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탈리아9-친퀘테레

큰누리 2016. 2. 16. 19:48

<4일째 일정>

이른 아침 몬테 카티니 숙소(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라 스페치아 역으로 출발 - 1시간 30여분만에 라 스페치아 역 도착 - 09:50. 라 스페치아 역을 출발하여 10:00 남짓한 시각에 친퀘테레 마나롤라 도착 - 마을을 지나 해안 도로 산책 - 도로 봉쇄로 30분만에 일행은 산비탈길 쪽으로 가고 나는 전망대에서 혼자 놀음 - 1시간 30여분만에 마을을 나옴 - 라 스페치아 역 부근에서 중식으로 점심 식사 - 1시간 30분쯤 걸리는 피사로 감 - 1시간 정도 피사 광장의 피사 두오모, 사탑, 세례당, 납골당(캄포 산토) 관람 - 로마 근교의 한식집에서 저녁 먹고 근교의 베스트웨스턴 호텔 투숙.

 

 

<친퀘테레(Cinque Terre)>

친퀘테레는 '다섯개(Cinque)의 땅(Terre)'이란 뜻으로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Liguria) 주 라 스페치아(La Spezia지방에 있다. 다섯 개의 마을(리오마조레,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알 마레)은 지중해 해안의 절벽에 늘어서 있다철도와 절벽 위를 따라 이어진 도로로 연결된 마을들은 오랫동안 고립되었기 때문에 환경이 잘 보존되었다. 바다와 주변환경이 어우러진 멋진 경관을 보기 위해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가파른 경사면에 지은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의 집과 산꼭대기로 이어지는 계단식 과수원, 도로 아래의 파란 지중해가 아름답다특산물은 와인, 올리브유, 특산 빵인 포카치아이다. 이탈리아 국립공원이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우리는 라 스페치아역에서 09:50에 출발하는 열차 시각에 맞추기 위해 몬테 카티니의 호텔에서 새벽에 출발했다. 전날 밤, 인솔자는 하루에 몇 번 밖에 운행하지 않는 열차의 첫차를 놓치면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고 지각하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라 스페치아역에서 마나롤라까지는 12분 정도 걸리지만 친퀘테레로 들어가는 방법은 열차 밖에 없다고 한다.

마나롤라는 날씨도 청명하고 바닷가 치고 포근한 날씨였지만 겨울이라 위험하다며 마을 끝에서 절벽 길을 차단해 버렸다. 기차 시각에 맞춰 라 스페치아로 되돌아 나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진행을 못하고 마나롤라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른 시각이다 보니 문을 연 가게도 거의 없고, 가만히 있자니 그것도 좀 그렇고... 결국 일행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닷가 반대쪽인 기찻길 건너편의 차밭 같은 산길로 올라갔다. 

 

나는 바닷가의 절벽 산책길을 걷다가 일행들과 떨어져 카페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인솔자가 카페 문을 닫아서 가봤자 소용없다고 한 곳이다. 그런데 그곳의 전망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혼자 조용히 지중해와 카페 부근을 구경하며 그 위치에서 마나롤라 마을을 감상하고 시간에 맞춰 기차역으로 갔다.

일행을 따라갔던 딸에게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으니 계단을 따라 난 길을 걸으며 마을을 내려다 보았노라고 했다. 내가 본 모습과 일행이 본 모습은 좀 다르겠지만 결론은 힐링을 할 시간으로는 좀 부족했고(기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1시간 30분에 맞춰야 했으니까), 잠시나마 느긋하게 절벽 도로를 산책할 수 있었지만 도로 차단으로 그것마저 기회가 없었다. 내가 그 정도 상황을 전제로 선택할 수 있다면 볼 것이 넘쳐나는 이탈리아에서 친퀘테레는 pass해도 무방하다! 신혼부부처럼 조용히 머물며 두 사람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고려해 볼만 하고...

 

스페인의 '하얀 마을 미하스'에서도 비슷하게 느꼈던 심정이다. 둘 다 간 시점이 나빴던 것일까, 아니면 취향의 문제였을까? 나는 분명히 둘레길, 그것도 가파르지 않고 바닷물이 철썩이는 곳을 무척 좋아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몇 곳을 돌았고, 그 때마다 상당히 좋았는데... 확실한 것은 이탈리아인이나 한국 관광객 모두 친퀘테레에 대한 로망이 있고 인기 있다는 것이다. 여름 성수기에 친퀘테레 앞 바다는 보트 반, 물 반일 정도이고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크루즈 선까지 들어온다.

 

 

<몬테 카티니의 프레지던트 호텔과 조식>

우리가 '대통령 호텔'이라 불렀던 이곳에서 이틀을 묵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거리가 먼 이동거리의 중간지점에 있기 때문이다. 시설이 무난하고 다른 호텔에서 저녁거리로 스파게티가 나오는데 비해 튀긴 음식(닭다리, 생선까스)이 나왔다.

 

 

 

<친퀘테레로 들어가는 유일한 관문, 라 스페치아역>

 

 

<친퀘테레로 가는 열차와 문 여는 수동 장치>

버튼을 누르면 수동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 기차는 2층인데 깔끔하고 편안하다. 다른 관광지에서는 별로 못본 유럽인들을 열차 안에서 제법 보았다.

 

 

 

<친퀘테레 마을 중 두번째 마을인 마나롤라의 간이역>

철로 왼쪽에 바다가 붙어있다.

 

 

<마나롤라 역의 사진> 

친퀘테레 다섯개 마을 사진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마나롤라의 사진 포인트이다.

 

 

<친퀘테레 지도>

 

 

<마나롤라 마을 입구 언덕에서 내려다 본 마을> 

앞으로 나가면 바다이고, 오른쪽으로 다른 마을과 연결되는 절벽길이 이어진다.

 

 

<마나롤라 마을 풍경> 

 

 

 

<마을 끝에서 이어지는 해안길>

우리는 이 길을 따라 옆 마을(코르닐리아)까지 갔다 올 예정이었다. 길 모퉁이에 있는 전망대에서 나 혼자 30분 정도 놀았다. 서 있는 위치에서 길 모퉁이까지는 볕이 발라서 용설란, 백년초라 불리는 선인장, 알로에 등 몇 종류의 다육식물들이 꽤 많다. 용설란이나 선인장의 넓은 면에는 뾰족한 것으로 새긴 낙서들이 선명하다.

 

 

 

<윗사진 왼쪽 끝에 있는 전망대로 오르는 입구>

마나롤라 마을에서 가장 운치가 있는 곳, 혹은 전망이 좋은 곳일 것이다. 특히 마을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고, 다른 친퀘테레 마을도 가장 조망이 잘 된다.

 

 

<마나롤라 마을 전망대>

망원경, 방향계가 있고, 특이하게 구식 대포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 허름한 농가처럼 보이는 카페는 닫혀 있었다.

 

 

<마나롤라 마을 전망대에서 본 다른 친퀘테레 마을들>

앞쪽 산의 마을은 세번째 마을인 코르닐리아일 것이다. 먼 산의 마을은 중간의 베르나차 마을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몬테로소 알 마레일 가능성이 크다.

 

 

<전망대 카페에서 전망>

지중해의 물 때깔 좋고...

 

 

<카페 앞의 포도송이를 휘감은 여인 동상>

이곳에서 30분 정도 혼자 머무는 동안 어린이를 데려와 그네를 태우는 주부도 있었고, 3명 정도 나이든 분들이 산쪽으로 올라갔다. 산꼭대기쪽에 사는 마을 주민인 듯 싶었다.

 

 

<여인 동상 부근에서 조망한 마나롤라 마을>

도로가 차단되어 마을로 돌아가는 일행들이 조그맣게 보인다. 마을쪽이 동쪽이고 아침이어서 난반사 때문에 사진 오른쪽은 부득이 잘랐고, 그림처럼 폼 나는 사진촬영은 불가... 오후였다면 이곳이 마을을 조망하는 최고의 view point이다.

 

 

 

 

<절벽 도로에서 본 바다와 선인장>

도로 주변에 용설란과 선인장(백년초)이 특히 많았는데 길가의 선인장은 낙서로 만신창이였다. 그나마 한글 낙서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마을로 되돌아가며 본 풍경>

 

 

 

 

 

<바닷가쪽에서 본 마을>

마나롤라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이곳에 모여있다. 산비탈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포도로 빚은 술이 맛있다고 하는데 번듯한 상가도 없고, 문을 연 곳이 거의 없었다. 도로와 해안의 작은배들은 관광용 보트? 고깃배?

 

 

<마나롤라 언덕길의 사진들>

고립된 친퀘테레 사람들의 생활모습이다. 역과 연결되는 제법 긴 터널에도 5개의 마을 사진과 생활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걸려있다. 관광과 무관하게 친환경적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이었다.

 

 

<기찻길 너머 산쪽 마을>

우리나라 다랑이 논 같다.

 

 

<마나롤라 마을 입구 계단의 조형물>

 

 

<마나롤라 마을에서 역으로 이어지는 터널>

 

 

<라 스페치아역에서 조금 떨어진 점심을 먹은 중국집과 메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중국집에서 자주 나오는 김국이 정말 꼬들꼬들하고 맛있었다. 토마토와 계란을 볶은 요리도 맛있고... 다른 중국집에서는 맛이 별로여서 어쩔 수 없이 먹었던 김국과 토마토 요리를 재발견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