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소재지 :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산 2-10

국보 제 84호.

마애여래삼존상을 바라보았을 때, 중앙의 석가여래 입상 기준으로 왼쪽에 제화갈라보살 입상, 오른쪽에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는 백제 후기의 마애불이다.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선을 새겨 넣거나 도톰하게 솟아오르도록 다듬어 만든 불상을 말한다. 삼존불은 6~7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유행한 보편적 형식이지만 보주(寶珠)를 들고 있는 입상 보살과 반가보살이 함께 새겨진 것은 중국이나 일본, 고구려, 신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 불상은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2.8m의 거대한 불상으로, 단정하고 유연하게 조각된 솜씨에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중용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자리한 이곳 충남 서산시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수도 부여로 가던 길목이었다. 6세기 당시 불교문화가 크게 융성하던 곳으로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백제의 불상은 균형미가 뛰어나고 단아한 느낌이 드는 귀족 성향의 불상과 온화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서민적인 불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민적인 불상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다.

--현지 안내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소재지 입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입구 관리사무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입구의 불이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소재 바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앞의 안내문>

장쾌하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석가여래 입상,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간직한 제화갈라보살 입상, 천진난만한 미소를 품은 미륵반가사유상은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들 불상의 미소는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아침에는 밝고 평화로운 미소를, 저녁에는 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다. 동동남 30도, 동짓날 해 뜨는 방향으로 서 있어 햇빛을 풍부하게 받아들이고, 마애불이 새겨진 돌이 80도로 기울어져 있어 비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치지 않아 미학적 우수함은 물론 과학적 치밀함도 감탄을 자아낸다.

--현지 안내문--

 

 

이날 해가 내리쬐었다 흐렸다 들쭉날쭉한 날씨였다. 덕분에 다양하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빛이나 보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다르게 보이는 삼존불은 어느 각도에서나 모두 아름다웠다.

 

이 삼존불은 예전에 국가에서 보존을 위해 유리 보호벽까지 설치했다가 철거했는데 마애불 같은 유적은 세월이 흐르면서 마모되고 유실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안타깝더라도 함부로 인공을 가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보존한다는 명목으로 함부로 자리를 옮기거나 밀폐된 형태의 보호각 설치 등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른쪽의 미륵보살은 이미 양팔이 많이 훼손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 앞으로도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이 이 모습이라도 잘 유지하기를 빈다.

 

 

시원찮은 내 기억에 의하면 삼존불이 학계에 제대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사학자가 이 지역 주민에게 삼존불에 대해 물었더니 '남편을 사이에 두고 본처(제화갈라보살)에게 첩(미륵보살)이 메롱하고 약을 올려 본처가 짱돌(!)을 들고 던지려 한다' 는 우스운 내용이 생각났다. 이 정도로 센스 있는 에피소드라면 유홍준 선생의 책에서 본 내용이 아닐까 싶지만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눈이 흩뿌리고 지나간 이날, 내가 자주 함께 한 답사 팀원들과 서산, 태안의 유적들을 둘러보면서 편안하고 즐거웠다! 그 동안 수 없이 본 마애불이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지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통해 확인했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제화갈라보살>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미륵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