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탈리아8-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의 조각들

큰누리 2016. 2. 15. 23:57

<시뇨리아 광장>

피렌체의 정치, 문화적 중심지였다. 메디치가의 저택이었다가 현재 피렌체 시청사로 사용되는 베키오 궁전, 메디치가의 집무실이었던 우피치(uffizi, 영:office) 미술관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광장에 메디치가에서 수집한 조각 작품과 모조품이 진열되어 있어서 내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곳이기도 하다. 행사가 있을 때 시계탑 위의 종을 쳐서 시민들을 모았다.

 

우피치 궁전은 1737년 메디치가의 마지막 상속녀 안나 마리아 루이자가 가문에서 수집한 미술품과 함께 기증했다. 기증 후 미술관으로 바뀌었고, 이탈리아 통일 후 국립 미술관이 되었다. 1800년 회화작품을 제외한 소장품  대부분을 국립 바르젤로 미술관, 국립 고고미술관으로 이전했지만 르네상스 회화 만큼은 세계 최대 콜렉션이다.

 

베키오 궁전 2층은 천정화와 내부에 회화, 조각 작품들이 있으며, 3층 방은 마키아벨리가 사용했다고 한다종교개혁가 사보나롤라가 이 광장에서 화형을 당했고,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전망 좋은 방>이 피렌체를 배경으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 궁>

 

 

<시뇨리아 광장의 조각상들>

왼쪽은 베키오 궁, 아치형 홀 뒤에 이어진 건물은 우피치 미술관이다.

 

 

<시뇨리아 광장 홀 안의 조각 작품>

작품이 역동적이고 아름다워 사방에서 촬영을 했는데 보는 각도마다 (당연하지만) 느낌이 모두 달랐다. 거기에 홀려 다른 볼거리를 모두 놓쳤다, ㅠㅠ... 두번째 사진은 해가 진 뒤에 아르노 강변으로 가면서 촬영한 것이다. 이곳에는 주로 진품이 진열되어 있다. 벽쪽은 주로 2세기에 제작된 <사비네 여인상(바바리안 죄수 1명 포함)>, 앞쪽에 2열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피오 페디의 <폴릭세나의 강탈(The Rape of Polyxena)> 19세기 작품.

'rape'를 직역하면 '강간'인데 '강탈, 납치'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 폴릭세나는 트로이의 공주이다. 예쁜 여자 밝히다 트로이 전쟁을 일으켜서 인생 조지고 역사를 뒤바꾼 '파리스의 심판'을 한 파리스와 트로이 전쟁의 영웅 헥토르의 여동생이다. 오빠들(헥토르, 트로일리스)이 아킬레스에게 죽자 미모로 접근하여 결혼을 약속하고 아킬레스의 약점(뒤꿈치)을 알아낸 후 파리스에게 알려줬다.

 

어머니 테티스에 의해 저승의 스틱스 강에 몸을 담궈 절대 상처를 입지 않는 아킬레스의 약점은 강물에 몸을 담글 때 어머니가 잡고 있던 발목이었다. 그러나 약점을 알아낸 파리스가 쏜 독화살을 뒤꿈치에 맞고 아킬레스는 죽고 말았다.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가 승리한 후 인질로 잡혀온 폴릭세나가 아킬레스의 아들인 네오프톨레모스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이다.

 

 

잠볼로나의 <사비네 여인의 강탈> 16세기 작품.

고대 로마에서 결혼할 여자가 부족하자 사비네 여인을 납치해서 데려왔다. 사비네 여인들의 납치는 그림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뒷 작품은 켄타우르(스)를 죽이는 헤라클레스인데 정면에서 촬영한 다음 사진과 비교하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잠볼로나의 <켄타우르를 죽이는 헤라클레스> 16세기 작품.

켄타우르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半人半馬)로 사악한 존재, 현자 등 다양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저항하는 켄타우르(스) 허리의 역동성이 대단하다. 

 

 

<파트로클루스의 시신을 안은 메넬라오스>

BC 3세기에 제작된 그리스 플라비우스 왕조 때의 조각을 로마시대에 복제한 작품 - 로도비코 살베티가 복원 - 피에트로 타카와 스테파노 리치가 제작. 작품 계보가 엄청나게 복잡하다.

 

 

벤베누토 첼리니의 <메두사의 목을 든 페르세우스> 16세기 작품.

홀 안에서 유일한 청동작품이다. 머리칼이 뱀인 괴물 메두사의 얼굴을 보면 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페르세우스는 거울 방패를 사용해서 메두사를 잡았다.

 

 

<2세기, 로마시대에 제작된 '사자상'과 시뇨리아 광장>

 

 

<플라미니오 바카의 '사자상'과 시뇨리아 광장> 16세기 말 제작.

로마시대(윗사진)의 사자상과 쌍둥이이다.

 

 

<홀 안에서 본 시뇨리아 광장과 조각작품들>

 

 

<메두사의 목을 든 페르세우스>

 

 

<우피치 미술관 입구와 '사비네 여인'>

이곳을 들렀더라면 라파엘로의 그림들을 두루 볼 수 있었는데...

 

 

<베키오 궁 앞의 '다비드'상, '카쿠스를 잡은 헤라클레스'상>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1910년에 복제한 것이고, <카쿠스를 잡은 헤라클레스>는 16세기 바키오 반디넬리의 작품이다.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다비드'는 원래 피렌체 대성당에 설치할 목적으로 제작했으나 당시에 메디치가를 축출한 공화정 정부는 거인(메디치가, 귀족)을 물리친 다윗(시민, 공화정부)을 그들의 상징으로 삼고자 피렌체 시청사 광장에 전시했다. 하지만 다시 메디치가가 복귀하였고 메디치가는 용맹스러운 헤라클레스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고 미켈란젤로와 라이벌이었던 조각가 바키오 반디넬리에게 제작을 의뢰해 '다비드'와 나란히 전시했다.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는 태어나기 전부터 헤라 여신의 질투를 받아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자신의 아들까지 죽이게 된다. 그 죄를 씻기 위해 헤라 여신의 모사로 12가지의 과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포악한 괴물 카쿠스를 죽이는 것도 그 임무 중 하나였다. 몽둥이로 난폭한 카쿠스를 제압하는 용맹한 헤라클레스는 권력자들이 좋아한 모델이었다.

 

 

현대 작가인 제프 쿤의 <플루토와 프로세르피나(페르세포네)>

2010~2013년 제작. 스테인레스 스틸. 한시적으로 전시 중인 작품이다.

 

 

<도나텔로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복제품>

 

 

<바다의 신 넵튜누스와 분수>

넵튜누스(포세이돈) 머리 위의 관은 원래 있던 것이 아니라 비둘기가 머리에 앉아 x 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다.

 

 

<메디치 가문 수장이었던 코지모 1세 기마상>

 

 

<코지모 1세 기마상쪽에서 본 베키오 궁과 시뇨리아 광장>

 

 

 

<아르노 강변을 보고 나오는 길에 본 넵튜누스 분수>

밤에 보니 더 환상적이다!

 

 

 

<우피치 미술관 통로>

 

 

<우피치 미술관 기둥의 단테상>

통로의 기둥에는 유명인사들의 조각상이 있다. 피렌체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우피치 미술관과 베키오 궁 안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 이 통로의 조각상을 놓친 것이다. 나오는 길에 급하게 휴대폰으로 촬영했지만 상태불량... 우피치 미술관 입장을 안한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제대로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였는데 생각보다 자유시간이 길었다, 아놔...

 

 

<우피치 미술관 통로와 베키오 궁>

우피치 미술관은 공사 중이라 어수선하다.

 

 

 

<우피치 미술관 끝에 있는 아르노강과 베키오 다리(오른쪽 끝)>

 

 

<우리가 피렌체를 들어가고 나올 때 버스가 대기한 아르노 강변>

피렌체 유적들은 이 강 오른쪽 하류 지척에 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한나절 동안 찬란했던 이탈리아 문화의 정점을 감질나게 아주 조금 맛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