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아일랜드

영국일주21 - 윈더미어 레드 크루즈와 래이크사이드 호텔

큰누리 2017. 10. 19. 23:55

<2017. 8/5. 6일차 코스4>

하워스(Haworth) 브론테 목사관(브론테 자매 생가) - 하워스(Haworth) 공회 교회와 결혼식 - 하워스 The Old White Lion에서 점심 - 윈더미어 거리 산책 - 윈더미어(Windermere)의 피터 래빗하우스 - 윈더미어 Red Cruises 탑승 - Beresford 레스토랑에서 저녁 - 윈더미어 Lakeside Hotel - 바로 인 퍼니스의 제퍼슨 호텔 투숙.

 

우리가 윈더미어 선착장에서 탄 작은 배는 앰블사이드행으로 편도 80파운드(13,000원 정도)이며, 1시간 만에 앰블사이드에 도착했다. 중간에 작은 선착장에서 한 번 서기는 했지만 더 타거나 내리는 승객은 없었다. 배에 탑승한 관광객은 우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인도계였는데 엄청난 바람으로 반팔을 입은 자녀들이 추워 벌벌 떠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우리가 7, 80년대 앰프를 들고 엠티를 갔던 것처럼 인도계 남성이 배에서 라디오로 인도 음악을 틀었는데 무척 흥겨웠다. 우리 일행은 처음엔 2층에 있었으나 추워서 대부분 1층으로 내려갔다.

나는 청명한 하늘, 호수풍경을 놓치기 싫어 끝까지 2층에서 관람했는데, 바람막이 점퍼를 2개나 껴입은 덕분이었다엄청난 바람과 달리 호수는 잔잔했고, 하늘도 청명하고, 우리나라에서 일상처럼 되어버린 미세먼지 따위는 없었다. 영국 여행을 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의 하나가 전 국토가 녹음에 덮여 있고, 어디를 가나 공기가 맑다는 것이었다. 

 

저녁은 '핸드 메이드'가 음식 이름이라고 우겨대는 수다쟁이 주인 남자가 주인인 호수 부근에 있는 식당(Beresford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전채요리(+케찹 맛 따끈한 스프) - 옵션(산 미구엘 맥주) - 메인요리(닭고기에 감자, 당근, 한약 맛 나는 찐 무우+갈색 소스) - 후식(옥수수맛 소스+으깬 감자 후식) 순이었다.

식사 후 윈더미어 호숫가에 있다는 Lakeside 호텔(4성급)로 향했는데 글을 정리하면서 확인해 보니 중요한 3개 노선 중 옐로우 크루즈의 종착지였다. 호텔로 가는 편도 1차선 도로주변은 컴컴할 정도로 나무가 우거져서 호수와 숲이 어우러진 호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호텔 앞 Victorian Lakeside Windermere Lake Cruises이라 적힌 안내판 아래에는 호수를 따라 증기선과 열차를 운행한다는 내용의 사진이 있었다.

 

Lakeside 호텔 규모는 작지만 주변에 인가가 없고, 숲과 호수가 고즈넉하게 어우러진 요트나 모터 보트를 타는 이들을 위한 호텔이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현지 푸온사의 실수로 룸 예약이 안 되어 1시간 정도 짐이 밖으로 밀려난 채 졸지에 다른 호텔을 찾아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마침 바캉스 기간에다 주말이라 호텔마다 만원인 상황에서 이리저리 애쓰는 현지 가이드분이 침착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결국 30분 거리의 Barrow-In-Furness(바로 인 퍼니스)에 있는 부둣가의 작은 호텔(Jeffersons Hotel)21:10에 도착했다.

 

나는 Lakeside 호텔 주변 경관이 좋아 호수와 요트, 주변의 꽃들을 촬영하느라 방에 대한 신경은 꺼버렸다. '알아서 찾아 주겠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행 중 내게 숙소란 '따뜻한 물 잘 나오고, 냉난방 되고, 조용하고, 청결하면 만족'하기 때문에 호텔이 바뀐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문제는 일행 중 몇 분이 그 부분에 대해 이의 제기를 했고 계속 문제가 커졌다. 결국 문제가 해결되긴 했지만 한쪽에서 자꾸 이의 제기를 하니 전체 인원이 여행하는 내내 불편해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의가 아니었는데 굳이 다른 팀원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보상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처를 불성실하게 했거나, 고의적인 약속위반이면 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지만 기다리느라 마음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금전적으로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기하느라 버스기사의 일일 근무시간이 초과된 것도 큰 문제였는데 다행히 잘 해결되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버스기사의 근무시간에 대해 안전을 고려해 엄격하기 때문에 이 날 같은 경우 다른 팀은 노숙까지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호텔이 작아 트윈 룸이 배당되었는데 아무리 모녀라 해도 불편한데 모자 팀은 어땠겠는가? 결국 모두 방을 따로 배정 받았고, 나와 딸도 따로 방을 배정 받았다. 오래 된 호텔이긴 했지만 온수도 잘 나오고, 와이파이 잘 터지고, 반팔을 입고 잤을 정도로 방도 따뜻했다. 하지만 밤과 다음 날 아침에 갈매기들이 엄청 시끄럽게 울어서 나가보니 바다와 부두가 바로 호텔 뒷편에 있었다. 아침에 주변을 둘러보니 호텔 바로 뒤가 배에 물건을 싣는 곳이었고, 길 건너쪽에는 영국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갈색 벽돌로 된 튼튼한 교회가 있었다.

 

 

<윈더미어 호수의 보네스(Bowness) 선착장에서 앰블사이드로 출발하며 본 호숫가>

윈더미어에서 가장 클 것으로 추측되는, 모든 크루즈가 출발하는 이곳의 이름이 보네스 선착장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어쨌거나 우리는 윈더미어 중에서 가장 번화한 이곳에서 1시간 이상 머무르며 그림 같은 예쁜 건물들과 차나 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는 관광객들, 아기자기한 카페 골목, 그림엽서에 나올 법한 선착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겼다.

오른쪽 뒤로 파란색 수국과 흰색 건물이 아름다운 The Belsfield 호텔이 보이고, 왼쪽 호숫가에는 장난감 같은 작은 갈색 보트와 백조들이 보인다.

 

 

 

<우리가 출발한 보네스 선착장의 반대 방향 풍경>

요트나 쾌속정들이 주로 정박해 있다. 

 

 

 

<선착장에서 앰블사이드로 진행하는 방향의 풍경>

선착장에서 앰블사이드까지 1시간이 걸렸는데 보통 주변 풍경이 이렇다.

멀리 산과 숲이 보이고(잉글랜드에서는 산 보기가 어렵다), 민가도 거의 눈에 띄지 않고, 호수 위도 한적하다.

 

 

 

 

<호수 위에서 유일하게 만난 요란한(!) 팀>

무언가 축제를 하거나 행사 중인 것 같다. 다른 배는 거의 만나지 못했다.

 

 

<보네스 선착장에서 앰블사이드로 가는 도중에 딱 한 번 선 곳>

Waterhead였던가, 따로 명칭이 있는데 잊었다. 

 

 

<윈더미어 호수에서 본 앰블사이드 선착장(Ambleside Pier)>

보네스(Bowness) 선착장보다 한적하고 규모도 작다. 우리는 보네스에 이어 앰블사이드, 본의 아니게 (숙소 때문에) 이크사이드까지 일부나마 모두 들른 셈인데 선착장마다 서로 성격이 달랐다.

 

 

 

 

 

<앰블사이드 선착장(Ambleside Pier)에서 본 윈드미어 호수>

 

 

 

<점심을 먹은 앰블사이드 선착장 부근의 식당 Beresford's와 내부>

건물 주변을 둘러싼 화려한 엘라티올 베고니아와 부들레아꽃이 인상적인 곳이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너무 말이 많고, 복장도 지저분하고, 시끄러웠다.

 

 

 

<앰블사이드 선착장 부근의 식당 Beresford's의 메뉴>

전채요리(케찹 맛이 강한 스프와 빵), 산 미구엘 맥주와 콜라는 옵션, 메인요리(닭고기+찐감자와 당근, 무우), 후식(옥수수맛 스프와 으깬 감자)...

 

 

 

 

<잔뜩 기대를 안고 갔다 예약 불발로 겉모습만 구경한 Lakeside 호텔>

호텔 로비에 짐을 들여놓았는데 계약자  명단에 우리 팀이 안 뜨자 직원이 무자비하게 캐리어를 밖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주변을 구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제재를 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호텔이 규모는 작지만 호수와 숲과 어울려 동화 속 집처럼 예쁘고, 주변의 화단과 화분배치를 아름답게 해 놓은 곳이다.

호텔 욕심을 안 내는 나도 여유가 있다면 묵고 싶을 정도로 주변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주차된 차량들이 BMW, Astra 등 대부분 고급 차들이었다.

 

 

 

<Lakeside 호텔 로비>

 

 

 <호숫가에 위치한 Lakeside 호텔 파라솔>

 

 

<Lakeside 호텔 앞의 요트, 모터 보트 선착장과 호텔 앞의 모터 보트들>

 

 

 

 <Lakeside 호텔의 꽃들>

윗 사진은 으아리(클라멘티스), 두 번째 사진은 처음 본 식물, 세 번째 사진은 익숙하지만 이름을 모르겠다. 꽃과 식물은  워낙 종류가 많아 따로 한 꼭지로 묶으려 했는데 이곳의 식물들은 예쁘고 독특해서 끼워넣었다. 디기탈리스, 한련화, 비비추, 오리엔탈 나리, 대상화(일본 아네모네), 칸나, 얼레지, 산수국, 붉은인동, 고사리, 둥근이질풀, 후크샤, 원추천인국, 제라늄 등이었다.

 

 

 

 

<8/5. 6일차 숙소인 바로-인-퍼니스(Barrow-In-Furness)의 제퍼슨스 호텔(Jeffersons Hotel)>

전날 밤 늦은 시각에 도착했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에 촬영한 것이다.

 

 

<제퍼슨스 호텔(Jeffersons Hotel)의 객실과 입식 다리미, 화장실>

배치도를 보니 내가 쓴 이 방이 호텔에서 가장 컸다. 크기는 작지만 않으면 되는데 너무 컸고, 방이 훈훈하고 편안했다. 다리미는 영국여행 중 종종 사용했는데 대형 수건 사이에 속옷이나 양말을 끼우고 다리면 빨리 말라서 아주 유용했다. 영국은 연중 날이 크게 덥지 않기 때문(우리가 여행한 한여름 기온도 대체로 12~17도 정도)에 대체로 호텔에 에어컨이 없다. 대신 이 호텔에 선풍기는 있었다.

 

 

 

 

<제퍼슨스 호텔(Jeffersons Hotel) 식당과 메뉴>

시리얼이 아주 다양했고, 과일도 다른 호텔에 비해 가장 종류가 많았다.

영국의 바나나는 어디서나 믿을만한 맛이고, 납작한 복숭아가 맛있었다.

 

 

 

<제퍼슨스 호텔(Jeffersons Hotel)의 아침 메뉴>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던 것 같고, 나는 두 번째의 오믈렛을 골랐다. 영국은 홍차만 마실 것 같지만 커피도 비슷한 정도로 마신다. 그런데 커피는 대체로 쓰기만 하고 풍미가 없었다!

 

 

 

<제퍼슨스 호텔(Jeffersons Hotel) 근처에 있었던 영국에서는 보기 드문 갈색 벽돌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