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거창 수승대(요수정, 거북바위)

큰누리 2017. 7. 20. 23:41

≪거창 수승대(居昌 搜勝臺)≫

지정 : 국가지정 명승 제53호

소재지 :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890번지 일원.

수승대(搜勝臺)는 영남 제일의 동천(洞天)으로 이름난 '안의삼동(安義三洞)의 하나인 원학동(猿鶴洞)에 위치한 명승지이다. 화강암 암반과 함께 아름다운 숲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전국의 시인묵객들이 무릉도원으로 여기며 즐겨 찾았던 곳이다. 이곳은 신라, 백제간 국경지대였던 당시, 사신이 떠날 적에 안위(安危)를 걱정하며 근심(愁)으로 보냈기(送) 때문에 수송대(愁送臺)라 하였다 전한다. 한편으로는 이 일대의 빼어난 경관이 사람들의 근심을 잊게 하기 때문에 수송대(愁送臺)라 불리었다는 설도 있다.

1543년(중종 38), 퇴계 이황 선생이 이웃 영승마을에 내방하였다가 수송대를 방문하고자 하였으나, 급한 정무로 떠나면서 그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 여겨 '수승대(搜勝臺)' 로 바꾸고 율시를 남김으로써 '수승대'로 불리게 되었다.

 

거북바위 각면에는 퇴계 이황(1501~1570)의 시, 갈천 임훈(葛川 林薰. 1500~1584)과 요수 신권(樂水 愼權. 1501~1573)의 화답시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의 이름난 학자들이 수승대의 경치와 감회를 노래한 시 및 250여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수승대는 거대한 거북바위구연(龜淵), 섬솔을 중심으로 연반석(硯磐石), 장주갑(藏酒岬), 돌개구멍 등 자연경물 및 구연서원 관수루(龜淵書院 觀水樓), 요수정(樂水亭), 함양재(涵養齋) 등의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우리나라 전통 명승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정부는 이 일대를 2008년 12월 26일 국가지정 명승 제53호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현지 안내문--

 

 

<거창 수승대(居昌 搜勝臺) 입구>

 

 

<거창 수승대 축제극장과 '거창 국제연극제' 홍보용 걸개그림>

이곳에서 열리는 '거창 국제연극제'가 유명하다고 한다. 무식한 내 눈에는 세익스피어가 새빨간 하드를 빠는 걸개그림만 재미있게 다가왔다.

 

 

 

<거창 수승대 축제극장 앞의 세익스피어 동상>

연극제가 유명한 곳이라지만 세익스피어 동상은 좀 생뚱맞다 싶다. 동상 뒤쪽으로 수승대교가 보인다.

 

 

<거창 수승대 수승대교>

대교 아래로 흐르는 강은 위천이고 다리를 건너 오른쪽 산길을 따라 약간 올라간 후 함양재-요수정을 지나 강을 되건너며 거북바위와 주변 경관을 본다. 우리처럼 답사나 관광을 원하는 이들은 대교 오른쪽으로 돌아 거북바위를 지나 구연서원 앞으로 되돌아 나오면 되고, 물 맑고 경치 좋은 곳에서 묵으며 가족이나 연인끼리 물놀이를 원하는 이들은 대교 왼쪽의 낮은 곳에서 놀다 주변의 펜션에서 묵으면 된다. 물이 많을 때 대교 오른쪽의 거북바위 주변은 물살이 세서 위험하다는데 우리가 들렀을 때는 겨우 '천'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수승대교를 지나 함양재, 요수정, 거북바위로 가는 산길>

거북바위 주변과 이곳, 물놀이를 하는 쪽 일부 구간의 소나무들이 무척 아름답다. 특히 이곳(요수정 부근)과 거북바위 뒤쪽은 오래된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함양재 부근에서 본 구연교와 거북바위(수승대)>

물이 좀 있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텐데...

 

 

<거창 수승대관광지의 함양재(涵養齋)>

담 너머로 겨우 들여다 본 현판은 처마에 가려져 제대로 안 보이는데 무언가 의미있는 건물 같기는 하고... 일단 촬영한 다음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거창 관광지 안내문과 보이는 부분을 짜맞추니 '함양재(涵養齋)'였다. 이름으로 보나 바로 옆에 요수정이 있고 강 건너편에 구연서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서원과 관계있는 건물일 것 같은데 따로 안내문은 없었다. 

 

 

<거창 수승대관광지의 요수정(樂水亭)>

지정 :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423호

소재지 :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766.

요수정은 요수 신권(樂水 愼權, 1501~1573) 선생이 풍류를 즐기며 제자를 가르치던 곳으로 1542년 구연재와 남쪽 척수대 사이에 건립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고, 그 뒤 다시 수해를 입어 1805년 후손들이 현 위치로 이건하였다. 요수선생은 조선시대 유학자로 학문에 뜻이 깊어 널리 성현을 찾아 배웠으며 벼슬을 멀리하고 안빈낙도에 힘썼다. 돌아가신 뒤에는 구연서원에서 배향(配享)하고 있다.

 

요수정(樂水亭)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자연암반을 그대로 초석으로 이용하였다. 정자의 마루는 우물마루 형식이고 사방에 계자난간을 둘렀다. 종보가 있는 5량 가구로 가구의 짜임이 견실하고, 추녀에는 정연한 부채살 형태의 서까래를 배치하여 세부장식에서 격조 높은 정자건물의 양식이 잘 반영되어 있고, 특히 추운 산간지역 기후를 고려하여 정자 내부에 방을 놓는 등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거창 지역의 대표적 문화재이다.   --현지 안내문--

 

 

 

<거창 수승대관광지 요수정(樂水亭)의 아궁이>

판방에 불을 때는 것도 생소하고, 정자 아래에 설치한 아궁이라니... 함양 화림계곡에서 들른 정자에서는 아궁이를 한 곳도 못 보았지만 거창 수승대의 요수정과 농산리의 용암정에는 아궁이가 있었다.

 

 

<거창 요수정(樂水亭)의 판상시문 해석판>

 

 

 

<거창 요수정(樂水亭)의 판상시문(板上詩文)들>

모든 대들보에 현판 형태의 시문들이 빼곡이 걸려있다. 부채살 모양의 네 귀퉁이의 서까래, 중앙의 판방, 우물마루, 계자난간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요수정에서 본 노송과 거북바위 뒤쪽 풍경>

 

 

<거창 수승대관광지의 구연교(龜淵橋)>

물이 마른 지금은 왜 돌다리를 설치했나 싶지만 물이 불은 장마철에 촬영한 사진을 보니 구연교를 통해서도 건너기 힘들 정도로 물이 넘쳤다.

 

 

<거창 거북바위 앞의 장주갑(藏酒岬)>

바위의 오목한 웅덩이로 이곳에 막걸리 한 말을 넣었다가 스승에게 합격을 받으면 막걸리를 한 사발씩 먹었다고 한다. 영평천도 그렇고 냇가 바위의 웅덩이에는 의례 말 술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한다.

 

 

<거창 거북바위 앞의 세필짐(洗筆○)>

'짐'자를 옥편에서도 찾을 수 없어 한문을 전공한 분에게 질문을 해서 얻은 귀한 정보이다. '옥편' 정도로는 안 되고 '자전'에나 나오는 한자라고 한다. 수업을 마친 제자들이 시냇물에 붓을 씻던 자리이다. 평평한 바위 사이로 내가 흘러 나란히 앉아 붓을 빨면 딱 좋을 자리이다.

 

 

<거창 거북바위 앞에서 되돌아본 구연교>

 

 

 거창 수승대(搜勝臺, 거북바위)

덕유산에서 발원한 갈천이 위천으로 모여 구연(龜淵)이 만들어졌고, 그 안에 위치한 거북모양의 커다란 바위 대(臺)가 수승대(搜勝臺)이다. 높이는 약 10m, 넓이는 50㎡이며 생김새가 거북이 같아 구연대(龜淵臺), 또는 암구대(岩龜臺)라고도 한다. 수많은 현인, 은사들이 즐겨 찾은 곳이기도 해서 모현대(慕賢臺)라고도 불렸다.

 

 

<거창 수승대(搜勝臺, 거북바위)의 각자들>

사진상에 보이는 면과 왼쪽면에 수많은 각자들이 있다. 중앙 위쪽의 넓은 면을 차지한 각자는 퇴계 선생이 수송대(愁送臺)란 이름을 수승대(搜勝臺)로 고칠 것을 권하는 율시를 요수 신권에게 보내자 그 내용을 거북바위면에 새긴 것이다.

 

각자가 큰 것은 주로 이름인데 250여 명이 이름을 쓰거나 싯구를 새겼다고 한다. 중국에만 바위각자가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촘촘한 각자로 채워진 바위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각자 수준도 높았다. 이번 함양, 거창 1박 2일 답사에서 자연유산으로서 나를 가장 감탄하게 한 곳이 바로 이곳 수승대(거북바위)였다!

 

 

 

 

<거창 거북바위의 수송대(愁送臺), 수승대(搜勝臺) 각자>

중앙에서 약간 왼쪽 위의 붉은 각자가 바로 수송대(愁送臺), 수승대(搜勝臺)이다. 왼쪽은 거북바위의 원래 이름이었던 수송대(愁送臺), 오른쪽은 퇴계 선생이 고쳐준 수승대(搜勝臺) 각자이다. 이 위치부터 약간 왼쪽까지의 위치에서는 거북이 모양이 확실히 보인다.

 

 

<거창 거북바위의 수승대(搜勝臺) 각자>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의 반원형 안에 큼지막하게 수승대(搜勝臺) 각자가 있다. 그 오른쪽으로 툭 튀어오른 곳에 붉은 색의 수송대(愁送臺), 수승대(搜勝臺) 각자가 보인다. 바위와 글자도 멋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바위 틈새로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과 초록색 융단 같은 이끼들도 거북바위를 돋보이게 한다.

 

 

 

<구연서원쪽에서 본 수승대(搜勝臺, 거북바위)>

 

 

<구연서원쪽에서 본 수승대(搜勝臺, 거북바위)와 요수정(樂水亭)>

 

 

<구연서원쪽에서 본 요수정(樂水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