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요르단

이스라엘, 요르단 여행2 - 먹거리와 식당

큰누리 2017. 2. 10. 02:22

이번 이스라엘, 요르단 여행에서 먹거리는 상당히 좋았다. 나는 볼거리에 집중하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편이기 때문에 먹거리에 그닥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에서 먹거리는 상당히 중요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지불한 댓가에 비해 음식의 질이 상당히 좋았다.

 

요르단이나 이스라엘은 물가가 만만치 않기로 잘 알려져 있는데 우리 여행의 먹거리는 기대치 이상이었다. 사막지대에서 풍성한 야채와 입에 착착 달라붙는 과일이 그렇게 넉넉하게 제공되리라고는 상상 못했다. 어딜 가던 먹거리는 풍족했고 질이 좋았다. 특히 야채가 풍성하고 어디에서나 맛 있었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일행들이 나는 아예 챙기지 않은 사발면, 누룽지, 김 등을 풀어 놓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 김치나 국물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진은 일자별로 식사 장소와 먹은 음식을 늘어 놓은 것이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꺼림직 했던 것이 악명 높은 소련계(과거 소비에트연방) 항공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행 요금이 싼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우즈베키스탄 항공을 이용하고, 경유하는 것일 것이다. 똑같은 프로그램이지만 국내 항공으로 이스라엘까지 직항하는 경우 100만원 가까이 더 비싸다. 나는 소련계 항공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내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 그런데 내 걱정은 기우였다. 일정 딜레이도 없었고, 편안했다. 흠은 승무원들이 친절은 고사하고 x까지 없다는 것인데 그러면 뭐 어떠랴. 몇 번 부딪치는 기내 서비스만 참으면 되는데(그래도 사회주의 국가 항공사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짜증난다)...

 

우즈베키스탄 항공사 기내식, 나름 괜찮다. 고기와 생선을 고를 수 있는데 나는 치킨(!)이 싫어 fish를 골랐더니 장어가 나왔고, 나름 맛있게 먹었다. 다른 음식도 먹을 만 하고 간식으로 제공되는 짭짤한 땅콩도 먹을 만 하다. 이 항공사 승무원들은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 중 무언가를 달라고 하면 일단 finish! 라고 답한다. 못 알아들은 것처럼 계속 달라고 하면 그 때야 원하는 음식이나 음료가 나온다. 아래의 fish(장어 덥밥!)도 그렇게 우겨서 받아낸 것이다. 그런데 2번째 배식 때에도 옆에 앉은 이에게 똑같은 짓(!)을 했다.

 

 

 

↓. 현지에서 처음 맞는 식당이라 상당히 궁금하고 설레었다. 식당 인테리어도 현지스러웠고 음식도 나름 신선했다. 야채가 신선하고 다양한 것에 놀랐고, 500ml 물이나 음료 중 하나만 챙길 수 있다. 호박과 가지를 물렁물렁할 정도로 볶은 음식이 인상적이었는데 이후로 가지와 호박볶음은 거의 식단마다 나왔다. 지난 여름, 중국의 '열하일기 따라 가기' 여행을 할 때 북방 쪽에서도 가지볶음이 많았던 것으로 보아 의외로 가지볶음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음식 같다.

 

맨 아래 사진에 있는 빵이 중동사람들이 즐겨먹는 화덕에 구운 빵 '피타'이다. 오븐에 굽거나 튀기는 것보다 담백하고 구수한데 빵을 뜯거나 벌려서 안에 소스나 야채 샐러드 등을 넣어 먹는다.

 

 

 

↓. 이스라엘 호텔에서의 본격적인 식사라 이것도 나름 기대가 되었다. 맛있는 치즈, 오렌지와 사과 등 넉넉한 과일, 처음 등장한 국적불명의 국물(이지만 먹을 만 하다), 짜디 짠 올리브가 기억에 남는다. 이스라엘 요리는 대체로 간이 슴슴한데 올리브 열매는 왜 그렇게 항상 짠지...

 

 

 

↓. 이번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식당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빵 굽는 모습을 오픈한 때문이었는데, 이스라엘 요르단 여행에서 빵이 모두 맛있었지만 직접 구워 무한 리필하는 이곳의 빵이 참 맛있었다. 야외에서 빵 굽는 이는 귀찮았을 텐데도 관광객들이 요구하는 대로 사진 촬영에 일일히 응해 주었다. 이런 점이 관광대국인 요르단의 최고 장점일 것이다. 요르단은 관광 중 사진촬영 면에서는 업계 종사자나 일반인 모두 세계 최고 서비스 수준이어서 정말 즐거웠다! 심지어는 거리 촬영을 하노라면 지나가는 현지인조차 걸음을 멈추고 기다려줘서 미안할 지경있다.

 

이 레스토랑은 테라스 쪽 전망이 좋으면서 눈을 크게 뜨면 제라쉬 유적 중 입구의 하드리안 황제의 문이 보인다!

 

 

 

↓. 요르단 암만의 Liwan Hotel은 이틀을 묵었는데 상당히 글로벌한 호텔이다. 아주 상식적인 호텔이란 이야기이고, 따라서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다. 개인적으로 눈에 밟혔던 점은 벨 보이에게 캐리어 옮기는 것을 맡기려고 했는데, 이 호텔의 엘리베이터가 특이하게 3명과 짐을 실을 정도로 작았다는 것이다. 무려 40분을 기다렸지만 내 방에 캐리어가 도착하지 않아 다음 일정 진행이 안 되었다.

사슴 눈망울 같았던 벨 보이에게 미안했지만 성질이 급한 우리 코리안 모두에게 그런 느린 서비스는 절대 허용이 안 되는 일...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스스로 짐을 나를 수 밖에 없었고, 팁으로 사는 벨 보이는 특이한 호텔 구조 때문에 모든 팁을 놓쳤다.

 

 

 

 

↓. 이번 여행 중 바깥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폼 나는 곳 중의 하나였다. 음식도 모두 맛있었다. 바깥에서 즉석 요리를 해 주는 곳이 두 곳이었는데, 보편적으로 알려진 케밥보다 고기를 넣어 볶은 야채요리가 간도 잘 맞고 맛있었다. 첫번째 사진 왼쪽의 고기와 야채 철판볶음 요리는 리필을 두 번이나 했고, 오른쪽의 케밥은 특별히 더 맛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현지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맛집 쯤 될 것 같다.

 

 

 

↓. 요르단 파노라마 호텔은 음식이 특별했다기보다는 요르단 호텔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음식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곳이다. 요구르트 제조기를 볼 수 있는 점도 특별했다. 이 호텔의 음식사진이 요르단 호텔의 일반적인 코스이다. 야채, 소스, 빵, 후식, 국물 요리 등...

 

 

 

 

↓. 그야말로 거칠지만 현지인들이 먹을 만한 음식인데 여행객도 먹을 만 하다. 옵션으로 터키식 커피를 시켰는데 잡맛이 강해서 별로...

 

 

 

↓. 양고기 구이 전문점으로 요르단에서 상당히 유명한 곳이라고 하며, 여행사에서도 나름 심사숙고해서 서비스 제공 품목으로 골랐을 것이다. 분위기 좋고, 요리사가 잘 생긴데다 손님에게 하는 서비스가 최고이고, 분위기는 고급스럽고, 기본 요리는 무한리필이고... 메인인 양고기 구이 제대로 나오고 정해진 코스 모두 충실하다. 문제는 음식이 모두 엄청나게 짜다는 것... 메인 요리인 양고기 부위별 구이는 어두워서 찍히지 않아 빠졌다.

 

 

 

↓. 요리하는 과정을 모두 보여주고, 음식이 다양해서 좋은데 정신이 사나웠다. 전통적인 분위기로 꾸민 레스토랑 인테리어는 높이 살만 하다.

 

 

 

↓. 들어갈 때 생선이나 고기 중 하나를 골라야 하고, 물 500ml나 음료 중 하나를 골라야 하며, 샐러드류는 마음대로 리필이 가능하다. 나는 생선을 골랐는데 먹을 만 했다. 사막 한복판에서 맛 있다는 생각은 안 했지만 풍성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 베들레헴 목자들의 들판교회 관람 후 바로 곁에 있어서 얼떨결에 들어간 식당인데 여러 면에서 특별했다. 그저 그런 요리가 코스 단위로 나오는 것이 신기했고, 동굴을 들어간 것 같은 분위기도 나름 좋았다. 일행 중 한 분이 포도주를 쏴서 마셨다. 옵션으로 주문한 잡내 나는 터키 커피와 좀 징그럽다 싶을 정도로 단 후식이 기억에 남는다. 

 

 

 

↓. 마지막으로 묵었던 베들레헴의 오리엔트 팔래스 호텔... 이번 여행에서 접한 호텔 중 인테리어가 가장 훌륭하고, 음식도 가장 다양하고 맛 있었다. 특히 과일이 다양하고 맛 있었는데 맛있는 감까지 나올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