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천

안성 선유동 마애사존불상

큰누리 2017. 6. 5. 21:49

<선유동 마애사존불상(仙遊洞 磨崖四尊佛像)>

향토유적 제13호

소재지 :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신흥리 산 59-1.

이 마애불은 선유동 마을 뒤편의 선유암 정상부에 있다. 이곳은 죽산에서 이천의 설성과 모가로 통하는 길목이었다. 선유암 정상의 우뚝 솟은 바위의 동서편에 모두 4구의 불상이 선각(線刻)되어 있다. 동편에 1구가  있고, 서편에 3구가 있는데 그 중 2구는 남쪽을 바라보고 있고 나머지 1구는 서쪽을 향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마멸이 심하지만 각 불상의 법의가 양팔에서 길게 늘어져 끝이 삼각형을 이루고 가슴에서 무릎부분까지 간격이 넓고 수평에 가까운 U자형을 그리며 두 다리에는 수직으로 옷주름을 표현하였다. 한편, 서편의 마애불상 중 남쪽에 위치한 불상에서 바위를 따라 남동쪽으로 5m 가량 오면 암반면을 채석하여 편평하게 다듬은 곳이 있다. 이곳에도 마애불을 조각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안내문-

 

 

<안성시 일죽면 신흥리 선유암 오르기>

이곳에 선각 마애불이 없다쳐도 바위 모양이 짜임새 있고 아름다워서 볼만 하다. 문제는 바위가 규모는 작지만 험해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 줄이나 사다리를 설치하고 바위의 나무들이 잘리기도 하는 등 경관이 약간 지저분하다. 그 지저분한(!) 구조물과 일행들이 위에서 손을 잡아 끌어준 덕에 나 같은 사람도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사진의 엉성한 사다리와 줄을 타고 정상에 오르면 사방을 둘러볼 수 있어 정상에서의 조망은 괜찮은 편이다. 이 바위덩어리를 따라 동쪽(사진 오른쪽)에 선각 마애불 1기, 서쪽(사진 왼쪽)에 3기가 있다.

 

 

 

<안성 선유암 정상>

 

 

<안성 선유암 정상의 바둑판 무늬>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근래에 누군가가 새겨놓은 듯 하다.

 

 

<안성 선유암 정상에서 본 동쪽의 묘역>

왼쪽 저수지 위로 이장을 한 듯 계단식으로 정렬한 묘와 사당이 보인다.

 

 

<안성 선유암 정상에서 본 남쪽>

 

 

<안성 선유암 정상에서 본 서쪽과 정상으로 오르는 밧줄>

 

 

<안성 선유동 마애사존불 중 동쪽의 1구>

불상 윗 부분에 지붕 역할을 하는 튀어나온 바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모가 심해 형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머리부분만 윤곽이 보인다.

 

 

 

 

<안성 선유암 아래 북쪽>

 

 

<안성 선유암 서쪽의 마애불 3기>

빨간 느낌표 아래에 서쪽 마애불 3기가 있다.  

 

 

<안성 선유암 서쪽의 마애불 3기>

왼쪽 2면은 바위(그림)가 남쪽을 향하고 있고, 오른쪽(느낌표 부분) 바위는 서쪽을 향하고 있다. 동쪽에 있는 1기보다 상태가 좀 나은 편이다.

 

 

 

 

<불상들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만난 오리 살처분장>

처음엔 '이게 뭐지?' 하고 지나쳤다가 천 사이에 환기구가 설치된 게 이상해서 되돌아가 보니... 바로 오리를 3,700마리 넘게 도살처분해서 매몰한 현장이었다. TV에서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송되는 닭이나 오리 도살처분 장면을 수차례 보았는데 바로 그 현장이었던 것이다. 2014년에 도살처분 했고, 3년 동안 불법훼손하면 가축 전염병 예방법에 의거 처벌된다는 경고 표지판도 있었다.

 

조류 인플루엔자, AI, 계란 대란...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내려오는데 바로 앞에 허름하고 방치된 가건물들이 또 있었다.

 

 

 

 

<텅빈 오리축사>

이 건물은 또 무엇이길래 기척이 없나 싶어 들여다 보니 양쪽으로 늘어선 물통들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이곳이 오리축사였을 거란 점은 물통과 옆의 매몰처리장을 보고 파악한 것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비어 있었으며 애지중지 기르던 오리들을 농민들은 어떻게 포기했을까? 조류 인플루엔자와 관련하여 직접 눈에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빈 공간, 주변의 정적과 분위기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오래전에 본 영화에서 중성자탄을 떨어뜨린 지역에 주인공들이 뒤늦게 당도했는데 그들이나 영화를 보는 내게 겉보기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한참 뒤에야 주인공이나 나 모두 자연환경은 그대로지만 살아 숨쉬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끔찍한 상황을 알게 되었다. 그 영화가 이곳에서 생각났던 것은 내 과민반응이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