쪽 황제 다리 한쪽이 흰색이다. 아무리 구하기 힘든 돌이라도 그렇지 하필이면 자주색 다리에 흰색을?

산 마르코 성당은 모자이크화, 대표적인 비잔틴 양식으로 유명하지만 벽과 기둥에 쓰인 은은하고도 아름다운 석재의 색상 때문에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4명의 황제 부조쪽에서 본 종탑과 산 마르코 광장>

 

 

<입구쪽의 날개 달린 사자상과 성 조르지오상 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