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쿠바

멕시코, 쿠바여행7 - '쿠바54' 레스토랑과 호텔식사, 콜로니얼 야간 포격식

큰누리 2018. 4. 16. 00:40

<쿠바 아바나(Habana)에서의 쇼핑과 관광상품>

짐을 풀고 로비로 나왔다가 쿠바 현지 가이드 심창석(후안)씨를 만났다. 가이드의 도움으로 호텔 담배 매장에서 시가 5개짜리 2세트를 각각 22달러(19.5페소) 구입했다내가 구입한 철제 케이스에 들어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쿠바에서도 3대 시가 중 하나라고 하며,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쿠바에서는 현지 화폐(쿠바 페소)가 아니면 달러나 카드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달러를 받는 곳이 많지 않고, 달러로 거래를 할 만한 대형매장들이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세금이 13%나 붙는다고 한다. 

 

쿠바나 멕시코 모두 페소를 쓰지만 화폐는 전혀 다르다. 나는 쿠바에서 관광상품이나 기념품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쿠바를 떠날 때까지 쿠바 페소를 아예 교환하지 않았다. 멕시코에서도 짐을 잃은 것 때문에 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페소 손에 잡은 적조차 없었다. 하지만 쿠바는 짐 분실 전이기도 했고, 멕시코보다 훨씬 세련되고 예술적인 창의성이 돋보이는 수공예품들이 많아서 물건을 제법 구입했다. 만약 달러나 카드를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물건을 구입했을 것이다. 

물가는 내수용과 관광객용이 다르다고 하는데 수공예품 같은 경우에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다. 두고두고 쓸 정도의 품질은 아니었지만 쌈빡하게 쓰기에 크게 무리가 없는 품질과 가격이었다. 특히 통가죽제품, 목공예품, 키치 아트(일명 이발소 그림)와 거친 필치로 그린 유화나 동판화 등이 눈에 띄었다.

 

≪쿠바 아바나(Habana)에서의 첫날 밤 일정≫

쿠바에서 출국할 때까지도 발음이 헛갈렸던 쿠바의 수도 'Habana'는 '하바나' 아니라 '아바나'가 맞다'H'는 묵음이고, 우리나라의 'ㅎ' 발음은 스페인어에서는 'J'가 대신한다.

쿠바에서의 첫날 저녁, 우리는 버스로 잠깐 이동한 후 조금 후미진 곳에 있는 '쿠바54'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쿠바54'는 레스토랑으로서 나름 유명한 곳이라고 했는데 아바나에서는 큰 편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유명세에 비해 규모가 작다. 그곳에서 식사를 하며 쿠바식 마리아치 '고음불가' 남매 기타 연주를 겸한 라이브 음악을 30여분 정도 들었다. 선곡은 멕시코나 쿠바 모두 비슷했다. 관타나메라, 베사메무쵸...

그들에게 따로 팁을 지불한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점심을 먹은 La Casa처럼 자신들의 곡을 담은 CD를 판매했는데 놓친 것 같다. 고음불가란 별칭은 차분하지만 낮은 여가수의 목소리 때문에 내가 붙인 이름인데, 개인사업의 폭이 좁은 사회주의국가에서 먹고 살기 참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 경우였다. 

 

느긋하게 모히토를 마시며 저녁식사를 마친 후 버스로 해저터널을 통과하여 아바나 건너편에 있는 콜로니얼 야간 포격식을 보러 갔다. 야간 포격식은 비교적 긴 병사들의 준비작업(!)에 비해 불꽃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탕' 소리 한 방으로 끝났다. 하지만 비교적 어두운 조명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모로 요새의 규모에 놀랐고, 폭 좁은 바다 너머로 보이는 아바나 시가지의 희미한 불빛이 인상적이었다.

 

 

<멕시코와 쿠바의 전기 콘센트와 유럽형 어댑터>

두 국가 모두 110볼트 전압이었고, 유럽형 어댑터가 필요하다. 쿠바는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호텔도 정전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쿠바54' 레스토랑의 외관과 내부>

쿠바의 밤은 전기 부족으로 그리 화려하지 않다. '쿠바54'의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작지만 발코니 같은 2층 좌석도 있었다. 레스토랑 이름도 한번 들으면 잊지 못하지만, 벽의 독특한 유화넥타이와 하이 힐로 화장실 남녀 표시를 한 점도 인상에 강하게 남았다. '쿠바54'란 이름은 레스토랑이 쿠바가 54번지에 있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볼수록 묘한 느낌을 준 '쿠바54' 레스토랑의 벽에 걸린 유화>

고야의 그림에 초현실주의를 혼합한 듯한 묘한 느낌의 그림이다. 늙고 뱃가죽이 늘어진 모델들, 새 머리 모양의 독특한 모자, 말을 연상 시키는 커다란 수탉, 오른쪽 아래의 괴물 같은 인물상...

 

 

<'쿠바54' 레스토랑에서 처음 마신 칵테일 모히토>

쿠바는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럼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럼주를 기본으로 하여 만든 대표적인 칵테일이 모히토이다. 우리에게는 영화 <내부자>에서 이병헌이 한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자'로 유명하지만... 모히토는 술이라기 보다 박하잎이 많이 들어간 상큼한 음료 같다.

미국의 경제 봉쇄로 쿠바는 오랜 세월 동안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렸다. 그를 극복하기 위해 피델 카스트로는 이전의 고기위주 식단에서 곡물로 대체했고, 농약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유기농이 발달했다. 현재 쿠바는 쌀밥이 주식이라고 한다. 

 

 

<'쿠바54' 레스토랑의 저녁 메뉴>

에그 타르트 같은 작은 빵속에 넣은 쇠고기볶음, 야채샐러드, 과자 같은 구멍이 숭숭 뚫린 식빵이 주메뉴였다. 아바나 외부 식당에서의 식사는 맛이나 양이 모두 적당히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묵은 Havana Riviera Hotel과 헤밍웨이가 바다낚시를 나갔던 코히마르 항구에서의 식사는  양도 넉넉하고 맛있었다. 

 

 

<'쿠바54' 레스토랑의 쿠바판 마리아치 남매>

톤은 부드러우나 '고음불가'여서 오래 듣자니 쿠바처럼 경제활동의 폭이 좁은 나라에서 먹고 살기 참 힘들다는 생각도 들고, 안쓰럽기까지 했다.

 

 

<'쿠바54' 레스토랑의 센스 만점인 남, 녀 화장실 표식>

식상한 아이소타이프보다 참신하다!

 

 

<아바나의 모로 요새Castillo del Morro) 입구>

이곳에 대해서 여행사나 블로거들은 모로 요새라고 했다. 위치는 아바나 시내 바다 건너편 있지만 바다라야 우리나라 한강보다 약간 넓은 정도이다야간 포격식을 콜로니얼이라 하고, 모로 요새라는 말은 항구의 요새나 요새 그 자체를 뜻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전 같으면 악착 같이 정확한 뜻을 찾았겠지만 이제는 그런 열정이 사라져버렸다.

아바나 시내에서 이곳을 가려면 버스로 1950년대에 지어진 해저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우리는 두번 통과했다. 요새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몇 차례 문을 통과했는데 낮에 이 요새만 둘러본 블로거들의 사진을 보니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남아있는 상태도 양호했다.

 

 

<야간 포격식을 관람하기 위해 통과한 아바나 모로 요새의 문들과 성벽>

겹겹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성문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문 위에는 도르래 같은 장치가 있어서 문을 여닫는데 편의를 도모한  것 같다. 요새 곳곳에 바다를 향해 대포가 설치되어 있고, 대포알도 많이 놓여 있었다.

 

 

 

 

 

<아바나의 모로 요새(Castillo del Morro) 내부>

통로 중앙에 일정한 간격으로 대포와 탄환이 놓여있고, 이 주변에 관광상품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다.

 

 

<아바나의 모로 요새에서 본 아바나 시내 야경>

중앙의 선으로 이어진 화려한 불빛은 크루즈가 정박을 한 것이고, 오른쪽의 주황불빛이 선명한 곳이 구시가지로 이어지는 산 프란시스코 광장이다.

 

 

<아바나 모로 요새(Castillo del Morro)의 콜로니얼 야간 포격식>

포탄은 마지막에 1발 쏘는 것으로 시시하게 끝났지만 병사들이 도열하고 포를 쏠 준비를 하는 과정은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콜로니얼 야간 포격식 입장료는 8달러라고 가이드에게 들었다. 좁은 공간에서 관광객들에게 치어 이리저리 떠밀리다 '탕' 소리만 어중간하게 들었는데 식이 끝났다고 했다, ㅎ...

 

아바나의 모로 요새1774년에 완공되었으며 중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요새라고 한다. 우리가 본 위치에서 대포를 보는 것은 쉽지 않고 오히려 아래 쪽에서 더 잘 보인다고 한다. 요새 안에서 병사들이 포격식 행사를 하기 때문에 입장을 한 후 행사 자체를 보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수문장 교대식과 비슷하면서 더 밋밋했다. 원래는 밤과 새벽에 통금과 해금을 알리는 식이었으나 지금은 관광상품일 뿐이다.

 

 

 

 

 

<스페인 군대 복장을 한 콜로니얼 야간 포격식 병사들>

포격식이 끝나면 각 잡힌 자세로 포격식장을 돌아나와 입구에 서서 관광객들과 기념촬영을 해 준다. 팁은 따로 주지 않는다.

 

 

<아바나 모로 요새(Castillo del Morro)의 콜로니얼 야간 포격식장의 대포와 탄환들>

 

 

 

<멕시코, 쿠바여행 4일째(2018. 1/15.)의 아침식사>

우리가 쿠바에서 머무는 동안 2박을 한 Havana Riviera (이베로스타) Hotel의 뷔페식 식당이다. 식사는 일반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질이 나았고, 무엇보다 계란 오믈렛 외에 수란까지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과일도 포도, 사과, 무화과, 파인애플, 오렌지, 구아바, 복숭아통조림 등 다양하고 맛있었다.

 

 

 

<Havana Riviera (이베로스타) Hotel 로비>

호텔 규모도 크지만 로비 장식이나 시설 모두 상당히 세련된 편이다.

 

 

<호텔 앞에서 대기 중인 우리 전세버스>

시퍼런 파도가 들이치는 바다는 대서양, 그 앞의 도로는 말레콘 도로(해안도로)이다. 바닷물이 수시로 넘나드는 말레콘 도로를 따라 조깅을 하는 이들이 간간히 보였다.

 

쿠바에서의 이틀째 일정 아바나 센트로(중앙)공원과 카피톨리오, 핀카비아 헤밍웨이 박물관, 코히마르 항구, 모로 요새쪽에 위치한 대형 예수상,수공예품 매장, 프라자 디 에하로, 오비스포 거리, 아바나 대성당,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 식당, 혁명광장 야경 관람,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대신 파리지엔 쇼 관람 등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Havana Riviera Hotel 주변의 호텔들>

우리가 묵은 Havana Riviera Hotel 주변에는 새로 짓거나 공사 중인 호텔들이 꽤 눈에 띄었다. 최근들어 쿠바와 미국 간에 화해 모드가 조성되면서 급속한 속도로 미국 자본이 들어오고 그로 인해 쿠바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 쿠바여행을 하는 이들은 아바나 최대의 매력인 옛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 안 남았다고들 이야기한다.